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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밥상
숲 속은 먹이 정글, 밥상을 둘러싼 곤충들의 열정 소나타 양장
정부희
상상의숲 2010.04.15.
베스트
자연과학 top10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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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희 곤충기

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김진일(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
저자의 글

하나, 풀을 먹고 사는 곤충
1 따뜻한 앉은부채 꽃이 좋은 이른 봄 곤충
2 족도리풀 찾아 삼 만 리, 애호랑나비
3 소리쟁이에 의지하는 좀남색잎벌레
4 톡 쏘는 맛, 십자화과 풀을 찾는 단골손님
5 잡초 왕, 명아주에 달려드는 남생이잎벌레
6 국화하늘소와 고개 숙인 개망초
7 미나리냉이 줄기에 알 낳는 좁은가슴잎벌레
8 터널 공사하며 밥 먹는 납작한 광부곤충
9 박주가리 젖물과 싸우는 중국청람색잎벌레
10 편식하지 않아 먹이도 다양, 주머니나방류
11 황호리병잎벌, 별꽃 꽃봉오리에 구멍 내다

둘, 나무를 먹고 사는 곤충
1 참나무류 가지를 싹둑 자르는 도토리거위벌레
2 옻오를까 두렵지 않나? 왕벼룩잎벌레
3 버드나무에 거품둥지 튼 갈잎거품벌레
4 등에잎벌류, 밥 먹다가 물구나무서네!
5 가장 흔한 나무, 버드나무에 오는 곤충들
6 층층나무 잎에서 알 지키는 에사키뿔노린재
7 층층나무에서 송편 집 짓는 황다리독나방
8 딱총나무수염진딧물, 딱총나무의 터줏대감
9 오리나무만 찾아 먹는 오리나무잎벌레
10 잎사귀 집을 먹고 자라는 왕거위벌레
11 혹 속에서 조용히 식사하는 충영 곤충
12 개나리 새잎과 함께 자라는 개나리잎벌
13 작살나무에 말뚝 박은 큰남생이잎벌레
14 썩은 나무를 먹고 사는 꽃하늘소류
15 병꽃나무에서 열린 곤충 반상회

셋, 버섯을 먹고 사는 곤충
1 환각제, 갈황색미치광이버섯에 모인 곤충들
2 도깨비거저리의 먹이 지존, 말굽버섯
3 버섯만 보면 입맛 다시는 애기버섯벌레
4 흑진주거저리, 삼색도장버섯을 전세 내다

넷, 똥과 시체를 먹고 사는 곤충
1 자연식 똥이 필요해, 분식성 곤충
2 식욕 당기는 곤충들의 시체 밥상
3 알락파리, 우린 시체도 먹고 똥도 먹는다
4 하루살이 애벌레, 물속에서 뭘 먹고 사나?

다섯, 곤충을 먹고 사는 곤충
1 찌르기의 명수, 다리무늬침노린재
2 물자라, 왜 육지를 떠나 물속으로 갔나?
3 움직이는 놈은 모두 먹는다, 왕사마귀
4 공동육아의 달인, 쌍살벌
5 애벌레 속살 뜯어 먹는 기생벌 새끼
6 비행하며 먹이 낚아채는 왕파리매
7 뜀박질하며 먹이 잡는 길앞잡이
8 풀숲을 날아다니는 전갈, 밑들이
9 큰턱이 강력한 포식자, 긴날개여치
10 몸은 작아도 포식자, 노랑무늬의병벌레
11 포식자치고는 소박한 홍날개

부록
곤충과 식물의 한살이
곤충과 식물의 학명
참고자료
색인

저자 소개 1

작가한마디
곤충은 먹이에 따라 서식지가 달라지므로 곤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잣대는 결국 먹이, 곤충이 편식하지 않았다면 식물·곤충 다 사라졌을 것.
저자는 부여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던 산골 오지, 산 아래 시골집에서 어린 시 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 묻혀 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은 저자의 ‘정신적 원형(archetype)’이 되어 삶의 샘이자 지주이며 곳간으로 늘 함께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전국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저자 는 이때부터 우리 식물, 특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식물을 공부했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저자는 부여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던 산골 오지, 산 아래 시골집에서 어린 시 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 묻혀 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은 저자의 ‘정신적 원형(archetype)’이 되어 삶의 샘이자 지주이며 곳간으로 늘 함께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전국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저자 는 이때부터 우리 식물, 특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식물을 공부했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으며 새와 버섯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생태 공원인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자연과 곤충에 대한 열정을 키워 나갔고, 우리나라 딱정벌레목 대가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석사 학위를 받고 이어 박사 과정에 입학한 저자는 ‘버섯살이 곤충’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고,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한국의 버섯살이 곤충들을 정리할 원대한 꿈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최근까지 거저리과 곤충과 버섯살이 곤충에 관한 논문을 60편 넘게 발표하면서 연구 활동에 왕성하게 매진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곤충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고, 한양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같은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현재는 우리곤충연구소를 열어 곤충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 등에서 주관하는 자생 생물 발굴 사업, 생물지 사업, 전국 해안 사구 정밀 조사, 각종 환경 평가 등에 참여해 곤충 조사 및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왕성한 연구 작업과 동시에 곤충의 대중화에도 큰 관심을 가진 저자는 각종 환경 단체 및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서 곤충 생태에 관한 강연을 하고 있고, 여러 방송에서 곤충을 쉽게 풀어 소개하며 ‘곤충 사랑 풀뿌리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15년 〈올해의 이화인 상〉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정부희 곤충기’인 《곤충의 밥상》, 《곤충의 보금자리》, 《곤충의 살아남기》, 《곤충과 들꽃》, 《곤충의 짝짓기》, 《곤충의 집 짓기》와 《생물학 미리보기》, 《사계 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 〈우리 땅 곤충 관찰기〉(1~4권), 《생물학의 길잡이》, 〈세밀화로 보는 정부희 선생님 곤충 교실〉(1~5권),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정부희 곤충학 강의》 같은 책이 있다. 학술 저서로는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거저리과)〉 1권, 2권, 3권,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개미붙이과)〉, 〈한국의 곤충 (딱정벌레목: 버섯벌레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긴썩덩벌레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허리머리대장과, 머리대장과, 무당벌레붙이과, 꽃알벌레과)〉 들이 있다.

정부희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4월 1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1134g | 170*223*30mm
ISBN13
9788996160458

책 속으로

(1) 하나, 풀을 먹고 사는 곤충
곤충들은 아무 식물이나 마구 먹지 않는다. 대부분은 좋아하는 식물이 따로 있고, 좋아하는 부위가 정해져 있다. 잎살만 먹는 녀석, 즙만 먹는 녀석, 썩은 나무만 먹는 녀석, 꽃가루와 꿀을 먹는 녀석 등. 만일 모든 종류의 곤충이 모든 식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면, 식물도 사라지고, 식물을 먹이로 삼는 곤충들도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곤충들은 현명하게도 식물 먹이를 정해 놓고 각자의 입맛에 맞게 부위를 달리해 식사하기 때문에 식물도 살고, 곤충도 식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곤충들이 이렇게 먹이 식물을 달리한 까닭은 무엇일까?

식물은 자신이 만든 영양분을 훔쳐 먹는 곤충을 막기 위해 독성 방어물질을 몸속에 저장하고 있다. 이 방어물질은 곤충을 죽음에 이르게도 할 만큼 독성이 강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식물이 내뿜는 독성 물질에 곤충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적응해 왔다. 애호랑나비 애벌레는 다른 식물은 전혀 입에 대지 않고 오직 족도리풀류만 먹는다. 새끼의 먹이가 족도리풀이니 애호랑나비 어미는 알 낳기 위해 숲속을 샅샅이 뒤져 족도리풀을 찾아낸다. 곤충들이 자신이 먹을 먹이나 새끼의 먹이를 귀신같이 찾는 것은 식물이 내뿜는 방어물질 냄새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물과 곤충의 생존 싸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잡초 중의 잡초 명아주는 자신을 맛나게 먹는 남생이잎벌레를 막아내기 위해 언제 새로운 방어물질을 개발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곤충들도 아니다. 조상이 그러했듯 자신의 종족이 계속 살아남도록 먹이를 먹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 나갈 것이다.

(2) 둘, 나무를 먹고 사는 곤충
도토리거위벌레 암컷은 딱딱한 껍질로 둘러싸인 도토리에 알을 낳는다. 어떻게 껍질을 뚫는 것일까? 도토리거위벌레의 기다란 주둥이에는 톱니바퀴마냥 이빨이 빙 둘러 나 있다. 이 이빨이 드릴 역할을 해 껍질을 뚫는다고 여겨진다. 키 큰 참나무류를 찾아와 도토리에 알을 낳고는 그냥 가지 않는다. 알 낳은 도토리 달린 가지를 땅에 떨어뜨린다. 왜 그럴까? 도토리 속을 파먹고 자란 애벌레가 땅 속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되기 때문이다. 키 큰 나무에 그대로 두었다가는 조그마한 애벌레가 무슨 수로 땅까지 내려온단 말인가? 뇌가 깨알보다도 작아 그냥 ‘뇌가 있다’고만 말할 수 있는 곤충들, 그들이 나무를 무대로 펼치는 생활 방식은 실로 놀라움 그 자체다.

옻나무를 게걸스레 먹어 대면서 온몸에 똥칠하는 왕벼룩잎벌레 애벌레, 물관부 즙을 실컷 먹고는 꽁무니로 거품을 내 자신의 거처를 직접 만드는 거품벌레 애벌레들, 황다리독나방은 또 어떤가? 애벌레는 알에서 깨어나면 층층나무 잎을 송편처럼 접어 그 속에서 살아간다. 왕거위벌레 어미는 아예 새끼 집을 직접 만들고는 알을 낳고, 꽃하늘소류는 썩은 나무 중에서도 적당히 썩은 나무만 귀신같이 알아내곤 적당한 위치에 알을 낳는다. 수많은 곤충이 자연 상태 그대로를 집으로 삼거나, 필요하면 자연을 재료 삼아 집을 짓고는 지은 집을 먹이창고로 이용하며 자란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곤충들은 수많은 시간을 거쳐 생존해 온 최후의 승자들이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수많은 적응 실험을 하다 사라져 간 곤충의 수는 얼마나 많을까? 현존 곤충들은 우여곡절을 거쳐 빈틈없는 생존전략을 세워 온 조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3) 셋, 버섯을 먹고 사는 곤충
천의 얼굴이란 별명을 가진 버섯과 버섯을 먹고 사는 버섯살이 곤충. 버섯살이 곤충은 땅이나 나무에서 나는 버섯을 맛있게 먹으며 평생을 버섯에서 살다 죽는다. 사람이 먹으면 환각 증상이 일어나는 갈황색미치광이버섯에는 알락애버섯벌레, 밑빠진벌레류 등이 찾아와 버섯살을 맛나게 먹고는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버섯 속을 돌아다니며 버섯 밥을 먹으며 성장한다. 깜깜한 버섯 속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잘도 돌아다니니 굳이 햇볕 보러 나올 일도 없다. 그런데 버섯에 곤충이 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포식성 곤충 풍뎅이붙이류가 나타나 배부르게 식사를 한다. 도대체 버섯살이 곤충들은 버섯을 어떻게 찾는 걸까? 버섯이 내뿜은 냄새를 좇아오는 것이다. 특히 썩기 시작한 버섯에는 통통해진 애벌레가 많다는 것을 포식성 곤충은 잘도 알고 있다.높다란 나무에 턱하니 걸려 있는 커다란 말굽버섯. 한국에선 아주 보기 드문 버섯이다. 그 속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노란 털방망이가 끝에 달린 뿔을 가진 이름도 예쁜 도깨비거저리. 도깨비거저리는 귀하디귀해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니 도깨비거저리를 발견하면 행운이 덩굴째 들어온 것이다. 애벌레들은 딱딱한 말굽버섯에서 층층이 구멍을 뚫어 놓고 실컷 먹고 자라고, 번데기를 거쳐 우화한 어른벌레는 버섯 밖으로 나와 버섯 표면을 갉아 먹는다. 삼색도장버섯, 구름버섯, 줄버섯 등 숲 속의 버섯 속에는 인간 모르게 작은 곤충들의 만찬이 매일같이 벌어진다.

(4) 넷, 시체와 똥을 먹고 사는 곤충
소똥구리가 모습을 감춘 이유는 자연식 밥을 먹고 싼 소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애기뿔소똥구리 또한 사라질 운명에 처했지만 용케 말 똥, 염소 똥을 먹이 삼아 지금까지 살고 있다. 똥 속에 파묻혀 신나게 똥 밥을 먹는 분식성 곤충들, 온몸에 똥이 덕지덕지 발라져도 싫어하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고, 더욱 신나 똥밥을 배불리 먹는다. 똥 속에는 소화되지 않은 영양분이 풍부하다. 영양분이 많은 먹이를 곤충들이 가만둘 리 없다. 그래서 자연은 곤충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잘 차려진 밥상인 것이다. 똥은 단지 식당만 되는 것이 아니다. 똥과 평생을 사는 곤충들에게 똥은 짝짓기 장소도 되고, 화장실도 되고, 애벌레가 자라는 육아실이기도 하다.

또 시체 밥상은 어떤가? 길바닥에 죽은 동물 시체, 죽은지 얼마 되지 않아 시체에 즙이 풍성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파리류 애벌레인 구더기가 시체 밥상을 먹느라 정신이 없다. 어른 쉬파리류는 얼른 새끼들에게 밥을 먹이려고 날면서 알이 아니라 구더기를 뚝뚝 시체 속으로 떨어뜨린다. 시체에 안착하자마자 애벌레는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시체가 먹이인 줄 알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시체가 말라붙기 전에 얼른 먹고는 애벌레 시기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체 밥상에 곤충들이 그득하면 이들을 잡아먹으려고 포식성 곤충이 등장한다. 어떻게 때를 놓치지 않고 등장해 곤충을 배불리 잡아먹고 알도 낳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5) 다섯, 곤충을 먹고 사는 곤충
활동성이 강한 포식성 곤충,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눈을 한곳에 고정시켜서는 안 된다. 움직이는 놈들을 잡아먹느라 그들의 재빠른 몸놀림을 잘도 쫓아가야 한다. 초식곤충이야 움직이지 않는 식물을 먹으니 먹이를 발견하면 엉덩이 붙이고 먹지만 포식성 곤충의 먹이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러니 먹이를 발견하면 보는 족족 잡아먹느라 갖은 애를 쓴다. 그들의 주둥이는 뾰족하다. 주둥이가 뾰족하면 씹어 먹을 수가 없으니 먹잇감 몸속에 찔러 넣고는 소화효소를 분비해 먹이 속살을 흐물흐물하게 만든다. 이렇게 요리가 완성되면 그때 주둥이로 쭉쭉 빨아 먹는다. 곤충을 잡아먹으니 그들의 사냥술은 곤충마다 다양하다. 왕눈이 왕파리매, 날 수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해 마치 매가 사냥을 하듯 날면서 먹이를 낚아챈다. 이에 반해 뜀박질의 대가 길앞잡이는 달리는 능력을 십분 이용해 쏜살같이 달리며 먹이를 낚아챈다. 몸은 가만히 있고 목만 돌릴 수 있는 인내심의 달인 왕사마귀, 말벌이 공격해 오면 속수무책인데도 공동육아를 위해 집을 짓는 쌍살벌들, 말벌이 공격한 뒤 남겨진 쌍살벌 집은 폐허나 마찬가지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곤충은 살아 있는 생명이다. 생명을 생명답게 실감으로 전달하는 책은 누구나가 환영하는 책일 것이다. 이를 위해 야외 생물학은 자연 속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 때문에 곤충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책에 담아낼 수 있다. 그런데 곤충들은 생김새며 행동 방식, 한살이 등이 곤충의 종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일상생활이 곤충마다 다르다. 그런 곤충 세계를 이해하는 중심 코드는 무엇인가? 그 다양성을 이해하는 통로는 무엇인가? 더 나아가 생태계를 이해하는 핵심인 먹이망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 속에서 탄생한 것이 곤충의 밥상이다.

곤충들의 먹이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종류의 먹이를 먹느냐에 따라 외모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다. 애벌레와 어른벌레의 먹이가 같고 다름에 따라 알 낳는 장소가 달라지고, 충분한 먹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알을 낳는가 하면 식물을 먹던 곤충 중 일부는 육식곤충으로 진화했고, 육지에 살던 곤충 중 일부는 물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는 수서곤충으로 바뀌었다. 식물을 먹던 원시 벌류 중 일부는 육식을 하면서 허리가 잘록해졌고, 애벌레 스스로 먹이를 해결하는 곤충이 있는가 하면 공동육아를 하며 애벌레에게 먹이를 날라다 주기도 하고, 아예 먹이 집을 만들어 새끼가 그 집에서 먹이를 해결하도록 한다. 똥도 먹고, 시체도 먹고, 버섯도 먹고…… 먹이를 둘러싼 곤충의 세계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무궁무진한 놀랍도록 매혹적인 세계다.

프랑스에는 ‘파브르 곤충기’, 한국에는 ‘정부희 곤충기’
- 인문학도에서 이학박사로 변신한 저자의 예사롭지 않은 통찰력

인문학의 세계와 생물학의 세계를 두 손에 쥐고 있는 저자 정부희의 예리한 통찰력, 풍부한 감각, 섬세한 관찰은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문을 활짝 열어젖혀 무엇을 보아야 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자연을 읽고 사고하는 통로를 보여 준다. 자연 언저리에서 서성이며 머뭇거리는 이에게는 자연에 발을 들여놓게 만들고, 자연을 만지작거리며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는 이에게는 자연을 보는 눈을 뜨게 만들고, 이미 자연 속에 발을 들여놓은 이에게는 시야를 넓혀 주어 자연을 샅샅이 뒤지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프랑스 파브르가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곤충 세계와 식물 세계를 실을 꿰듯 엮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천재적인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 정부희 또한 그의 첫 책에서 예사롭지 않은 통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어 저자가 담고 있는 역량의 규모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 ‘제2의 파브르’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150년 전에 프랑스에서 파브르가 보여 준 사고, 자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생각난다.”(한국 딱정벌레목의 대가 김진일 성신여대 명예교수)
“저자는 그의 곤충기 제1권을 파브르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냈으니 10권도 아니라 20권을 내는 것도 가능하리라.”(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곤충 세계를 뛰어넘어 자연을 넘나드는 저자의 탁월한 역량
- 저자의 몸속에서 번식하고 성장해 온 자연

곤충학자인 저자는 곤충 세계는 물론이고, 식물 세계, 버섯 세계, 썩은 식물질 세계를 마치 제 몸인 양 성큼성큼 자유로이 넘나들며 곤충들의 삶을 뒤쫓고 있다. 그 거침없는 행보를 보면 저자의 역량이 어디가 끝인지 가늠이 전혀 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시절까지 오지나 다름없는 산골 마을에서 호롱불로 밤을 밝히며 십 수 년 동안 매일같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읽어 낸 수많은 생명들의 생활사는 본격적인 학자의 길로 들어서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저자의 몸속에 깊숙이 녹아들어 번식하고 성장해 왕국을 건설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 전반에 대한 탁월한 관찰과 성찰은 ‘한국의 파브르’라는 극찬을 받기에 손색이 없다.

곤충들 스스로 개발한 먹이 전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 곤충에게 숲 속, 풀숲은 더없이 잘 차려진 훌륭한 밥상이다.

생태계의 먹이망은 누가 만들었는가? 당연히 먹고 먹히는 생명들 스스로가 마련한 생존전략의 결과물이다. 지구상의 동물 가운데 알려진 곤충의 종 수만 해도 100만 종에 육박하니 생태계의 먹이망에서 곤충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책에는 곤충의 먹이를 풀, 나무, 버섯, 똥과 시체, 곤충으로 나눠 보여 주면서 곤충들이 먹이에 적응한 과정, 먹이를 찾는 방법, 먹는 부위와 방법, 먹는 동안 천적을 피하는 방법, 먹이에 따른 생김새와 한살이의 차이, 먹고 먹히며 생존을 이어가는 먹이망 등 먹이를 둘러싼 곤충들의 생존전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먹이를 통해 드러난 곤충들의 합리적인 삶의 방식
- 수수께끼 같은 곤충들의 생활 방식과 먹이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질문을 던져 보라. ?떤 질문이든 가능하다. 상상하기를 멈추지 마라.’ 저자가 책 전체를 통? 던지고 있는 메시지다. 왜 그런가? 수수께끼 같은 곤충들의 삶은 모두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좇으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곤충들의 다양한 먹이 밥상을 발견하게 만든다. 녀석이 무엇을 먹는지 알게 되면 인간의 시각으론 이해되지 않는 곤충들의 생활사가 보이고,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추운 이른 봄 곤충들은 왜 앉은부채 꽃을 찾는가? 곤충들은 저마다 먹이식물이 다르다. 그 이유는? 갖춘탈바꿈을 하는 곤충들이 안갖춘탈바꿈을 하는 곤충들보다 수적으로 왜 우세한가? 왜 수많은 곤충들이 둥지를 짓고 사나? 왕파리매가 날면서 먹이를 낚아채는 이유는? 초식성 곤충과 육식성 곤충은 무엇이 다른가? 겨울잠이며 여름잠을 왜 그토록 오래 자나? 애벌레가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날면서 애벌레를 시체 속에 뚝뚝 떨어뜨리는 까닭? 자기 몸길이보다 10배나 긴 똥을 싸는 이유? 물에 사는 곤충은 육지에서 왔다는데? 벌레혹! 왜 생기지? 도토리거위벌레 주둥이에는 왜 톱니처럼 이빨이 나 있나? 진딧물 꿀똥을 먹으러 개미가 나타나면 식물이 신이 난다는데? 도대체 자기 몸에 똥칠은 왜 해?…… 이 모든 질문의 해답을 곤충들의 먹이밥상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 최초로 소개되는 버섯살이 곤충들의 생활사
-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황무지, 한국의 버섯살이 곤충이 모습을 드러내다

한국에 살고 있는 버섯살이 곤충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그들은 지금까지 자세히 다뤄진 적이 없다. 하지만 저자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버섯과 그 버섯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한국의 버섯살이 곤충 모두를 정리할 원대한 꿈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버섯살이 곤충의 세세한 생활사는 한국 최초로 세상에 공개되는 것이다.

※ 쉽게 접할 수 없는 곤충들의 명장면
이 책에는 500컷에 이르는 곤충들의 생태 사진이 실려 있다. 그중에는 보기 드문 곤충들의 사진들이 있다. 귀하디귀한 도깨비거저리, 짝짓기 중에 입맞춤하는 알락파리류, 암컷에게 줄 짝짓기 선물인 곤충을 잡아 지키는 밑들이, 한국에서 보기 드문 말굽버섯과 그 속에서 사는 버섯살이 곤충 등 직접 마주치기 힘든 곤충들의 명장면은 드라마틱한 생활사를 알게 해 준다.

추천평

150년 전 프랑스에서 파브르가 보여준 사고, 자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진다.
곤충의 삶은 실로 알면 알수록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다. 아, 이렇구나 생각하는 순간 전혀 다른 삶을 보여주는 녀석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쌓아두었던 지식이 한순간에 무너짐을 느낀다. 그것이 자연의 신비고 자연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다. 닫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 무한의 공간인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선 생태계의 먹이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 정부희는 먹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곤충 세계를 펼쳐 보임으로써 다름 아닌 자연철학의 근간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곤충 세계를 헤집고 다니도록 만들고, 상상력이 하늘로 날아올라 곤충 세계를 샅샅이 뒤지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이렇듯 책 곳곳에 풍부하게 발휘된 저자의 탁월한 역량을 보면 150년 전에 프랑스의 파브르가 보여준 사고, 자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진다. 저자 정부희가 제2의 파브르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진일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 / <파브르 곤충기> 전10권 완역)
『파브르 곤충기』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분명히 ‘정부희 곤충기’도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파브르 곤충기』가 곤충의 모든 면에 대해 쓴 글이라면, ‘정부희 곤충기’ 『곤충의 밥상』은 곤충의 식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쓴 글이다. ‘다 먹자고 하는 일’이라 했던가? 곤충들의 식생활만 들여다봐도 결국 그들의 삶 전체가 보인다. 이 책 속에는 곤충학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관찰 결과들이 무수히 많다. 나도 평생 곤충을 연구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 저자 정부희가 대학 시절에 영문학을 전공한 탓일까? 그의 글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과학책들이 갖고 있는 낯설고 어려운 찌푸림이 없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술술 읽힌다. 배우는 줄 모르고 배우는 것만큼 훌륭한 교육이 없는데, 정부희 박사는 우리를 그렇게 은근슬쩍 가르친다. 정부희 박사는 그의 곤충기 제1권을 파브르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냈으니 파브르보다 더 많은 책을 내는 것도 가능하리라. 그의 다음 책은 곤충의 어떤 습성에 초점을 맞춘 책일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 / <개미제국의 발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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