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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불교학과
소설보다 재미있는 불교 공부
정상교
동아시아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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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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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프롤로그 -‘전설의 고향 불교’에서 ‘문헌학 불교’까지

1. 불교 변주곡
붓다, 침묵을 설하다
대승불교, 의심받는 불교 변주곡
팔만대장경, 확대되는 불교 변주곡
『티베트 사자의 서』, 잘못 알려진 티베트 불교 변주곡
기복신앙, 우리들의 불교 변주곡
여시아문, 나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2. 어느 절 오빠의 출가 이야기
서울대 법대생의 출가
서른한 살의 불교학부 신입생
불교, 중앙아시아를 지나 히말라야를 넘다

3. 어느 절 오빠의 수행 이야기
계룡산 원숭이를 찾아서
마음의 철책선
관세음보살님

4. 불교, 그리고 도쿄대학 이야기
불교, 그리고 불교학
둔황 탐험대, 『왕오천축국전』을 발견하다
도쿄에서 보낸 행자시절

5. 『화엄경』, 그 숨겨둔 이야기
『화엄경』, 은하철도 999를 타고 떠나간 까닭은
『화엄경』, 대승 경전 탄생을 둘러싼 미스터리의 한 장면
선재동자, 창녀에게서 깨달음을 구하다
부석사 무량수전,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정토에

6. 손오공, 신라 왕자, 그리고 삼장법사 이야기
현장법사는 왜 삼장법사로 불렸을까
손오공은 신라 왕자였을까
서양인 쿠마라지바, 중국으로 공을 패스하다
관세음보살? 관자재보살?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7. 공과 나가르주나와 『중론』
『반야경』, 공의 혁명을 선언하다
나가르주나, 연기를 깨달아 공을 채우다
공, 떠나가는 자에게 떠남은 없어라 ―나가르주나와 『중론』
참고 및 인용 문헌

저자 소개 1

나이 서른에 다시 수능을 보고 금강대학교 불교학과 학생이 되었다. 유학을 보내 준다는 말에 혹해 들어간 불교학과가 평생의 학문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학부를 졸업한 뒤, 가장 권위 있는 불교학 연구기관 중 하나인 도쿄대학 인도철학-불교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8년 간의 유학 생활을 거쳐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귀국 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티벳대장경역경원 전임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금강대학교 불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붓다가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가르침을 펼쳤듯이 불교야말로 강단과 연구 공간을 넘어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늘 쉽고 재미
나이 서른에 다시 수능을 보고 금강대학교 불교학과 학생이 되었다. 유학을 보내 준다는 말에 혹해 들어간 불교학과가 평생의 학문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학부를 졸업한 뒤, 가장 권위 있는 불교학 연구기관 중 하나인 도쿄대학 인도철학-불교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8년 간의 유학 생활을 거쳐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귀국 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티벳대장경역경원 전임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금강대학교 불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붓다가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가르침을 펼쳤듯이 불교야말로 강단과 연구 공간을 넘어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늘 쉽고 재미있고 정확한 불교책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팩트와 픽션을 결합해 유학생 시절에 쓴 《도쿄대학 불교학과》였고, 그 독특함을 평가받아 출간한 그해 ‘2014년 올해의 불서 10’에 선정되었다. 이외의 저서로는 《상월원각대조사 법어연구》가 있고, 역서로는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가 있다. 삶은 파도가 치는 바다처럼 끊임없이 부서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다. 이 책에서는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거친 파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넓고 고요한 바다를 발견하도록 돕고자 했다. 불교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본 적 있다면, 이 책이 불교를 더 쉽고 친근하게 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혹시 불교에 관심이 없더라도 괜찮다. 결국 ‘잘 버티고, 잘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이니까. 가끔 휘청거릴 때, 이 책이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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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08g | 153*224*30mm
ISBN13
9788962620801

책 속으로

# 1
인도 땅 어디에서만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도 땅의 거지들 모두가 순례자이자 요가 수행자이며 명상가이자 영성의 스승이라 말한다. 길거리의 가난한 누군가가 던진 한마디가 깨달음의 잠언과도 같단다.
내가 보기엔 그 정도 잠언은 파고다공원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 말씀에서도 찾을 수 있고 그 정도 순수성은 우리네 시골동네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갑자기 또 그들의 미소가 부처를 닮았다는 수식 어구를 마치 치즈케이크 위의 딸기 조각처럼 얹어주며 포장만 요란한 선물을 만든다. 이렇게 ‘신비한 나라’에서 온 불교는 신비적이고 몽환적인 종교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비’를 사칭한 각종 사이비들이 자리 잡게 된다.
― 1. 불교 변주곡 61쪽

# 2
불교학을 공부하기 전에도 불교에 관심은 있어 서점에 가보면 다른 종교 서적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도 그렇거니와, 그나마 있는 불교 책들 중 전문 학술서적은 너무 어려워 읽을 수조차 없었다.
그 외의 불교 책들은 도덕책에서도 읽을 수 있는 ‘착하게 살라, 미워하지 말라, 눈뜨니 행복하다, 잠드니 행복하다’ 등의 흔하고 당연한, 예수님도 부처님도 공자님도 가르치셨을, 딱히 불교의 것이라 할 수 없는 주례사 설법만 가득한 스님들의 에세이가 전부였다.
생각을 버리라면서 올바른 가르침까지 버린 책들이 다반사요, 화내지 말라지만 읽고 나면 아무 내용이 없어 화만 돋우는 책들이 가득했다. 그래서 기인과도 비슷하게 그려지는 선종 선사들의 패러독스니 반어와 재치의 아이러니니 하는 알아듣지도 못할 대화법만을 불교의 가르침으로 알고 있었다.
― 3. 어느 절 오빠의 수행 이야기 154쪽

# 3
불교는 조선조에 서 정치적 억압은 있었을지언정 당시 이미 1,000여 년간 우리들의 정서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업보나 윤회 등 사후 세계의 판타지를 제공하며 현세적인 유교가 채우지 못한 곳에서 민중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그런 흐름 속에서 민중의 불교란 복잡한 교리보다 기복신앙과 더욱 결합되며 자리 잡게 되었다. 그 후에도 세계사의 변경에서 지독하게도 험난한 근대화 과정을 거쳐야 했던 이 땅의 민중들에게 파라다이스 극락정토를 관장하는 아미타부처와, 먼 미래에 메시아로서 도솔천에 계시다가 이 땅에 오신다는 미륵부처 사상은 혹독한 현실을 버티게 해주는 희망으로서, 도피처로서, 때로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론으로서 역할을 도맡게 되었다. 이것이 왕조 혼란기에 미륵을 자처하는 이가 어김없이 나타났던 이유이기도 했다.
― 3. 어느 절 오빠의 수행 이야기 179쪽

# 4
우리 주위에는 뭔가 초월한 듯 세상과 거리를 두면,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이 덧없다는 둥의 메시지만 던지면 신비로운 동양의 사상, 불교를 접목한 ‘말씀과 예술’이 된다.
이런 말들이 걱정스러운 건 불교를 항상 어떤 신비적이고 알 듯 말 듯한 말들만 던지는 이미지로 고착화시키기 때문이다. 마치 딸기 과즙 1퍼센트를 함유한 음료를 ‘딸기 주스’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것과 비슷하다.
― 5. 『화엄경』, 그 숨겨둔 이야기 226-227쪽

# 5
원래 쿠마라지바는 소승불교에 출가하였다가 대승의 공사상에 매료되어 20대 중반 대승불교로 전향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공사상과 관계되는 경전과 논서들을 연구하였고 이러한 그의 학문적 소양은 유감없이 뛰어난 번역으로 중국에 전해지게 되었다. 그중 『중론』의 번역은, 제2의 붓다로 불리며 인도 대승불교의 공사상을 철학적으로 확립시킨 나가르주나의 명저로서, 이로 인해 동아시아 사상계는 인도 대승불교의 핵심 키워드인 ‘공’을 또 하나의 사유 체계로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반야경』의 공은 나가르주나의 『중론』을 통해 다시 한 번 선언되었고, 이것이 쿠마라지바에 의해 중국으로 전해진 것이다.
― 6. 손오공, 신라 왕자, 그리고 삼장법사 이야기 278-279쪽
저자정보 - 정상교
대학 졸업 후 백수건달로 굴러다니다가 나이 서른한 살에 다시 수능을 보고 신설 금강대학교에 입학하여 불교학과 학생이 되었다. 이후 서른다섯 살, 졸업과 동시에 히라가나 겨우 뗀 실력으로 도쿄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불교학과로 유학을 떠난다.
공부하면 할수록 불교는 개량한복, 몸뻬바지와 어울리지 않는 ‘간지 나는’ 청춘의 학문이라나? 그래서 아직 결혼은 고사하고 돈 한 푼 없는 백수건달이지만 물가 비싼 도쿄에서 장학금 받아가며 불교학을 공부하고 있으니 자칭, ‘간지 나는’ 유학생이라고.
이 생에서 원이 있다면 공각 기동대를 능가하는 재미와 감동과 철학을 담은 불교책을 쓰는 것이란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1.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불교 공부는 이제 그만
쉽지만 가볍지 않고, 진지하지만 재미있는 생활 속 불교 교양서


오늘날 불교는 ‘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예언자적 모습의 스님에서 ‘무릎팍도사들’의 점집, 입시철 어머니들의 기도에 이르기까지 뒤죽박죽된 이미지로 우리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도쿄대학 불교학과-소설보다 재미있는 불교 공부』는 이런 고민을 염두에 두고 불교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도쿄대학교 불교학과에 유학 중인 저자는 불교에 관한 문헌학 지식을 바탕으로, 무엇이 불교의 진짜 “민낯”이고, 무엇이 문화적으로 “덧칠된” 불교인지 가려내는 작업을 시도한다.
책은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부터 서역과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한국에 이르는 2,500년 불교의 거대한 문화사적 흐름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서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인도에서 기원하여 중국, 우리나라 및 티베트로 전해진 불교(주로 대승불교)의 전개과정과 경전의 성립과정에서 중요한 역사적 대목의 발자취를 하나씩 되짚어가며 조목조목 친절하게 안내한다.
동시에 책은 저자가 도쿄대학교에서 불교학을 공부하기까지의 사연을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엮어낸 개인적 구도기(求道記)로도 읽힌다. 서울대학교 법대를 다니다 스님으로 출가한 사촌형과의 인연, 도쿄대학교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른이 넘어 다시 수능을 보고 대학에 입학한 사연, 불교학을 공부하면서 겪은 재미있는, 그러나 차마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함께 전한다.

2. 『티베트 사자의 서』, 〈은하철도 999〉, 『서유기』
불교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본 다양한 문화적 변용


불교는 발상지인 인도뿐 아니라 서역과 중앙아시아, 티베트, 중국 등 역사적으로 광대한 시공간을 무대로 끊임없는 문화적, 지역적 변용을 거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불교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헌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불교의 전래 과정을 추적해가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티베트 사자의 서』에 대한 미신과 오해를 산스크리트어-티베트어 원전 지식에 근거하여 바로잡는다. 또 서양의 불교학 연구에 중요한 기초가 되었던 19세기말~20세기초 유럽인으로 구성된 둔황 탐험대의 불교 고사본(古寫本) 발굴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전한다.
특히 만화 영화 은하철도 999의 창작 모티브를 『화엄경』에서 찾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독특함이 돋보인다. 문수보살의 인도로 구도의 여정을 떠난 선재동자가 53인의 선지식을 만나 보살도를 배우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화엄경』의 스토리가 은하철도 999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상상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거기에다 『화엄경』의 성립과정을 끈기 있게 추적해 들어가면서 주인공 선재동자가 펼치는 구법의 여정을 통해 그가 실현하려 했던 보살의 이상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또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온 한국 불교의 전개과정과 다양한 양상들을 소개하는 것 외에도 『서유기』에 등장하는 삼장법사 현장이 인도와 중앙아시아로 떠났던 구법 여행기, 그리고 손오공이 신라 왕자 출신이라는 ‘손오공 신라 왕자설’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꼼꼼히 짚어본다.
그 밖에 ‘불교’ 하면 떠올리는 공(空)이라는 번역어의 정착과 중국인의 불교 이해에 크게 기여한 파란 눈의 위대한 역경승 쿠마라지바 삼장법사, 일체법의 공성(空性)을 선언한 『반야경』, 그리고 『반야경』이 선언한 공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키고 철학적으로 확립하여 제2의 붓다로 추앙받은 대사상가 나가르주나(용수)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들려준다.
책의 마지막에는, 쿠마라지바가 번역해서 전해준 『용수보살전』의 내용을 현대에 맞게 새롭게 각색하여 소개한다. 특히 주인공 나가르주나가 육체의 애욕에 눈이 멀어 궁궐의 왕녀들을 탐하다 함께 간 친구들이 무참히 살해당하는 장면, 그리고 이 사건으로 깨달음을 얻어 승단에 귀의하는 대목에서는 나가르주나의 인간적 고뇌와 함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로 마치 현대에 환생한 나가르주나의 모습을 대하는 것 같은 스릴과 박진감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책은 ‘전설의 고향 불교’에서 ‘문헌학 불교’까지 불교의 흐름을 거시적으로 조망함으로써 우리가 평소 알던 불교가 어떤 맥락에서 나타난 것인지 밝히고 있다.

3. 『도쿄대학 불교학과』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들

[ 불교의 목적은 오직 고통의 멸진 ]
불교는 우주의 유한과 무한, 영혼의 사후 존재 여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는 인간 고통의 제거에 실질적인 답을 줄 수 없다고 보았다. 붓다는 ‘독화살의 비유’라는 유명한 설법에서 인간이 처한 고통의 현실이 마치 독화살에 맞아 죽어가는 이가 의사를 불러 누가 이 화살을 쏘았는지, 그 사람의 출신과 이름이 무엇인지, 키가 얼마인지 알지 못하면 화살을 뽑지 않겠다고 우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처럼 불교는 형이상학적 사변에 매달리는 대신 ‘명상 수행’이라는 구체적 실천 매뉴얼을 통하여 우주의 참모습, 즉 진리를 올바로 이해함으로써 인간 고통의 제거에 실질적인 답을 주고자 한다.

[ 대승불교는 ‘비주류’였다 ]
우리에게 친숙한 동북아시아의 대승불교는 사실 불교 발상지인 인도에서는 오히려 ‘비주류’ 소수파였다. 많은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하며 기존 인도 불교에서 새로운 사상운동을 전개한 집단이 기존 주류 불교와 차별화하기 위해 스스로를 ‘대승’, 즉 ‘큰 수레’로, 기존 불교를 ‘소승’, 즉 ‘작은 수레’로 폄하하여 부른 것이다.
대승불교는 이처럼 교단 혹은 종단이 아니라 일종의 혁신적 사상운동으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기존 불교와 구별되는 자신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다양한 저술을 편찬하였는데 그것이 『반야경』을 위시한 『화엄경』, 『법화경』 등의 대승 경전이었다.
대승불교의 혁신적인 점은 천민이든 브라만이든 누구나 수행하여 노력하면 스스로 깨달은 자가 될 수 있다는, 인류 사상사 최초의 ‘평등 선언서’를 낭독한 데 있다. 대승불교는 그 태동과정에서부터 불교 외부적 요인, 즉 사회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였다. 붓다가 열반에 들고 약 100년 후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으로 이민족의 침입과 환란이 빈번해지자 불교도들은 현세의 고난을 구원할 초월적, 신비적 존재로서 붓다를 염원하게 되었다. 먼 미래에 고통에 빠진 중생 구제를 위해 세상에 출현할 미륵부처 역시 초월적 붓다 중 하나였다. 대승불교에는 또 관세음보살이나 문수보살 같은 초월적 대보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수행을 통해 붓다가 될 깨달음을 충분히 얻었음에도 생로병사가 반복되는 윤회의 고통에 떨고 있는 중생을 어루만지고 구제하기 위해 성불을 미룬 존재들이다.
이와 같은 다불(多佛), 다보살(多菩薩) 사상은 소승불교와 비교되는 대승불교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불교가 세계 종교로 비약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인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진 불교는 바로 이러한 특징을 가진 대승불교였다. 그래서 우리는 ‘불교’ 하면 수많은 부처와 보살을 떠올린다. 배타적이지 않은 불교는 토착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민중종교들과 혼합되어 퍼져나갔다.

[ 팔만대장경, 방대한 경전의 세계 ]
중국으로 전해진 불교는 중국인들의 불교 이해 체계에 따라 번역, 정리되면서 한역(漢譯) 경전이 성립하게 된다. 거기에 대승 사상의 발전과 함께 자유롭게 제작, 유포되기 시작한 경전들까지 더해지면서 그 수가 폭증하게 된다. 이 때문에 ‘팔만대장경’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경전의 수가 방대함을 말한다. 불교 경전에는 크게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대한 직접 설법을 기록한 경장(經藏), 불교도가 지켜야 하는 실제 생활상의 규정, 교단의 규율을 집성한 율장(律藏), 붓다의 말씀을 해석한 불교 철학 논서인 논장(論藏)이 있는데, 이를 합쳐 삼장(三藏)이라 하며, 삼장에 통달한 대학승을 ‘삼장법사’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친숙한 『서유기』에 등장하는 현장(玄?) 역시 이러한 삼장법사였다.

[ 고대 인도 사상계의 이단아, 불교 ]
붓다가 탄생했던 기원전 5세기 인도는 이미 고도의 철학적 사유 체계가 정립되어 있었다. 특히 우주의 근본원리인 브라흐만[梵]과 개체의 절대원리이며 사후 윤회하는 불변의 아트만[我]이 깨달음을 통해 합일함으로써 고통스러운 윤회에서 해탈할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업보-윤회 사상의 일단을 여기에서 엿볼 수 있다. 그런데 불교가 다른 인도 사상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영원 불변한 브라흐만이나 영혼과 같은 아트만을 부정했다는 점으로, 이것이 바로 불교의 ‘무아사상’이다. 고타 마 붓다는 당시 인도의 정통 브라흐만 사상에 대항하여 출현한 ‘자유사상가’들 중 한 사람이었다.

[ 『티베트 사자의 서』는 위서다 ]
죽음의 순간에 단 한 번 듣는 것만으 로 해탈에 이른다는 티베트 불교의 대표서 『티베트 사자의 서』에도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 사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달라이라마 14세가 속해 있는 티베트 최대 종파인 겔룩파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티베트 고학파인 닝마파에서 사용하므로 『닝마파 사자의 서』로 불리는 것이 맞는다고 한다. 마치 이 책이 티베트 불교를 ‘대표하는’ 사상인 듯 『티베트 사자의 서』로 불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티베트 불교학계에서 이 책은 위서(僞書)로 알려져 있다. 표절, 위작한 것을 미리 땅 속에 묻은 뒤 고대에 감추어진 보물이라며 내보이는 ‘매장서’의 하나이며, 티베트인들도조차 불교 경전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내에 소개된 류시화의 번역본에도 산스크리트어-티베트어의 기본적인 철자법조차 지키지 않은 오류가 곳곳에 눈에 띄는데 이것은 원전 텍스트에 사용된 1차 언어에 대한 이해 없이 2차 자료인 영어와 일어 번역본을 가지고 중역(重譯)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 여시아문(如是我聞), 나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
고타마 붓다의 제자들은 붓다가 생전에 설파한 내용을 “내가 어느 날, 어느 장소에서, 스승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들었습니다.”라고 기억을 되살려 말하면 다른 제자들이 그것을 함께 검토하여 정식 말씀으로 채택하였다. 이러한 경전 편찬 회의를 결집(結集)이라고 한다. 그래서 붓다의 직접 설법을 기록한 경에는 ‘에밤(evam) 마야(may?) 슈르탐(?rutam)’, 즉 ‘나에 의해 이처럼 들렸다’라는 내용이 맨 앞에 등장하며 이 산스크리트어 문구를 한역한 것이 우리 귀에 익숙한 ‘여시아문(如是我聞)’이라는 표현이다. 이것은 암송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것이 고타마 붓다의 직접 설법임을 보증하며 경전의 권위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 문헌학 연구에서 시작된 서양 불교학 ]
서양의 불교 연구는 근대 유럽 제국주의가 식민지 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현지의 역사, 문화, 사상, 종교를 이해해야 하는 필요성에서 탄생했다. 즉, 유럽인들에 의한 근대적 학문 체계로서의 불교학 연구는 철저한 문헌학적 고찰이었다. 그리고 일본은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을 통해 많은 유학생들을 서양으로 보내 이러한 문헌학으로서의 불교학을 배워오게 하였다. 저자가 유학하고 있는 도쿄대학교도 이러한 문헌학적 불교 연구의 전통이 강한 곳으로, 저자는 문헌학적 불교 지식을 토대로 불교의 전개 과정에서 가려져 있던 굴곡진 부분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간다.

[ 대승불교의 체계화에 기여한 나가르주나(용수)의 공사상 ]
고타마 붓다의 열반 이후 불교 내에서 다양한 부파들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중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는 변화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고유한 특징을 갖는 75개의 실재가 작용하고 있다는 이론을 구축했다. 그런데 설일체유부의 실재적 요소론에 대하여 소수의 불교도들은 그것이 고타마 붓다의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들은 설일체유부에서 말하는 75개의 요소도 우주의 본래 모습인 진리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지 못한 허구라고 보았다. 실재한다고 생각되는, 언어화되는 모든 것도 실은 일시적 약속으로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변화하는 우주 현상의 본질은 공(空)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이처럼 일체법(一切法)의 공성(空性)을 선언한 소수의 불교도들은 스스로를 대승불교라 칭하며, 진정한 지혜인 프라즈냐(반야)는 공의 체득을 통해 실현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이들 공성론자(空性論者)들은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은 ‘실재’하는 요소들에 의해 증명되지 않는다는 것, 다시 말해 그 실재조차 공임을 담대하게 천명하기에 이르는데 그 혁명 선언서가 바로 『반야경』이었다.

추천평

나의 제자 정상교 군이 『도쿄대학 불교학과』라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불교학의 기존 틀에 묶이지 않고, 유학 중 자신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스스로 생각하여 실로 솔직한 필치로 문장을 엮어나가고 있다. 정 군은 「인도 중관학에 의한 푸드갈라(인격주체) 비판」이라는 참신한 연구 분야를 박사 논문의 테마로 정하여 착실하게 연구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정 군만의 유머러스한 시점으로 이처럼 솔직하고 흥미 깊은 책을 집필하여 보기 좋게 완성하였다. 사실, 지도교수인 나로서는 제자 정 군이 박사 논문을 먼저 완성하기를 바라지만 이 작품 역시 저자만의 유머가 만들어낸 실력임을 나는 오히려 호의적으로 받아들인다. 이 책은 불교학의 흥미 깊은 면을 부각시켜 책을 손에 든 많은 사람에게 필히 불교학에 대한 신선한 놀라움과 깊은 감명을 안겨주리라 생각한다. 이에 마음속 깊이 추천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사이토 아키라(藤明) · 도쿄대학교 인도철학-불교학과 주임교수(인도 대승불교 중관사상 전공)

현재 한국 불교는 중국에서 발전한 선종(禪宗)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인지, 한국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 중 한 분인 원효대사가 인도 대승불교 사상의 양대 산맥 중 하나였던 유식학(唯識學)의 대가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나의 전공이 한국 불교인 관계로 한국 유학생인 저자와는 한국 불교의 이런 특징들을 주제로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래서 그가 보내준 『도쿄대학 불교학과』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저자가 이런 점을 문제의 식 삼아 책을 썼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
이 책은 불교 출현 이전의 인도 사상 및 인도 불교, 그리고 티베트 불교를 그 특징만을 잘 포착하여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위대한 역경승(譯經僧)인 쿠마라지바와 현장 삼장법사를 다루며 불교 경전이 중국으로 전해지는 과정도 잊지 않고 서술했다. 또한 대승불교 및 대표적인 대승불교 경전인 『화엄경』의 기원까지 언급하여 한국의 일반 독자들이 대승불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다른, ‘의심받는 대승불교’에 관해서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7장에서 고전 텍스트 『용수보살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이하여 학술적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일반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불교에 관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식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바쁜 학업 과정 중에 한 권의 책을 펴낸 저자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며 이제는 그의 훌륭한 박사 논문을 기대한다.
찰스 뮬러(Charles Muller) · 도쿄대학교 차세대인문학개발센터 교수(한국 불교 원효사상 전공)

단양 구인사의 천태종 역대 조사전(祖師殿)에는 천태종을 개창하신 천태 지의대사와, 그가 천태종의 사상적 종조(宗祖)로 받들었던 나가르주나(용수)보살을 함께 모셔두었다. 불교대학에서나 일반 불자들에게 교학 강의를 할 때면, 결코 쉽지 않은 용수보살님의 공사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책은 인도 불교에서 중국 불교, 그리고 티베트 불교와 한국 불교에 이르는 결코 녹록치 않은 2,500년 불교의 흐름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미있게 그려냈다. 그리고 이 흐름은 결국 마지막 장에서 용수보살의 대승 공사상으로 수렴되고 있는데, 덕분에 나의 고민 하나가 사라진 듯하다. 이 책을 통해 대중불교, 생활불교의 정신이 더욱 실현되기를 바란다.
강시용 스님 · 학교법인 금강대학교 법인사무처장, 거제 금강불교대학 학장

책 본문에도 잠시 소개되었듯이 저자와는 금강대학교 불교학부에서 1년 선후배 사이로 만났다. 졸업 후 유학을 떠날 때 후배님은 부처님 말씀을 대중을 위한 쉬운 언어로 풀이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하겠다 하였다. 그가 보내준 원고를 읽으며 저자가 그 서원(誓願)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문장 곳곳에서 가늠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소설 형식을 통해 복잡다단한 불교의 발전상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 이 책을 불교를 어렵게 생각하는 불자님들께 선물로 드리고 싶다.
박인덕 스님 ·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 재무부 재정국, 대한불교천태종 구리 금성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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