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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1 _ 박주영
추천의 글 2 _ 고명재 강낭콩 식물뿌리 추천의 글 3 _ 조해진 추천의 글 4 _ 김혼비 작가의 말 |
애매한 인간(채도운)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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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팬티 위에 고스란히 누워 있는 강낭콩 하나를 보았다. 허벅지를 지지대 삼아서 해먹처럼 늘어져 있는 팬티 위로 툭 존재감을 드러내는 강낭콩 하나를. 강낭콩, 그건 분명 강낭콩이었다.
---「강낭콩」중에서 식빵 같던 팀장 기억나요? (…) 식빵이 기분이 안 좋아서 제가 이유 없이 혼났을 때 말예요. 그때 대리님이 아무 말 없이 제 손에 바닐라라테를 쥐여 줬잖아요. 그리고 우린 그걸 들고 한참이나 회사 주변을 뱅뱅 돌았었죠. 사실 저 바닐라라테를 제일 싫어했어요. 혈관에 달라붙을 것만 같은 그 끈적이는 달콤함이 싫었거든요. 근데 막상 거부했던 그 달큼함이 그날따라 꽤 괜찮더라고요. ‘사람에게 마음 열지 말자’, ‘사람에게 상처받지 말자’, ‘사회에서는 마음을 꽁꽁 여며야 살아남는 거다’ 굳세게 다짐했건만, 또 그렇게 쇠고랑을 채워 놓은 잠금장치를 열어젖히는 것도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강낭콩」중에서 한 사람과의 추억은 돌봄의 대가가 된다. 추억이 소진되고 고갈되면 돌봄도 끝난다. 지영은 더 이상 간병을 지속할 수 없었다. 진석이 식물인간이 된 이후로 지영과 진석 사이의 추억은 유한한 한계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물뿌리」중에서 지영이 줄기를 아무리 잡고 흔들어 보아도 몬스테라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 살아날 가능성도 없으면서 뿌리를 왜 그렇게나 억척스럽게 뻗쳤는지, 다 죽은 주제에 뿌리가 화분에 어찌나 철썩 달라붙어 있는지. 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분을 발로 차 보기도 하고, 깨뜨릴 듯 화분을 내리쳐 보기도 했다. 그러나 뿌리는 지영을 철저히 무용하게 만들었다. ---「식물뿌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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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 꼭 읽어 두어야 할 이야기
「강낭콩」과 「식물뿌리」가 던지는 질문들 「강낭콩」에는 여러 화자가 등장한다. 강낭콩을 낳은 나, 이십 대 중반에 한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퇴직하게 되는 나, 딸을 바라보는 엄마,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 이들을 둘러싼 강낭콩이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인지를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곱씹게 될 것이다. 「식물뿌리」의 등장인물들은 한 사람과의 추억을 소진해 버린 채 돌봄의 의무만 끌어안고 살아간다. 그들은 웃으면서도 “어색하고 무거운 입꼬리”를 가누기가 힘들다. 고명재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다음으로 어떻게 넘어가야 할까?” 이 소설들은 아주 사적이고 고유한 이야기들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호흡하는 사회의 공기를 투명하게 보여 주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잠시 숨을 고르고 이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며 우리 안과 바깥을 둘러보면 어떨까? “두 편의 소설에는 식물처럼 ‘희박한 인간’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희박한 인간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살아서 숨 쉬는 ‘자명한 인간’이 고통받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무너지지 않는다. ‘과거’ 속에 ‘모두 휘발돼 버린 줄 알았’던 사람에게서 무언가가 ‘잔존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 그 모든 고통의 터널을 지나 ‘냉이를 씹으면서 웃’게 되는 순간이 온다(「식물뿌리」). 편향되어 있고 어딘가 이상한 사회 속에서 ‘솔아’는 자신의 그 흔한 이름이 ‘아름다운 명령(?)’으로 거듭나는 걸 보기도 한다(「강낭콩」). 그렇게 사람들은 살아 낸다. ‘내가 낳은 강낭콩을 조심스럽게 담’으려 하며 어떻게든 삶을 지속해 낸다.” _고명재(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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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조건에 미달하는 존재도 인간인가? 뿌리내림과 얽힘에 관한 이야기. 생은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시작해서 어이없는 형태로 저물지만, 그럼에도 처음과 끝을 지나는 그 선은 찬란하다. 불완전한 단독의 선들이 이리저리 얽혀 만들어 내는 그 연대의 면과 체적은 아찔할 정도로 아름답고 창대하다.” - 박주영 (판사, 『어떤 양형 이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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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허파를 보여 주는 소설. 이 이야기들은 ‘사람’과 ‘식물’이라는 경계 사이에서, 어떤 이들(만)이 감당해야 했던 삶의 무게를 보여 준다. 들끓는 폭염 속에서 식물이 자라듯. 지독한 땡볕 밑에서 숲이 부풀 듯. 찬란한 화단의 이면엔 고통이 있다. 이제 이 소설들은 다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이렇게 숨죽인 채로 사는 게 당연한가요. 다음으로 어떻게 넘어갈까요.” - 고명재 (시인,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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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뿌리」는 돌봄과 간병으로 피폐해져 가는 가족의 자화상을 그리는 한편, 연명치료를 둘러싼 갈등과 고뇌를 정치하게 묘사하며 생명에 대한 윤리를 묻는 문제적인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을 나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 조해진 (소설가, 『로기완을 만났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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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핌이 쌓이면 연대가 되니까. 늘 마음속으로 다져 왔던 다짐들에 구체성과, 다른 각도의 시선과, 어떤 믿음을 더해 준 채도운에게 정말 고맙다. 발 위에 머무르는 햇살과 어색하고 무거운 입꼬리, 이 모든 것을 다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는 걸 기억하며 그의 다음 소설을 열렬히 기다리겠다.” - 김혼비 (에세이스트, 『다정소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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