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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흉내 내기
1. 개미벌 2. 개미벌 닮은 참개미붙이 3. 말벌 4. 말벌 닮은 벌호랑하늘소 5. 사마귀 6. 사마귀 닮은 사마귀붙이 7. 무당벌레 닮은 십이점박이잎벌레 8. 홍반디와 홍반디 닮은 곤충들 9. 회황색병대벌레 10. 회황색병대벌레 닮은 노랑각시하늘소 2부 경고색(화려한 색과 무늬) 11. 으름밤나방 12. 주홍박각시 13. 흰뒷날개나방 14. 호랑나비 애벌레 15. 태극나방 3부 보호색(똥, 쓰레기 변장) 16. 곰보가슴벼룩잎벌레 17. 들메나무외발톱바구미 18. 적갈색남생이잎벌레 19. 풀잠자리 4부 보호색(몸색깔 변장) 20. 가시가지나방 21. 배자바구미 22. 극동버들바구미 23. 금빛갈고리나방 24. 흰가슴하늘소 5부 보호색(몸색깔 위장) 25. 대벌레 26. 검은다리실베짱이 27. 베짱이 28.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 29. 팔공산밑들이메뚜기 30. 섬구메뚜기 6부 독물질 31. 매미나방 32. 독나방 33. 남가뢰 34. 무당벌레 35. 큰광대노린재 7부 몸이 무기다 36. 신부날개매미충 37. 사슴풍뎅이 38. 대유동방아벌레 39. 큰노랑테가시잎벌레 40. 왕바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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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날개라지만, 곤충의 옷은 멋내기용이 아닌 생존용 옷!
곤충의 화려한 옷에 방어 전략을 속속들이 알아본다! 곤충은 저마다 상황에 맞는 옷을 입고 산다. 어떤 녀석은 수수한 보호색 옷, 어떤 녀석은 화려해 눈에 확 띄는 경고색 옷, 심지어 새똥 옷을 입고 사는 녀석도 있다. 알고 보면 곤충으로 산다는 것은 매순간 목숨을 건 위험한 게임. 경쟁자, 포식자에게 지는 것은 곧 죽음이자 가문의 멸망! 패자부활전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거친 세상!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지만 풀숲, 숲속, 흙속의 자그마한 곤충들에게 옷은 멋내기용이 아닌 생존용 옷, 살기 위한 절박한 선택! 옷을 방패삼아 가문을 이어 가는 곤충들의 놀라운 방어 전략을 속속들이 알아본다. (1)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까지, 곤충의 다양한 방어 전략! 인간을 비롯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다른 생명에게 의존해서 살아간다. 한마디로 식량이 있어야 산다는 것! 그래서 모든 생명은 자신을 잡아먹는 포식자가 있다. 먹이그물의 아래 단계에 있는 곤충 세계에도 늘 포식자가 들끓기 마련. 어떻게 하면 포식자의 눈을 따돌릴까? 어떻게 하면 숲속의 숨바꼭질 게임에서 살아남을까? 살아남은 자의 특권은 단 하나, 후손을 이어가는 것! 곤충에게도 뇌는 있다. 하지만 있다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디작은 뇌로 곤충의 방어 전략은 두뇌게임을 방불케 한다. 식물의 잎이나 줄기를 닮아 찾기도 힘든 녀석, 똥이나 잡동사니 쓰레기 뭉치처럼 생긴 녀석, 어떻게 독 물질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몸속에서 독성 있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녀석, 더구나 자기보다 힘센 곤충을 흉내 내기까지 하다니! 어디 그뿐인가? 뱀을 닮은 녀석, 큰 눈으로 포식자를 노려보는 녀석, ‘나 죽었소!’ 하며 꿈쩍도 안 하는 녀석, 공중회전돌기로 포식자를 교란하는 녀석, 심지어 거미줄을 끊고 달아나는 녀석도 있다.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까지 곤충의 방어 전략에서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깊은 슬픔을 동시에 얻는다. (2) 곤충들의 몸짓 언어에서 자연 선택의 신비가 보인다. 물리적 방어 전략_ 메뚜기처럼 날개와 발로 순식간에 삼십육계 줄행랑을 쳐 포식자의 눈앞에서 사라지기. 바구미류나 가시잎벌레류처럼 딱딱한 몸을 갖거나 삐죽삐죽한 돌기, 뾰족한 가시, 뻣뻣한 털로 무장해 포식자가 잡아먹기 힘들게 하기.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 버려 포식자가 죽었다고밖에 달리 생각할 길이 없게 만들기. 순간적으로 하늘로 치솟아 포식자를 깜짝 놀라게 하기. 몸을 무기 삼아 포식자를 따돌리는 물리적 방어 전략은 곤충 세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화학적 방어 전략_ 몸에 독 물질이 전혀 없는 곤충도 있지만, 무당벌레, 홍반디, 병대벌레, 가뢰처럼 몸속에 강력한 독 물질이 있는 곤충도 있다. 포식자가 사냥을 포기하게 만드는 전략 중 최고의 방법은 화학적 방어 전략! 벌의 독침에 찔리면 인간도 질겁하는데, 육식 곤충들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위급한 대처법이 온당 필요한 법. 뇌가 명령하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독 물질을 내뿜는 반사출혈은 가히 위기관리의 백미라 할만하다. 하이드로퀴논, 과산화수소 벤조퀴논 탄화수소, 알테이드, 페놀, 퀴논, 에스테르 등 듣기만 해도 스산한 화학물질을 작디작은 녀석들이 전통적으로 이용해 온 것! 가히 포식자 괴롭히기의 달인들이다. (3) 옷을 통해 드러난 곤충들의 합리적인 생존 방식 변장하는 곤충_ 주변 환경과 다르게 자신을 치장하는 방어 전략. 한마디로 자신의 본모습을 감춰 포식자를 속이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새똥하늘소나 배자바구미처럼 몸 색깔 자체가 똥 색이어서 잎에 붙어 있으면 포식자가 새똥인 줄 착각하게 되고, 온몸을 똥으로 칠갑하거나 허물이나 잎 부스러기 등을 몸에 붙여 쓰레기 뭉치로 보이도록 한다. 생물이 무생물로 변장했으니 움직이면 담박에 들킬 수도 있다. 그래서 변장하는 곤충은 대부분 한 자리에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굶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먹이나 짝을 찾아 가다 운 나쁘게 포식자를 만나면 또 방법은 있다. 뚝 아래로 떨어져 포식자의 눈에서 사라지고 떨어져서도 혼수상태에 빠져 죽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위장하는 곤충_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자신을 치장하는 방어 전략. 대표적으로 메뚜기들, 베짱이류, 자벌레 등이 있다. 주로 잎에서 지내는 녀석들은 풀색을 띠고, 주로 땅에서 지내는 녀석들은 검은색을 띠고, 나무껍질에서 지내는 녀석들은 나무껍질 색과 비슷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식물을 살피다가 뭔가 움직이는 낌새에 화들짝 놀라기도 하는데, 알고 보면 평생 숨바꼭질 놀이에 목매다는 애틋한 곤충들이다. 경고색을 타고난 곤충_ 곤충의 방어 전략은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몸 색깔이나 몸의 무늬에 전력투구를 하는 곤충들이 있다. 과학자들은 도드라지는 색깔과 무늬를 띤 곤충은 대부분 독 물질이 있기 때문에 이들 곤충은 포식자에게 ‘나 독이 있으니 맛이 없다!’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색과 무늬를 통틀어 경고색이라 하는데, 대표적인 몸 색깔은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흰색 등 아주 선명한 색이고, 대표적인 무늬는 눈알 무늬다. 포식자는 먹잇감의 날개나 몸에 그려진 큰 눈을 보고 자신을 노려본다고 여겨 쉽게 달려들지 못한다. 흉내 내는 곤충_ 경고색을 띤 곤충 중에 독 물질이 없는 곤충들도 있다. 독 물질도 없으면서 왜 경고색을 띠었나? 경고색을 띤 곤충들을 포식자가 쉽게 잡아먹지 못하니 방어 전략으로 흉내를 낸 것이다. 특정한 동물의 경고색뿐 아니라 행동까지 흉내 낸 녀석들도 있다. 자기 몸에 독침이 없는데도 포식자가 나타나면 독침을 찌르려는 시늉까지 한다. 흉내 낸 종들이 친척뻘이면 이해가 갈 만도 하지만 전혀 다른 조상을 가진 녀석들이 흉내를 내니 놀랄 수밖에. 우리나라에는 흉내 내기를 한 곤충을 만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필자는 야외 관찰을 통해 종 수와 개체 수는 적지만 홍반디의 화려한 색깔을 흉내 낸 곤충들을 종종 볼 수 있다고 한다. 숲속의 숨바꼭질 게임에서 승자는 누구인가? 오랜 진화 과정에서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타고나 후손을 이어 온 자, 그들이 승자다. 그렇기에 숲속의 복잡한 먹이망 에서 살아남은 지금의 모든 곤충이 바로 승자다. 안정된 공존 시스템이 지배하는 숲속에서 그들은 지속을 누린다. ※ 쉽게 접할 수 없는 곤충들의 명장면 「정부희 곤충기」 5번째 책 「곤충의 빨간 옷」은 앞서 나온 4권의 책에서 다루지 않은 우리나라 곤충들을 대상으로 방어 전략을 주제로 엮었다. 이 책에는 450여 컷에 이르는 곤충들의 생태 사진이 실려 있으며, 이 사진들은 오랜 관찰의 결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숨은 보석들이다. ■ 주요 내용 1부 흉내 내는 곤충 너무도 닮은 개미벌과 참개미붙이! 개미벌이 참개미붙이를 닮았을까? 참개미붙이가 개미벌을 닮았을까? 과연 누가 누구를 닮았을까? 정답은 참개미붙이가 개미벌을 닮았습니다. 왜일까요? 개미벌이 참개미붙이보다 훨씬 힘이 세거든요. 곤충 세계의 흉내 내기는 대개 힘 약한 곤충이 힘센 곤충을 닮는다고 곤충학계는 보고 있습니다. 참개미붙이는 독 물질을 한 방울도 만들지 않으니 그냥 손놓고 있는 것보다 개미벌을 닮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됩니다. 물론 참개미붙이가 의도적으로 개미벌을 흉내 낸 것은 아닙니다. 참개미붙이의 아주 먼 조상이 진화하는 동안 나타난 여러 변이형 중 개미벌을 닮은 조상이 생존에 유리해 오늘날까지 대를 이어 온 것입니다. 2부, 경고색을 띤 곤충 뭐니 뭐니 해도 아기 으름밤나방 하면 커다랗게 부릅뜬 ‘눈알 무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커다란 눈알 무늬는 몸의 중간 부분, 즉 두 번째와 세 번째 배마디의 옆구리 쪽에 선명하게 박혀 있습니다. 이 눈알 무늬의 정체는 뭘까요? 무늬만 눈이지 실은 가짜 눈입니다. 이 가짜 눈은 멋내기용이 아니라 살아남으려는 생존용으로, 힘 약한 녀석이 포식자에게 겁을 주려고 달고 있는 것입니다. 아기 으름밤나방은 몸뚱이만 컸지 자신을 지킬 무기나 독 물질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가진 거라곤 달랑 몸뚱이 하나뿐. 그래서 포식자가 보면 움찔하며 뒷걸음질치도록 눈알 문신을 몸에 새긴 것입니다. 3-4부, 변장하는 곤충 하도 신기하게 생겨 한 번만 봐도 눈이 번쩍 뜨이는 아기 들메나무외발톱바구미! 곤충이라니 곤충인 줄 알지 전혀 곤충답지 않습니다. 뭐랄까? 어찌 보면 노란 유약을 듬뿍 바른 자그마한 도자기 같고, 어찌 보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노란 보석 황수정 같고, 어찌 보면 끈적끈적한 분비물이 묻은 민달팽이 같고…… 분비물은 녀석의 연약한 몸을 지켜 주는 수호천사 역할을 합니다. 녀석은 행동이 빠릿빠릿하지 않고 굼떠 포식자가 나타나도 도망치지 못하지만, 분비물 옷에 푹 싸여 있어 포식자가 똥인 줄 착각하고 지나치기도 합니다. 5부, 위장하는 곤충 어미가 기린초 꽃봉오리에 알을 낳은 지 벌써 2주가 되어 갑니다. 드디어 알에서 아기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가 깨어납니다. 하지만 녀석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녀석의 생김새며 몸 색깔이 기린초 잎과 너무 똑같아 기린초 잎을 뒤져도 녀석이 보이지 않습니다. 생김새는 기린초 잎처럼 길쭉한 타원형에다 납작한 편이고, 몸 색깔은 기린초 잎처럼 초록색입니다. 특히 녀석의 몸 한가운데와 옆구리 쪽은 붉은색을 띠는데, 기린초 잎도 가장자리가 붉은색을 띱니다. 그러니 힘센 포식자가 보호색을 띤 녀석을 찾으려면 보통 애를 먹는 게 아닙니다. 6부, 독 물질을 만드는 곤충 강연 중에 단골로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나비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이 머나요?” “물론 눈은 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비비지는 마세요. 체질에 따라 나비 비늘에 예민한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조심해야 할 나방이 있습니다. 바로 독나방w 식구와 쐐기나방w 식구인데, 녀석들의 비늘과 털에는 독 물질이 들어 있어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눈까지 멀지는 않겠지만 끔찍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독 물질이 눈에 묻으면 결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니 그럴 때는 빨리 맑은 물로 씻어 내거나 비눗물 또는 암모니아수로 닦아 내고 긁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7부, 몸이 무기인 곤충 올 여름 장마는 무척이나 길어 하루도 습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잠시 비가 멎자 광릉수목원에 갑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어 보기만 해도 경이롭고 장엄합니다. 그런 나무들 사이를 걷는데 뽕나무의 연한 줄기에 새하얀 솜털 뭉치가 붙어 있습니다.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군요. 누굴까? 가만히 보니 솜털 뭉치가 살살 움직입니다. 솜털 뭉치에 몸이 가려 녀석이 보이지 않습니다. 슬그머니 손끝을 갖다 대니 별안간 ‘씨용’ 하고 포물선을 그리듯 튀면서 달아납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쫓아가 나뭇잎에 앉은 녀석을 들여다보니 신부처럼 새하얀 드레스를 차려입은 신부날개매미충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