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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_ 하루
빨간 머리 10대들 코스모스(COS-MOS) 코스모스 연구소 2부_ 주하 능력과 초능력 朱夏 5구역으로부터 아이들 나의 행방 0구역이라고 하지 마 작품해설_ 무지개, 당신도 보고 있나요? | 심완선 작가의 말 |
한요나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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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는 서류상의 주소지나 출신 중학교 같은 것들보다도 외모가 중요했다. 겉보기에 좋은 햇빛을 많이 먹은 아이들은 색부터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더 많은 햇빛을 빨아들일 수 있는 어두운 색 머리카락, 어두운 색 눈동자, 먼지를 걸러 낼 필요 없는 짧은 속눈썹, 털이 없는 부드러운 살 같은 게 경쟁력인 셈이었다. 주근깨가 있다면 최상급으로 분류되었다. 주근깨야말로 진짜 햇볕을 쬐었다는 증거. 주근깨는 아이들 사이에서 ‘빛의 손길’이라고 불렸다. 일부러 문신을 하거나 화장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 p.14 내가 1구역에 머물고 싶은 이유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도 아니다. ‘안전’이 기본값인 생활을 하고 싶고, 어느 정도는 엄마 걱정도 할 줄 아는 착한 딸이고 싶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고, 그러면 내가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p.36 어색하게 웃는 반장을 보며 문득 나도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반장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며 외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나’로 있지도 못하고, 주하와 친한 ‘어떤 애’로만 보이는 건가? 누가 봐도 주하와 가장 친한 친구가 나라는 건 기쁘지만, 도대체……. 이건 뭐지? --- p.53 “네가 나보다 지능이 떨어져서, 가난해서, 덜 건강해서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야. 환경 같은 걸 말하는 거지. 비슷한 환경 에서 비슷하게 자랐기 때문에 생겨나는 비슷한 점들. 아무도 이해 못할 미세한 감정의 변화들. 우리는 서로의 그런 신호를 알아챌 수 있다는 거지.” --- p.59 애들은 튀는 걸 제일 싫어하니까. 제일 눈에 띄고 싶어 하면서, 제일 잘난 애가 되고 싶어 하면서 정작 누군가가 좀 다르다 싶으면 욕을 한다. 잘난 척을 한다느니, 이상하다느니, 튀고 싶어 한다느니. 말을 만드는 건 저들이다. 지금도 킴 얘기에서 빌리와 레오니 이야기까지 해 가면서 우리를 욕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욕해야 할 일이냐는 거다. 누군가와 나쁘게 지내는 것도 아닌데! --- p.90 나는 전사가 되고 싶은지도 몰라. 진짜야. 네가 있는 지금 여기를 위해서, 내가 자란 곳을 위해서, 나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서, 아직 탈출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서, 아픈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특별하다는 걸 이제는 인정해야 해. --- p.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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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_ 무지개, 당신도 보고 있나요? | 심완선
1. 빨간 맛,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름의 직소 퍼즐은 처음에는 조각 더미에 지나지 않는다. 퍼즐을 맞추려면 우선 색깔을 중심으로 조각을 분류해야 한다. 빨간색, 검은색, 하얀색, 파란색. 막연히 비슷한 색끼리 뭉쳐 무리를 만든다. 조각 하나 하나의 모양을 살펴보는 작업은 그다음이다. 같은 색을 띤 조각들 중에서도 모서리나 가장자리처럼 자리가 분명한 조각이 있다. 글자 등 특징적인 표시가 있어 다른 조각과 구별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무리에서 눈에 띄는 조각이 퍼즐 전체를 가늠하는 실마리가 된다. 한요나의 『태양의 아이들』은 퍼즐을 맞추는 기분을 선사한다. (……) 2.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태양의 아이들』 사이사이에는 화자가 불분명한 시가 여러 번 등장한다. 이는 마치 등장인물의 일기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만 절대로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시는 “사랑이나 질투 같은”(p.72) 확고한 단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을 담아낸다. (……) 3. Take my revolution 주하의 빨간 머리는 ‘럭스’를 얻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최상급 햇빛의 효능을 지닌 럭스는 햇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요긴하게 쓰인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발견된 ‘태양의 아이들’은 몸에서 럭스를 생산하는 능력을 지닌다. 잘 아프지도 않고, 머리카락을 잘라도 금방 복구되는 등 정체불명의 신체 능력도 특징이다. 소설은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태양의 아이가 생겨난 배경, 능력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어른이 되어서야 나타나는 이유, 머리카락이 빨강이나 노랑인 것과 신체 능력의 관계 등은 모두 수수께끼다. 연구소 소속의 연구원들은 주하와 같은 태양의 아이를 데려다 계속해서 실험을 해왔지만 아직 연구는 기초 단계다. 주하의 몸에 관한 정보는 주하의 앞날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영역에 속해 있다. 다만 주하가 하고 싶은 일은 분명하다. 위험에 노출된 다른 태양의 아이들을 돕는 일이다. (……) 4. 아득한 미래로 향하기 위한 (……) 빨간색은 무지개의 시작을 알리는 색이다. 주하는 빨간 머리를 지닌 태양의 아이로서 싸우기로 결심하고 하루에게 묻는다. “내가 되지 못한 아이들이 저쪽 세계에도 있을까?”(p.258) 사람을 전사로 만드는 요소는 싸워서라도 지킬 대상이다. 지킬 것을 안은 사람은 전사가 된다. 이에 하루는 대답한다. “이쪽 세계부터 시작해.”(p.259) 이는 역시 퍼즐을 맞추는 과정과 비슷하다. 제자리를 찾은 퍼즐 조각들을 바탕으로, 이미 완성한 부분을 떠나 계속해서 모르는 장소로 나아가는 것.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외계인이 있을지도 모르듯이 구역별로 나뉜 세상 바깥에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을 뿐. 누구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뿐. 무슨 구역이라고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곳이 있을지도”(p.258) 모른다. 그곳은 무지개가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그림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하루와 주하는 하나의 다짐을 공유한다. “우리가 가 보지 못한 곳을 0구역이라고 하지는 말자.”(p.259) 무지개의 언어는 스펙트럼이니까. 작가의 말 『태양의 아이들』이 쓰여지기 시작한 곳은 병실이었다. 처음에는 원고지 60매짜리 단편이었다. 몇 년 뒤, 내 시집을 만든 출판사의 독립문예지 《베개》에서 일부를 선보인 것이 지금의 1장이다. 언젠가 장편으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이런 이야기로 완성할 생각은 없었다. 이 이야기는 2023년 버전 『태양의 아이들』로 정의하고 싶다. 그러니 언젠가 또다시 『태양의 아이들』을 전혀 다른 이야기로 써 낼지도 모른다. _작가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