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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전집 1
희극 1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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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셰익스피어 전집의 운문 번역을 시작하며 5
한여름 밤의 꿈 11
베니스의 상인 113
좋으실 대로 241
십이야 367
잣대엔 잣대로 489
작가 연보 621

저자 소개 2

윌리엄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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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Shakespeare

영국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다. 1564년 4월 23일 존(John)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Mary Arden)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영국 잉글랜드 워릭셔주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존 부부의 첫아들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셰익스피어는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셰익스피어는 11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
영국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다. 1564년 4월 23일 존(John)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Mary Arden)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영국 잉글랜드 워릭셔주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존 부부의 첫아들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셰익스피어는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셰익스피어는 11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지는 못했지만,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 자연의 아들이자 천재였다.

1582년 앤 해서웨이와 결혼하여 딸과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이후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겨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극작가로 성공했으며 희극 배우로도 활동했다. 후원자 사우샘프턴 백작의 도움으로 궁정에도 출입하며 엘리자베스 여왕과 제임스 1세에게 후대를 받아 1594년에는 궁내부장관 극단의 전속 극작가로 임명되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사업적 기질을 물려받았는지 재산 관리에도 능숙해 상당한 부동산을 구입하여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웠다.

수많은 희곡 중 셰익스피어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무어인 장군 오셀로가 이아고의 간계에 빠져 사랑하는 아내를 질투하고 살해하는 비극을 다룬 『오셀로』, 자신에 대한 딸들의 충성을 시험하다 비극을 맞는 『리어왕』,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비극을 초래하는 『맥베스』, 그리고 마지막이 이 4대 비극 중 가장 앞서 쓰였다는 『햄릿』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클로디어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그렸다. 인간을 들여다보는 깊이 있는 시선은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들에 길고긴 생명을 부여한다. 끊임없는 재해석이 그 방증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인물들을 파고들고 해석하는데, 문학에서 찾아낼 수 있는 모든 가치를 그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1590년 대 초반에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1610년경 은퇴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셰익스피어는 대저택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다, 1616년 4월 23일 52세의 나이로 서거하여 성트리니티 교회에 안장되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서, 대표 작품으로는 『공연한 소동』, 『12야(夜)』, 『자(尺)에는 자로』, 등의 희극과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 왕』,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의 비극을 비롯해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헨리 4세』, 등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비너스와 아도니스』, 등의 시집 및 『소네트집』도 남겼다.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다른 상품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와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문학 석사 학위, 미시건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셰익스피어와 희곡 연구를 바탕으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의 명예교수이다. 1993년부터 셰익스피어 작품을 운문 형식으로 번역하는 데 매진하여,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 왕』과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등을 번역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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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628쪽 | 823g | 140*225*35mm
ISBN13
9788937431210

책 속으로

온 세상이 무대이지,
모든 남자 여자는 배우일 뿐이고.
그들에겐 각자의 등장과 퇴장이 있으며
한 사람은 일생 동안 많은 역을 하는데
나이 따라 칠 막을 연기하네.
(『좋으실 대로』 2막 7장 139~166)

누구는 고귀하게 태어나고 누구는 고귀함을 이룩하고 또 누구는 고귀함을 떠안게 된답니다.
(『십이야』 2막 5장 136~138)

죽음을 확신하게, 그러면 죽음이든 삶이든
더 달콤할 테니까.
(…)
넌 온전히 죽음의 광대로
그를 피해 도망치려 애쓰나 언제나
그를 향해 달려간다. 넌 고귀한 게 아니다,
네가 지닌 편리한 것들은 다 천한 재료로
지어졌으니까.
(…)
청춘도 노년도 네겐 없다,
그런데도 식후에 잠이 든 것처럼
양쪽 다 꿈꾼다, 축복받은 네 청춘은
다 늙어 버리고 마비된 노인에게
동냥을 청하니까. 또, 늙어서 부자 되도
너의 부를 즐겁게 만들어 줄 욕망, 열정,
몸과 미는 없어진다. 근데 이 어디에 삶이란
이름이 붙었지? 근데 이 삶 속엔 수천의
죽음이 숨어 있다. 근데 우린 이러한 차이를
다 없애는 죽음을 겁낸다.
(『잣대엔 잣대로』 3막 1장 5~41)

글쎄, 상관없어, 명예가 날 재촉해. 그래, 하지만 내가 나섰는데 명예가 내 죽음을 재촉하면 어쩌지? 명예가 잘린 다리를 붙여 주나? 아니. 팔은 어때? 아니. 또는 상처의 아픔을 없애 주나? 아니. 그럼 명예는 수술도 할 줄 모르잖아? 그렇지. 명예가 뭐야? 말이지. 그 명예란 말 속에 뭐가 있지? 그 명예란 게 뭐야? 공기이지. 멋진 결산이군. 누가 그걸 얻지? 수요일에 죽은 사람. 그가 그걸 느끼나? 아니. 듣나? 아니. 그럼 그건 무감각해? 맞아, 죽은 사람들에겐. 하지만 그게 산 사람들과 함께 살진 못하나? 안 되지. 왜? 비방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그러므로 난 그거 안 가져. 명예란 장례식의 방패일 뿐이야. 이로써 내 교리 문답은 끝났다.
(『헨리 4세 1부』 5막 1장 129~141)

왕관 쓴 자, 그 머리를 마음 편히 못 뉜다.
(『헨리 4세 2부』 3막 1장 31)

놀라워라!
잘생긴 인물들이 여기에 참 많기도 하구나!
인간은 참 아름다워! 오 멋진 신세계여,
이러한 종족이 살다니.
(『태풍』 5막 1장 181~184)

---본문

출판사 리뷰

■ 셰익스피어 희곡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운문 형식의 대사 번역― 시의 함축성과 상징성, 긴장감을 유지하고, 상상력의 자극을 살리며, 의미를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음악성 확보

영국의 평론가 토머스 칼라일은 “인도와 셰익스피어 중 어느 걸 포기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영국인은 셰익스피어 없인 못 산다고 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별다른 수사가 필요 없는, 말 그대로 위대한 작가이다. 그가 미친 영향은 문학과 문화를 넘어, 철학과 언어학, 심리학에서도 여전히 발견된다. 그의 극작품이 이렇듯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수많은 감정을 총망라하고 역사와 철학을 통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로 쓰인 아름다운 대사 또한 지금까지 칭송받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은 대사의 절반 이상이 ‘약강 오보격 무운시’라는 운문 형식이며, 이 형식은 주요 등장인물들이 격식을 갖추어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대사에 주로 쓰인다. 운문 형식 대사의 비율이 80퍼센트 이상인 희곡도 전체 38편 가운데 22편이나 된다. 셰익스피어 극작품 중 대표작이라 일컬어지는 ‘4대 비극’의 경우를 보면 『햄릿』과 『리어 왕』은 75퍼센트, 『오셀로』는 80퍼센트가 운문 형식이며, 『맥베스』는 무려 95퍼센트가 운문 형식의 대사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운문을 우리말로 제대로 번역하는 것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여 깊은 감동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역자인 최종철 교수는 “시 형식으로 쓴 연극 대사를 산문으로 바꿀 경우 시가 가지는 함축성과 상징성 및 긴장감이 현저히 줄어들고, 수많은 비유로 파생되는 상상력의 자극이 둔화되며, 이 모든 시어의 의미와 특성을 보다 더 정확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도구인 음악성이 거의 사라”진다고 밝히고 있다.

최종철 교수는 산문 형식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번역한 적도 있었으나, 시적 효과와 긴장감이 떨어지며, 애초에 작가가 쓴 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운문 번역을 시도하게 되었다. 그는 우리말이 가진 음악성과 리듬을 살릴 수 있는, 우리 시의 기본 운율인 삼사조와 몇 가지 변형을 적용해 보았다. 그 결과 약강 음절이 시 한 줄에 연속적으로 다섯 번 나타나는 ‘약강 오보’에 해당하는 원문의 자모 숫자와 우리말 12-18자에 들어가는 자모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이 한 번의 호흡으로 한 줄의 시에서 가장 편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음(의미)의 전달 양은 영어와 한국어가 별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극작품들이 애초에 배우들이 공연에서 말하게 되는 대사로 이루어졌으니 더욱 자연스러운 발견이었다. 역자는 “이렇게 우리말의 자수율로 영어의 리듬을 대체할 수 있었으며, 우리말 시 한 줄의 자수 제한 안에서 원문의 뜻 또한 최대한 정확하게, 거의 뒤틀림 없이 담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우리말 운문 대사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내는지 궁금한 독자들은 해당 부분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면 그 리듬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All that glitters is not gold;
Often have you heard that told:
Many a man his life hath sold
But my outside to behold:
Gilded tombs do worms enfold.
Had you been as wise as bold,
Young in limbs, in judgment old,
Your answer had not been inscroll'd:
Fare you well; your suit is cold.

빛난다고 다 금은 아니다,
그런 말을 여러 번 들었겠지.
나의 이 겉모습을 보려고
많은 이가 목숨을 팔았다.
금빛 묘엔 구더기만 들어 있어.
담력만큼 지혜만 있었어도
젊은 몸에 노인 판단 갖췄어도
이 대답을 글로 받진 않았겠지.
잘 가게, 자네 청혼 싸늘하네.
(『베니스의 상인』 2막 7장 65~72)

최종철의 번역은 운문이 셰익스피어의 시적 언어의 효과를 살리는 데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를 보여 준다. 최종철 역본의 대사들을 낭독해 보면 자연스러운 호흡 단위에 맞는 음절수와 행의 길이에서 나오는 발성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삼사조 운율이 주는 음악적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 영미문학연구회 번역평가사업단, 『영미명작, 좋은 번역을 찾아서』


■ 국내 최고의 셰익스피어 권위자가 선보이는 운문 번역,
― 14종의 판본을 비교, 작품당 50여 개의 주석, 작품별 서문 포함

1623년, 글로브 극장 시절의 동료 배우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36편을 “Mr. William Shakespeares Comedies, Histories, & Tragedies”라는 제목으로 최초의 이절판(First Folio)을 출간한 이후 여러 연구자와 편집자 들에 의해 수많은 판본이 출간되었다. 이 판본들은 작게는 구두점에서부터 크게는 등장인물의 이름까지 저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역자 최종철 교수는 각 작품별로 가장 공신력 있는 판본을 저본 삼아 번역을 진행하되 3~4권의 참고본까지 함께 확인하면서 꼼꼼하고 정확하게 원문 대조를 마쳤다. 예를 들면 『베니스의 상인』의 경우, 존 러셀 브라운(John Russell Brown) 편집의 아든 판(The Arden Shakespeare)을 기본으로 하고, G. 블레이크모어 에번스(G. Blakemore Evans) 편집의 리버사이드 판(The Riverside Shakespeare)과 묄린 머천트(Moelwyn Merchant) 편집의 뉴펭귄 판(New Penguin Shakespeare), 새로 출판된 존 드라카키스(John Drakakis) 편집의 아든 총서 3판도 참조하였다. 가장 믿을 만한 판본으로 평가받는 아든 판과 리버사이드 판 외에도 뉴펭귄 판과 RSC 판 등을 동시에 참고한 것이다.
셰익스피어 작품들은 400여 년 전에 쓰였고, 성경이나 그리스 로마 신화, 유럽의 역사, 당시 영국의 사회상까지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들이 종종 등장한다. 이번 셰익스피어 전집에서는 작품당 50여 개의 주석을 통해 보다 쉽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문을 인용하면서 그 속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를 해석해 주는 주석에서부터, 아든 판이나 리버사이드 판 등 기존 판본들의 설명을 소개하고 각 판본들이 제시하는 해석의 차이까지 비교하고 있다.

『한여름 밤의 꿈』 4막 1장, 213행 거기에…없으니까
원문(because it hath no bottom)은 세 가지 정도의 뜻이 있다. 첫째, 문자 그대로 ‘거기엔 바닥(bottom)이 없으니까.’ 둘째, 좀 의역을 해서 ‘그 바닥은 너무 깊어 없는 것 같으니까.’ 셋째, 보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거기에 보텀은 없으니까.’ 그는 지금 자기가 나귀로 변신했던 사실을 꿈으로는 받아들이면서 현실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베니스의 상인』 4막 1장, 424행 장갑
포셔가 안토니오의 장갑을 요구한다는 해석과 바사니오의 장갑을 요구한다는 해석이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그의 결혼반지가 드러나도록 만들기 위해서이다.(아든)

『잣대엔 잣대로』 2막 4장, 137행 숙명적인…제복
여성들이 태어나서 받아들이게 되어 있는 역할.(리버사이드) 여성들의 태어난 숙명인 연약함.(아든)

『헨리 4세 1부』 3막 3장, 81행 개처럼…텐데
여기에서 폴스태프는 자기 방망이로 왕자를 패는 시늉을 하다가 왕자가 등장하자 갑자기 나팔 부는 동작으로 바꾼다.(아든)

『셰익스피어 전집 1― 희극 I』에는 그의 희극 13편 중 대표적인 다섯 편이 수록되었다. 희극으로 묶이는 이 작품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관객들에게 슬픔보다는 웃음을 준다는 점이며, 결국은 주인공들이 행복해지고 결혼에 이른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최종철 교수는 각 작품의 「역자 서문」에서, 이중 ‘결혼’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작품들을 분석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전집 7―사극?로맨스 I』에는 셰익스피어가 쓴 총 10편의 사극 중 장미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헨리 4세 1부』, 『헨리 4세 2부』 두 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두 작품의 「역자 서문」은 주연이라기보다는 조연에 가까운 ‘폴스태프’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자는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극작품에서 일관적으로 추구했던 바는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두 사극을 가장 독특하게 만드는 인물 폴스태프에 집중해 보기로 하자. 왜냐하면 폴스태프야말로 이 사극의 희극성을 대표하며 그 나머지 부분인 역사적이고 비극적인 면뿐만 아니라 로맨스적인 요소에까지 영향을 미쳐 이 두 사극을 셰익스피어 전집 가운데 전무후무한 종합극의 결정판으로 만들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말년에 로맨스를 5편 썼고, 이중 『셰익스피어 전집 7―사극?로맨스 I』에 수록된 작품은 『겨울 이야기』와 『태풍』이다. 이 두 작품은 애초에 희극으로 분류되었으나, 20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는 로맨스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희극의 주요 주제인 남녀의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대조적이인 동시에 놀라운 사건이 낯선 공간을 배경으로 연달아 벌어진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역자는 이 두 작품의 서문에서 로맨스가 희극들과 다른 부분, 그리고 로맨스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랭커스터 왕자가 적군을 거짓 약속으로 속인다면 폴스태프도 자신에게 주어진 병사 모집 권한을 남용하여 사익을 채운다. 예를 들면 3막 2장에서 폴스태프는 천박 판사와 무언 판사의 도움으로―이 가운데 천박 판사는 폴스태프가 가진 궁정의 연줄에 기대고 싶어 한다.―군대에 가야 할 시골 청년들을 모은 뒤에 돈을 내는 자들은 군역을 면제해 주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만 뽑아 간다. 녹슬어와 엇부루기는 풀어 주고 사마귀와 그림자와 약골만 데려간다. 그런데 여기에서 폴스태프가 챙긴 돈은 고작 삼 파운드이다. 이 상당히 큰 범죄처럼 보이는 거짓의 대가치고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액수이다. 셰익스피어가 이 금액과 그것을 얻는 희극적인 과정을 상당히 길게 보여 주는 이유는 폴스태프와 랭커스터, 두 사람이 이용한 기만책의 동기와 범위와 그 결과 사이의 거대한 차이 때문이다. 이렇게 폴스태프는 『헨리 4세 2부』에서도 여전히 대조적인 비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헨리 4세 1부?2부』 「 역자 서문」 중에서)

셰익스피어 전집은 작품의 성격 및 장르에 따라 희극, 비극, 사극, 로맨스로 나누어지며, 이번 5월 말에 비극 두 권이 추가로 출간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꾸준히 출간하여 2019년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10권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셰익스피어 전집 1―희극 Ⅰ(『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좋으실 대로』 『십이야』 『잣대엔 잣대로』)
-셰익스피어 전집 2―희극 Ⅱ
-셰익스피어 전집 3―희극 Ⅲ
-셰익스피어 전집 4―비극 Ⅰ(『로미로와 줄리엣』 『줄리어스 시저』 『햄릿』)
-셰익스피어 전집 5―비극 Ⅱ(『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셰익스피어 전집 6―비극 Ⅲ
-셰익스피어 전집 7―사극·로맨스 Ⅰ(『헨리 4세 1부』 『헨리 4세 2부』 『겨울 이야기』 『태풍』)
-셰익스피어 전집 8―사극·로맨스 Ⅱ
-셰익스피어 전집 9―사극·로맨스 Ⅲ
-셰익스피어 전집 10―시


민음사 셰익스피어 전집 디자인
표지 및 본문 디자인: 유지원
제목 레터링: 조윤준

블랙 앤드 화이트, 은박 후가공에 색채 없이 수학적 패턴으로 이루어진 전집 디자인은 10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식상해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표지와 본문 디자인은 타이포그래피 연구자 겸 『글자 풍경』, 『뉴턴의 아틀리에』의 저자인 글문화연구소 유지원 디자이너가 맡았다. 제목의 ‘셰익스피어 전집’ 레터링은 조윤준 디자이너가 힘을 보탰다.

단일 디자이너가 단일 도서 디자인 프로젝트를 10년간 일관성을 가지며 완결한 사례는 국내 출판 디자인 역사에서 흔하지는 않은 일일 것이다.

디지털과 영상, 전자책의 시대에 열 권에 육박하는 덩어리감의 물성을 갖춘 종이책을 기꺼이 소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민음사 셰익스피어 전집은 전체 폭이 총 33센티미터에 이른다. 높이는 약 23센티미터이니, 책등만 4호 캔버스 정도의 크기다. 전체 책등이 표지보다 면적이 넓은 것을 넘어, 작은 회화 작품 한 점에 해당하는 크기를 가진다.

이 열 권 책등은 ‘조립식 수학적 문학 추상화’로 디자인되었다. 독서는 여러 층위에서 일어난다. 책을 펼치지 않고 책장에 꽂아둔 채로도 셰익스피어 극의 생동감과 시의 리듬이 펼쳐지도록 했다. 책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셰익스피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 소유와 독서가, 소장자와 독자가, 분리되지 않는 감각을 주도록 고안되었다. 몇 권을 덜 가져도, 순서를 바꾸어 꽂아도, 여전히 보기 좋도록 각 권의 완성도 뿐 아니라 나란히 꽂히는 리듬을 고려하며 균형을 잡았다.

여러 출판사의 셰익스피어 전집 가운데, 최종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민음사 판본은 ‘운문 번역’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영어의 노래가 한국어의 노래로 울리도록 한 것이다. 전집의 디자인은 복잡한 그리드를 가진다. 90도 직교를 이루는 격자형 단순한 바둑판 그리드에서 탈피해서, 질서와 규칙이 잡힐 듯 말듯 한 비스듬한 각도의 주기와 리듬을 가진 정교한 그리드들을 기반으로 한다. 소리의 물리 현상이 노래다운 주기로 변화하고 반복하는 특성을 수학적인 테설레이션과 타일링으로 시각화했다. 이 복잡한 인간사의 그물망으로부터, 검정색 도형의 독특한 패턴들이 셰익스피어 극 안 등장인물들의 천태만상처럼 도출된다.

열 권 각 권의 디자인도 각각 고유한 특징을 가진다. 8권인 『사극 1』편을 예로 들자면, 이 편의 대표 작품은 『리처드 3세』다. 악인으로 그려지던 튜더 왕조 시대 문학의 이면에는 왕위 찬탈된 역사의 인물인 리처드 3세의 또다른 진실이 있다. 이 이면의 진실을 서로 다른 레이어의 그리드로 암시하고자 8권에서는 유일하게 두 레이어를 겹친 그리드를 썼다. 그러면서 추한 외모를 가진 악인을 화려한 광기의 아름다움으로 묘사했다. 서로 다른 진실이 서로 다른 주기로 엇갈리게 교차하면서도 공배수의 주기에서 겹쳐진다.

마지막으로, 책 표지를 펼치면 열 권 모두 색상이 다른 파스텔톤의 면지가 드러난다. 면지에만 색을 넣었다. 2권인 『희극 Ⅱ』 앞면지에만 무대가 있고, 나머지는 모두 객석이다. 열 권 면지 전체를 둥글게 이으면, 런던 템스 강변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의 내부가 건축적으로 완성된다. 이렇듯 책을 열면 독자는 관객이 되어 셰익스피어 극세계에 입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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