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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추억으로 가득 찼던 집. 이 추억들은 아버지 인생의 말 없는 목격자들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다시 보게 되는 추억들. 당장에라도 그 추억의 주인인 아버지가 다시 살아 돌아올 것만 같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일 년 후, 아버지의 별장에 모인 세 명의 형제자매들. 집을 팔기로 결정한 그들은 집을 정리하면서 옛 추억에 잠긴다. 집을 처분하는 것이 아버지와 자신들의 추억을 버리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든다. 형제자매들은 하나씩 하나씩 추억을 들추며 예전의 그들로 돌아가는데.... ‘집’이란 그저 숙식을 해결하는 장소만은 아닐 것이다. 나와 가족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추억의 장소이다. 그런 집을 아끼고 돌보는 아버지의 모습은 비단 건물 자체만이 아니라 소중한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의 발현일 것이다. 자식들에게는 그런 아버지가 곧 집이고, 집이 곧 아버지인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우리 아버지를 떠올리며 무릎을 탁 치게 될지도 모른다.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시아버지 혹은 장인어른까지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생활방식과 문화는 다르더라도 그만큼 ‘아버지’란 전 세계의 공통된 모습들이 있는 것 같다. 파코 로카만의 섬세한 표정 묘사와 배경, 간간이 유머 섞인 스토리 전개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잠시 생각에 잠긴 채 집 구석구석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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