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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 1부 포도잼 | 상강(霜降) | 열 걸음 | 야상곡(夜想曲) | 가을 편지 | 푸른 성운에서 보내는 안부 |초록의 온기 | 마음 여행자 | 작약 | 저녁 잎사귀처럼 알게 될 때 | 비를 데리고 너에게 가서 | 꽃차 | 화분이 있는 방 | 어둠이라는 이 단어 | 소쇄원에서 쓰는 묵서 제 2부 처서 무렵 | 앵강만 | 까치집 | 유고 시집을 받고 | 밀물과 썰물 사이에서 | 너의 반항이 옳다 | 가을 햇빛 속에는 | 미학적인 식사 | 나의 불의에 대하여 | 숯내가 나는 꽃밭 | 눈 속의 폐역(廢驛)에서 | 반성 | 내력(來歷) | 나무와의 일박(一泊) | 사실, 나는 | 하염없는 날 제 3부 사랑의 우화 | 이팝나무의 저녁 | 달 여인숙 | 눈 안에 있는 사람 | 만년설(萬年雪) | 억새꽃 사이에서 | 6월의 어느 날 저녁에 | 검은 자서전 | 4월 | 사랑이 흐른 뒤 | 돌무지 | 석모도, 석양 | 온통 모순 | 우리처럼 | 달콤한 어둠 제 4부 묶인 새 | 엄마의 집 | 물속의 여자 | 그 후 | 맹렬한 여름 | 꿈속의 봄날 | 나를 쓰다 | 2년 8개월 30일 밤 | 그럴 수 있다면 | 늦은 바람 속에는 | 완경(完經) | 옛 골목 | 늙은 호박 하나 | 가장 조용한 봄 발문(跋文) : 김겸 ― 피지 마, 부르지 마, 알지 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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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은행 잎, 숨결과 어둠
이런 식으로 가을이 지나가요 창백한 한 사람을 위해 가을이 짧아져요 그게 가을이 한 일이에요 삶의 가장 어여쁜 시간 그런 건 거짓말이지만 --- 「가을 편지」중에서 고요히 서 있는 담장에 별을 닮은 꽃을 그리고 강물을 그리고 우리에게 어긋난 것은 길이 아니며 상처 깊도록 어긋난 것이 시간은 더욱 아니라고 적어둔다면 먼 훗날 네게 기도가 필요해지는 날에야 읽을 수 있을 것 초승달의 곡선 같은 열 걸음이 끝나면 날 부르지 마, 날 알지 마 --- 「열 걸음」중에서 북쪽으로 난 너의 창이 막지 못할 폭우 내게 필요한 만큼의 울음으로 비를 데리고 너에게 가서 비처럼 한바탕 쏟아지고 싶다 만약 비속에 멍울이 있다면 그건 나이고 만약 비속에 아늑함이 있다면 그것도 나라는 걸 알 때까지 --- 「비를 데리고 너에게 가서」중에서 외로운 이들은 자신의 마음속에서조차 어두운 구석에 서 있는 이 세상에서 내 가짜들이 필요 없는 이 어둠 칼과 눈물이 똑같은 그런 어둠 나를 품는 다정한 어둠속에서 조용히, 완전히 다시 한 번 다른 방식으로 너의 것이 되고 내가 되고 싶어 --- 「어둠이라는 이 단어」중에서 떼어 낼 꽃잎이 없어진 날, 나를 사랑한다가 마지막 꽃잎이길 바라던 때처럼 지극하게 빈 꽃대를 어루만진다. 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더 캄캄한 데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말 같다. 붉음에도 불구하고 검었던 마음이 안녕을 간직한다는 말 같다. --- 「완경(完經)」중에서 |
죽지도 자라나지도 않는 뱅갈고무나무의 고집처럼 나도 그에게 “너의 슬픔이 옳았다/ 너의 반항이 옳았다”(「너의 반항이 옳다」)라고 눈물 어린 말을 전해 주고 싶다. 이제 “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더 캄캄한 데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말”(「완경(完經)」)이니 애써 피우려 하지 말고 그리하여 짙은 어둠을 경험하지 말고, 언제나 홀로 남겨지는 자의 몫을 감당하지 말고, “한 번쯤은 내가 먼저 떠나보고 싶”(「마음 여행자」)은 마음의 여행자가 되길. 시라는 상상력의 날개로. - 김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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