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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들 3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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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2. 벨기에_ 안트베르펜 Antwerpen /1885년 11월 말~1886년 2월 말
13. 프랑스_ 파리 Paris /1886년 3월~1888년 2월 20일
14. 프랑스_ 아를 Arles /1888년 2월 21일~1889년 5월 8일
15. 프랑스_ 생 레미 St. Remy /1889년 5월~1890년 5월
16. 프랑스_ 오베르 쉬르 와즈 Auvers sur Oise /1890년 5월 21일~7월 29일

빈센트 반 고흐 연보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2

빈센트 빌럼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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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Willem van Gogh

‘영혼의 화가’로 불리는 네덜란드 인상파 화가. 불꽃같은 열정과 격렬한 필치로 눈부신 색채를 표현했으며, 서양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 브라반트 북쪽의 작은 마을에서 엄격한 칼뱅파 목사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869년에서 1875년까지는 미술품 매매점의 점원으로 일했고, 1877년에는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실패한 후 전업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881년 12월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1890년 7월 29일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모두 879점의 그
‘영혼의 화가’로 불리는 네덜란드 인상파 화가. 불꽃같은 열정과 격렬한 필치로 눈부신 색채를 표현했으며, 서양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 브라반트 북쪽의 작은 마을에서 엄격한 칼뱅파 목사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869년에서 1875년까지는 미술품 매매점의 점원으로 일했고, 1877년에는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실패한 후 전업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881년 12월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1890년 7월 29일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모두 879점의 그림을 남겼다. 그리고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을 팔았다.

37년이라는 생애 동안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늘 고독했던 고흐는 그의 후원자이자 동반자였던 네 살 터울의 동생 테오와 1872년 8월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는 668통이나 되고 그 밖에 어머니, 여동생 윌, 동료 화가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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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과,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을 졸업,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유럽 각국의 다양한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도나토 카리시의 『속삭이는 자』, 『이름 없는 자: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 『영혼의 심판』, 『안개 속 소녀』, 루슬룬드, 헬스트럼 콤비의 『비스트』,『쓰리 세컨즈』, 『리뎀션』, 프랑크 틸리에의 『죽은 자들의 방』, 카린 지에벨의 『그림자』, 『너는 모른다』, 『마리오네트의 고백』, 『빅 마운틴 스캔들』, 『게임 마스터』, 『유의미한 살인』, 올리비에 부르도의 『미스터 보쟁글스』, 바티스트 보리유의 『죽고 싶은 의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과,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을 졸업,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유럽 각국의 다양한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도나토 카리시의 『속삭이는 자』, 『이름 없는 자: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 『영혼의 심판』, 『안개 속 소녀』, 루슬룬드, 헬스트럼 콤비의 『비스트』,『쓰리 세컨즈』, 『리뎀션』, 프랑크 틸리에의 『죽은 자들의 방』, 카린 지에벨의 『그림자』, 『너는 모른다』, 『마리오네트의 고백』, 『빅 마운틴 스캔들』, 『게임 마스터』, 『유의미한 살인』, 올리비에 부르도의 『미스터 보쟁글스』, 바티스트 보리유의 『죽고 싶은 의사, 거짓말쟁이 할머니』, 『불새 여인이 죽기 전에 죽도록 웃겨줄 생각이야』, 디온 메이어의 『프로테우스』, 미카엘 베르스트란드의 『델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에느 리일의 『송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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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704쪽 | 177*253*40mm
ISBN13
9791164459162

책 속으로

오늘부터는 내가 묵고 있는 이곳의 카페 실내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저녁에 가스등을 켜놓은 분위기를. 여기 사람들은 [밤의 카페]라고 부르는데(여기 사람들 단골집이야) 밤새도록 문을 열어. 그래서 ‘밤의 부랑자’들이 숙박비가 없거나 술에 너무 취해 받아주는 곳이 없을 때 안식처처럼 찾아오곤 해. 가족이나 조국 같은 것들은, 가족은 물론이고 조국도 없이 근근이 버텨내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그 어떤 현실보다 매력적일 수 있어. 나는 나 자신이 언제나, 어딘가의 목적지를 향해 떠도는 여행자 같다고 느껴. 하지만 그 어딘가, 어떤 목적지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이성적이고 진실된 자세인 것 같다.

(……) [밤의 카페]라는 그림에서, 카페가 사람들이 스스로를 파괴하고, 미치광이가 되고, 범죄자도 되는 공간임을 표현하려고 했어. 은은한 분홍색과 시뻘건 빨간색과 와인색, 루이 15세풍의 은은한 초록색과 베로니즈그린, 황록색과 진한 청록색 등등을 대비시켜서 연한 유황이 끓고 있는 지옥의 가마솥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지. 싸구려 술집의 어두운 구석이 뿜어내는 음침한 힘을 보여주고 싶어서. 하지만 일본식의 밝은 화풍과 타르타랭처럼 쾌활한 분위기도 어느 정도는 살려봤다.
테르스테이흐 씨는 이 그림을 보고 뭐라고 할까? 인상주의 화가 중에서 가장 은밀하고 섬세한 시슬레의 작품 앞에 서서 이렇게 말한 양반이잖아. “화가가 다소 취한 상태에서 그림을 그렸다고밖에 볼 수 없군.” 그러니 내 그림 앞에서는 분명히 이렇게 말하겠지. 극심한 섬망 상태에서 그렸다고
--- 「518번 편지, 534번 편지」중에서

두 번째 그림은 별이 총총히 뜬 밤하늘을 배경으로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는 카페의 외부 전경이야.
이번 주의 세 번째 그림은 내 자화상인데, 거의 색을 쓰지 않은 무미건조한 분위기야. 연한 베로니즈그린 바탕에 회색조를 많이 썼다. 모델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자화상이라도 그리려고 일부러 쓸 만한 거울을 하나 샀어. 왜냐하면 내 얼굴의 색조를 잘 살려서 그려낼 수 있으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서 다른 이들의 얼굴도 그럴듯하게 그릴 수 있거든.
야경과 밤의 효과들, 밤의 실체를 현장에서 그리는 일이 어마어마하게 흥미롭단다. 이번 주에는 먹고, 자고, 그림만 그렸다. 그러니까 12시간을 내리 그림을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6시간씩 나눠서 그리기도 하고, 아무튼 그후에 12시간을 내리 자는 식이었어.
--- 「537번 편지」중에서

[씨 뿌리는 사람] 크로키네. 넓은 밭이 온통 쟁기질한 흙덩어리들인데, 거의 자주색이야.
잘 익은 밀밭은 황갈색과 노란색 색조에 양홍색이 아주 살짝 들어간 느낌이고.
크롬옐로 1호로 칠한 하늘은, 거기에 흰색을 더한 태양만큼이나 밝고, 나머지 하늘도 크롬 옐로 1호와 2호를 섞은 색이야. 한마디로 샛노랗다는 거지.
씨 뿌리는 남자의 작업 셔츠는 파란색이고 바지는 흰색이야. 캔버스 크기는 25호.
바닥 흙에도 노란색을 사용했는데, 자주색을 섞은 무채색 색조야. 솔직히, 색상을 예쁘게 뽑아내는 것에는 관심이 없네. 차라리 낡은 시골 달력처럼 그리는 게 더 좋아. 늙은 농부의 집에 걸려 있을 법한, 우박, 눈, 비, 화창한 날 등을 완전히 원시적으로 그린 그림 말이야. 앙크탱의 [추수]가 딱 그런 분위기지. 자네에게 털어놓았듯이 난 시골에서 나고 자랐으니까 시골이 싫지 않아. 오히려 과거의 기억 조각들, 그러니까 씨 뿌리는 사람이나 짚단더미를 보면 그 시절 영원한 것을 동경했던 마음이 되살아나면서, 또다시 매료되어 버린다네.
그런데 줄곧 그려보고 싶었던 별이 빛나는 밤 풍경은 언제나 그릴 수 있으려나. 아, 아쉬워! J. K. 위스망스의 『결혼 생활』에서 대단한 친구, 시프리앙이 이렇게 말했지.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침대에 누워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그러나 실제로는 결코 그리지 않을 그림이다” 하지만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위대하고 완벽한 자연 앞에서 내가 한없이 못나고 무능하다고 느껴져도, 기어이 그리게 될 거야.
--- 「베7번 편지」중에서

이 편지는 그림 그리다 지치고 싫증 날 때 틈틈이 쓰는 거야. 작업은 잘되고 있어. 지금은 몸이 불편해지기 전인 며칠 전에 시작한 그림과 씨름하는 중이야. [풀 베는 사람]인데 노란색 위주의 습작이고 아주 두껍게 칠했어. 그래도 소재는 아름답고 단순해. 내가 풀 베는 사람을 (무더위 속에서도 해야 할 일을 마치기 위해 애쓰는 저 희미한 인물) 통해 본 건, 바로 죽음의 이미지였어. 인간이 바로 저렇게 베어지는 밀 같은 존재라는 뜻이야. 굳이 비교하자면 전에 내가 열심히 그렸던 [씨 뿌리는 사람]과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이 죽음은 결코 슬픈 죽음이 아니야. 주변의 모든 것을 고순도의 황금으로 물들이는 태양 아래서 벌어지는 일이거든.

(……) 드디어 [풀 베는 사람]을 완성했다. 아마 네가 보면 집에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다.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죽음의 이미지를 담아낸 거야. 다만,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웃는 듯한’ 분위기였어. 언덕을 이루는 선을 자줏빛으로 칠한 걸 제외하고는 노란색 일색의 그림이야. 연노랑과 황금색 등등. 웃기는 건 격리시설 방 창문에 달린 철창 너머로 본 풍경이라는 거야.
희망이라는 게 생기고 나니 이런 걸 기대하게 되더라. 흙덩어리며 풀이며 노란 밀에 농부들 같은 자연이 내게 주는 의미를 너는 네 가족을 통해 얻었으면 한다.
--- 「604번 편지」중에서

저는 테오가 아이에게 저보다는 우리 아버지 이름을 붙여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부쩍 아버지 생각이 자주 들거든요. 그런데 이미 결정을 했다기에, 저는 아이에게 선물할 그림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침실 벽에 걸어둘 그림으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흰 꽃이 핀 큼지막한 아몬드나무 가지입니다.
(……) 어머니, 지금이면 레이던으로 돌아오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요 며칠, 여기는(생 레미 요양원) 궂은 날이 이어졌었는데, 오늘은 완연한 봄 날씨입니다. 초록색 밀밭, 저 멀리 보이는 자주색 산맥 등 모든 게 아름다울 따름입니다! 아몬드나무들이 여기저기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 「627번 편지」중에서

출판사 리뷰

생전에는 그림을 단 1점밖에 팔지 못했는데
죽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가 된 빈센트 반 고흐,
스스로 자기 그림의 큐레이터이자 도슨트가 되어 설명해주는 듯한 상세한 뒷이야기들

빈센트 반 고흐는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화가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살아생전에는 작품을 900여 점이나 쉴 새 없이 그렸어도 단 1점밖에 팔지 못한 무명화가였다. 죽기 반 년쯤 전에 친구의 누이가 [붉은 포도밭]을 사준 것이 전부였다. 10년 동안 그림에 매진했지만, 얼굴도 ‘못생기게 그리고’ 색도 ‘이상하게 칠하는’ 괴팍하고 무능력한 화가로 취급받았다. 그런 빈센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곁을 지켜준 것은 4살 터울의 동생 테오뿐이었다. 둘 다 비슷한 나이에 학교를 그만두고 화랑에서 일을 시작했기에 서로를 애틋하게 여기며 편지를 주고받았던 것이 평생 이어졌다.

빈센트는 긴 방황 끝에 27세라는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인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그림 연습에 매진했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자 후원자인 동생 테오에게 엄청난 분량의 편지를 자주 썼는데, 특히나 그림을 그리는 전 과정을 자세하게 적었다. 지금 어떤 습작을 훈련 중인지, 그림의 대상은 어떻게 선정했는지, 어떤 기법으로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 어떤 지점에서 왜 실패했고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무슨 액자에 어떤 조명을 설치해서 감상할 것인지 등등, 마치 스스로가 자기 그림의 큐레이터이자 도슨트가 된 듯이 상세히 설명해서, 오늘날 우리가 반 고흐의 그림을 더 정확하고 깊이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런 의미에서 형제간의 편지글이지만,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화가 본인이 직접 설명하는 임파스토 기법(덩어리처럼 두껍게 칠하는 채색), 보색대비, 데생의 원칙, 자연을 그리는 이유 등을 듣고 나면 ‘못생기고 이상하게’ 보였던 그림들의 의미가 깊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영어의 3개국어로
미술(예술), 종교, 문학 등등 다방면에 걸쳐 쏟아내는 인문학적 고뇌
죽을 때까지 이해받지 못했던 ‘고독한 화가’ 빈센트의 간절한 독백들

방대한 분량, 전문적인 회화 용어 외에도, 이 사사로운 편지글들이 읽기 힘든 이유들이 더 있다.

우선, 편지에 3개의 언어(네덜란드어, 영어, 프랑스어)가 복잡하게 혼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빈센트는 세 언어 중 어느 언어도 완벽히 구사하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하고 외국을 떠돌며 외국어를 독학한 탓에 외국어 문법은 물론이고 모국어 실력도 완벽하지 않았던 것이다. “빈센트가 구사하는 네덜란드어는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브라반트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는 구어에 가까우며 독일어 어법에 영향을 받은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한다.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단어를 개인적인 의미를 담아 변형한다.(모이스 베이르블록)” “편지를 읽다 보면 읽기 민망할 정도로 수많은 맞춤법 오류와 문법적 오류가 눈에 띄고, 구두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이해에 방해가 되는 문장도 보인다……. 네덜란드어에 없는 영어나 프랑스어 표현을 네덜란드어로 직역하기도 하고, 남의 글을 인용할 때도 자신의 자의적 해석대로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루이 로엘랑트)”

또한 빈센트는 목회자인 할아버지와 아버지, 미술상인 큰아버지 작은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종교, 미술(예술), 문학에 눈떴고, 집요하리만치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그 독서의 넓이와 깊이가 결코 만만치 않은 데다가, 사색의 내용들을 동생 테오와 빠짐없이 나누고 싶어서 며칠 간격으로 장문의 편지를 지치지도 않고 써내려갔기에, 부연설명 없이 둘만의 추억과 지인을 언급했거나 특정 작품의 구체적인 글귀를 인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게다가 일부 중요한 사실들은 빈센트가 테오에게조차 거짓으로 말하거나 혹은 묵언으로 의도적으로 숨기기도 했다. 가령 이제는 꽤나 유명한 그의 여러 차례의 연애 사건과 기행들을, 그는 동생에게 말하기 창피했던 것인지 편지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고, 그즈음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의 구절을 인용해 적거나 특정한 그림을 소개하는 식으로 시치미를 떼고 슬쩍 넘어갔다. 그래서 독자들이 이러한 공백을 채워서 읽는다면, 이 긴 편지글들은 흥미롭게 순식간에 읽힐 것이다.

‘옮긴이의 글’에서

빈센트 반 고흐 편지 전집 번역 의뢰를 받았을 당시, 필자는 영국에 머물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분량 때문에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빈센트 반 고흐라니 일단 읽어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그의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런던으로 건너간 빈센트의 이야기를 따라가던 도중, 그가 해 질 녘 런던 하늘을 묘사한 대목에 이르자 필자는 격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경험을 했다. 여름 한 철을 제외하고는 한국에 비해 이른 시각에 해가 저무는 탓에 아쉬움이 많았지만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분홍색까지 다양하고 화려한 빛의 스펙트럼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주던 그 아름다운 런던 하늘이 바로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눈을 사로잡았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렇게 필자는 런던의 하늘에 취해 반 고흐 편지 전집 번역이라는 대장정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빈센트 반 고흐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크게 세 가지일 것이다. 미친 화가, 천재 화가, 저주받은 화가. 정신질환을 앓다 생의 말년에 요양원 신세를 져야 했으니 미쳤다고 할 수도 있고,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었지만 시대를 뛰어넘는 명화를 남겼으니 천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평생 자기 그림 한 점 번듯하게 팔아 돈을 벌어본 적 없었지만, 사후에 그의 작품은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에 달하고 있으니 지지리 운도 없는 저주받은 화가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남긴 편지를 통해 들여다본 빈센트 반 고흐는 그 누구보다 평범하며 소심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한 사람의 화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자기 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면서 그림 그리는 일에 온 힘을 쏟았고, 그가 죽기 직전까지 바랐던 건, 그럴듯한 그림을 그려서 돈을 벌어 먹고사는,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화가가 되는 일이었다.

이 책에는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663통을 비롯해서 동료화가, 친구, 다른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150통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편지가 갖는 가장 큰 의의라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명화가 어떤 이유로,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그린 그림인지 그 탄생 과정을 그의 설명을 통해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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