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며_ 초등학교라는 예쁜 우주, 그리고 반성의 문장들
1장. 내 무대의 주인공들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특별한 너, 더 빛나고 있기를 내가 하고 싶을 때만 말할래요 선생님, 저희 둘이 사귀어요! 서로의 눈빛이 매서웠던 이유 설사가 ‘인싸’ 된 날 어른은 때로 아홉 살보다 옹졸하다 내 속도로 연주하는 ‘홀로 아리랑’ 영어나 한국어나 못 알아듣는 건 마찬가지 이기고 지는 건 정말 싫어 너무너무 슬펐던 학급 임원 선거 2장. 학부모님, 당신이 필요합니다 화상 수업에서의 오해 저학년 학부모님이 궁금해하는 것들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제자의 아버지들께 고합니다 숫자와 점수라는 것의 한계 아이의 마음만 얻어도 행복했던 아이의 자랑거리이고 싶다 선생님 곁에 있어 자신감이 생겨요 힘든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께 아이들은 건강하게 도피할 줄 안다 오랫동안 학교에 계셨으면 합니다 3장. 상냥한 학교, 다정한 온도 누가 선생님의 짝꿍이 되어줄래? 우리 마음속에 신호등을 켜면 왜 출력해주면 안 돼요? 선생님도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들 따로, 또 같이 만들어가자 어린 꿈이 피어날 기회들에 대하여 나의 방학 동안에는… 우리 반만 규칙을 바꾼 꼬리잡기 놀이 꼬맹이 나르시시스트와 함께하기 2023년 9월 2일, 여의도에서 다정한 학교가 오래 살아남는다 나오며_ 어쩌면 너무 쉬운, 다정한 학교 |
정혜영 의 다른 상품
|
학교에 대한 마음의 글을 풀어놓고 싶어진 것은 그래서였다. 초등학교라는 곳, 아이들과 보내는 예사롭지만 다시 못 올 다양한 일상이 펼쳐지는 곳. 여기를 오랫동안 지켜온 평범한 현직 교사의 경험, 생각과 마음을 기록한 문장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교실에서 함께 커나가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서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혹은 몰랐던 점들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이의 균열을 메우고, 더 단단한 신뢰의 싹으로 움트기를 바란다. 모두가 건강한 교실,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니까. --- p.9 내가 좀 더 섬세한 교사였다면 민국이의 재능을 더 빨리 찾아내 이를 발휘할 기회를 더 마련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 돌아보면 아쉬움도 남는다. 그때는 민국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버거워서 교사로서 아이들의 창조적인 부분을 알아채는 뇌 부분이 둔해졌던 걸지도 모르겠다. --- p.30 가끔 학생의 행동이 도통 이해되지 않아 ‘정말 왜 저럴까?’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아이의 문제 행동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관찰하다 보면 아이들이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서로 다른 이유의 기저에는 꼭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도. 아이들에게 친구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멈춘다 - 생각한다 - 표현한다’라는 방식의 마음 신호등 켜는 법을 가르쳤는데, 아이의 문제 행동을 발견할 때 내 마음에도 이 방식이 효과가 좋다. --- pp.38~39 특히 내 반 아이들이 다른 반 아이들과 문제가 생겼을 때는 더 복잡하다. 게다가 한 가지 일로 시작된 것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전후 맥락을 파악하려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내가 상대 아이들의 성향을 잘 모르니 그 아이들 담임 선생님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고, 아이들 상담이 끝나면 각 부모님들과의 상담도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공을 들이고도 양쪽 다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일에 개입해 상담하고 조율하는 일은 모든 면에서 굉장히 조심스럽고 수고스러울 수밖에 없다. --- p.53 문제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 놀라운 역할을 대부분 어머니의 몫으로만 돌린다는 데에 있다. 담임이 들려주는 아이의 학교생활 가운데 다소 걱정스러운 점을 발견하면, 그저 그 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은 게 자식을 세상에 내어놓은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일 것이다. 아이에 대한 칭찬에도, 우려에도 코끝이 시큰해지는 쪽은 상담에 임하는 어머니들이다. 그러니 학부모 상담에서 이렇게 여느 어머니 못지않게 아이에 대해 진심인 아버지를 만난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 p.126 어른의 시간과 어린이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어릴 적 시간은 굼벵이처럼 느리기만 했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면 시간은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처럼 쏜살같이 흘러간다. 어디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린아이들은 기억의 용량이 커서 매 순간 세세한 작은 일들까지 모두 기억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것이 작아지면서 꼭 기억해야 하는 것들만 기억한다고. 그렇게 어른이 되면 몇 가지 기억들만 연결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거라고 말이다. --- p.169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딸이 엉엉 울면서 전화했던 당일 그 남자아이들은 딸과 평소처럼 장난을 치다가 딸이 울기 시작하자 놀라서 이미 사과를 했다고 한다. 딸에게 왜 그때 그런 얘기를 다 하지 않았냐고, 다음엔 꼭 있는 대로 이야기해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만일 그때 딸 말만 듣고 이성을 잃어 그 남자아이들을 함부로 비난했다면, 선생님의 무심함에 속상하고 서운한 나머지 선생님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생각을 성급하게 전달했다면 어땠을까?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쓸데없이 걱정을 키우지 않도록 친절하고 다정하게 문제를 해결해주신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 감사했다. --- p.260 |
|
“꿈과 배움이 자라는 곳,
서로에게 더 상냥한 학교가 될 순 없을까?” 너무 일찍 져버린 후배 교사를 생각하며 써내려간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작가 정혜영의 교육 에세이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가 악성민원에 시달리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의 49재를 앞둔 주말, 전국의 교사 30만 명이 여의도 국회 앞에 검은 옷을 입고 나와 ‘사건의 진상 규명’과 ‘공교육 정상화’를 목 놓아 외쳤다. 그동안 ‘나 혼자만 참으면 되겠지.’라며 각종 부당한 처사에도 참아온 교사들의 울분이 한꺼번에 터진 순간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2023년 브런치북 대상 수상자이자 20년 넘게 교직생활을 해온 정혜영 작가는 『어쩌면 다정한 학교』를 출간했다. 훌륭한 동료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더 나은 공교육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그동안 학교에 관해 써온 글들을 모은 것이다. 저자는 먼저 이때다 싶어 ‘교사 대 학부모’ 구도로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과 여론을 지적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편 가르기가 아닌, 서로를 향한 이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어쩌면 다정한 학교』는 비난을 위한 날선 목소리보다는 학교를 사랑하는 중견교사의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저자는 학교의 일상 속에서 아이, 교사, 학부모가 어떤 식으로 성장하고 서로 영향 받는지를 진솔하게 담았다. 이는 상대 입장에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해준다. 이로써 서로 간에 생긴 균열을 메우고, 더 단단한 신뢰의 싹이 움트리라 기대한다. 1장 ‘내 무대의 주인공들’에서는 학교의 주인이자 존재 이유인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자라고 각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지 생생히 담았다. 때론 엉뚱하고 때론 어른보다 현명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교사와 부모가 아이들에게서 무엇을 지켜줘야 하는지 되새기게 한다. 2장 ‘학부모님, 당신이 필요합니다’는 교사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 한 축인 ‘학부모’들과의 따뜻했던 혹은 안타까웠던 일화들을 실었다. 학부모가 ‘학교 안의 부모’인 교사와 함께 어떻게 협력하고 신뢰를 다져야 하는지,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속내를 조심스레 풀어놓는다. 3장 ‘상냥한 학교, 다정한 온도’에서는 건강한 학교, 배움이 넘쳐나는 교실에 대한 교사로서의 고민과 희망을 얘기한다. 누구도 다치지 않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같은 목표를 가진 ‘내 집단’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후로 일 년, 학교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서이초 사건 후 일 년, 학교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당시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며 교권 4법이 통과되는 등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긴 했지만, 교육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초등학생이 교감 선생님의 뺨을 때리는가 하면, 교사가 찍어 올린 반 사진에 자신의 자녀가 없다는 이유로 교사의 가족까지 협박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한국교총의 설문조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택하겠다.’라는 응답은 10명 중 2명이 안 되는 19.7%를 기록했다. 대체 무엇이 좋은 스승이 되고 싶다 자처한 이들을 이토록 학교 바깥으로 내모는 걸까? 미국의 교육자 존 듀이는 “학교란 사회생활을 준비시키는 곳이며, 사회생활의 전형적인 조건들을 축소시켜 재현하는 곳”이라고 했다. 즉, 학교에서의 배움이란 ‘교과 학습’도 포함하지만 다양한 사회적 경험들이야말로 본질적인 것이란 의미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려와 양보, 경쟁과 승패, 좌절과 도전 등을 겪고 자기 나름의 답을 찾으며 사회 구성원이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서로 결이 다른 다양한 아이들이 자연스레 어울리고 부딪힌다. 이때 학교는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게 사회적 경험들을 연습하도록 울타리가 되어주고, 그 안에서 아이들은 안심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간다. 그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교사다. 『어쩌면 다정한 학교』에서는 그렇기에 교사란 아이들이라는 많은 소우주를 품어야 하는 너른 은하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학부모는 성장하는 자녀의 희로애락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존재여야 한다. 그리고 이 응원은 비단 내 자녀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 및 교사에게도 향해야 한다. 그 누구든 학교 울타리 안을 침범하여 입맛대로 헤쳐 놓으면 아이들은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잃게 된다. 또 자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교사나 다른 아이들의 마음에 함부로 감정을 쏟아낸다면 과연 학교가 본래 의미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무너진 공교육을 세우기 위해 ‘다정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두에게 행복하고 안전한 곳이어야 할 학교에서 학생은 물론 이들의 나침반이 되어주어야 할 교사 역시도 안심하며 스승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어쩌면 다정한 학교는 너무 당연해서 너무 쉽게 이뤄질지도 모른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 따르면, 우리는 나와 같은 집단 구성원에게는 친화력을 느끼는 반면 다른 집단이라 느끼는 이들에게는 ‘비인간화’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즉, 주변인에게는 한없이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 외부에 대해서는 인간 이하의 존재로 인식하며 잔혹한 행동까지 저지른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여러 집단 갈등이 빚어지며 서로를 혐오하는 기저에도 이렇듯 이질 집단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 『어쩌면 다정한 학교』에서 저자는 최근 각종 학부모의 악성 민원들, 교사와 학부모 간 반목의 배경에도 서로를 이질 집단으로 보는 시선이 깔려 있다고 보았다. 따지고 보면, 아이들의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다른 집단일 수 없다. 서로가 건강한 교실을 위해 협력하는 ‘한 집단’으로 여긴다면 예민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을 더 여유 있는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대부분이 옆 사람에게 따뜻한 사람들인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공교육 정상화의 날을 앞두고 반 아이들이 건네 온 현장체험학습 신청서에 큰 감동을 받았다. ‘지지’, ‘존중’, ‘행복한 교실’ 등의 말로 채워진 신청서에는 비단 교사뿐 아니라, 무너진 공교육을 더 건실히 일으키고픈 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학교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 교사는 올바르게 가르치고, 아이는 존중으로 배우며, 학부모는 믿음을 갖고 지지해야 한다. 너무 당연해서 어쩌면 너무 쉽게 이뤄질 다정하고 건강한 학교. 저자의 문장들이 곧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