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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간기(雁木)의 노래 제2부 해명(海鳴) 속을 제3부 위도(緯度)가 보인다 원주 및 옮긴이 주석 김시종 시인 연보 옮긴이 후기 |
金時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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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의 끊어진 길’을 돌파해 “숙명의 위도”를 온몸으로 넘어서다
김시종 시인의 『장편시집 니이가타』의 한국어 완역은 출간(1970)으로부터 45년 만이고, 집필(1959년 전후)로부터는 반세기를 넘어서 나오게 됐다. 이 시집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4?3항쟁, 밀항, 6?25, ‘귀국사업(북송사업)’에 이르는 역사적 시공간이 “다이내믹한 언어구조공간”(오노 토자부로) 가운데 펼쳐진다. 이 시는 시적 화자가 ‘탈바꿈/변신’ 해가며 역사적 시공간을 넘어서려는 ‘주체’의 모색 과정을 찢겨진 존재들의 역사적/비극적 행로를 통해 형상화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역사의 끊어진 길’을 돌파해 “숙명의 위도”를 온몸으로 넘어서려는 시인의 ‘아름다운’ 분투가 펼쳐진다. 이 시집에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이 시집은 일본어로 쓰여진 그리 많지 않은 장편시집 가운데 하나로 일본 작가들의 ‘서정’ 의식과는 매우 다른 시적 세계를 보여준다. 김시종 시인에게 ‘서정(抒情)’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타자(他者)’ 인식 및 그의 사상과 밀접하게 결부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인이 “일본적 서정”(오세종)에 편입되지 않는 ‘서정’을 이 시집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인은 일본 근대의 ‘서정’ 인식이 “인간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사람을 훼손하는 것에 힘을 빌려주고 있다”며, “타자와의 겹쳐짐을 전혀 생각하지”(『논조(論調) (특집 김시종)』 대담 중에서, 2013)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 시집에는 ‘타자’와의 겹쳐짐을 인식한 인간 회복의 ‘서정’이 담겨있다. 둘째는, 시인이 일본어를 자명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 관계로 인식해 마치 “못으로 벽을 긁는 것”같은 울림을 갖는 이언어(異言語)를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인은 이러한 일본어를 통한 작품 활동을 “일본어에 대한 복수”라고 명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인이 밝히고 있듯 ‘복수’란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민족적 경험을 일본어라는 광장에서 서로 나누는” 것, 즉 상생적인 것이다. 2. 일본에서 살아가는 최초의 마디[結節]가 된 시집 시인에게 있어 『장편시집 니이가타』는 일본에서 살아가는 최초의 마디[結節]가 된 시집이다.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지평선(地平線)』은 1955년 12월에 간행됐는데, 같은 해 5월 재일조선인운동도 그때까지의 민전(재일본조선민주주의통일전선)이었던 것이 조선총련(재일본조선총연합회)으로 조직체가 대체돼 갔다. 남북조선을 찢어놓는 분단선인 38도선을 동쪽으로 연장하면 일본 니이가타시(新潟市)의 북측을 통과한다. 시인에게는 본국에서 넘을 수 없었던 38도선을 일본에서 넘는다고 하는 발상이 무엇보다 우선 있었다. 북조선으로 ‘귀국’하는 첫 번째 배는 1959년 말, 니이가타항에서 출항했는데, 『장편시집 니이가타』는 그때 당시 거의 다 쓰여진 상태였다. 하지만, 출판까지는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지 않으면 안 됐다. 시인은 모든 표현행위로부터 핍색(逼塞)을 강요당했던 터라, 오로지 일본에 남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재일’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 발견해야만 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이른바 『장편시집 니이가타』는 시인이 살아남아 생활하고 있는 일본에서 또다시 일본어에 맞붙어서 살아야만 하는 “재일을 살아가는(在日を生きる)” 것이 갖는 의미를 자신에게 계속해서 물었던 시집이다. 시인은 1970년 겨울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10년간 보관만 하고 있던 『장편시집 니이가타』를 소속기관에 상의하지 않고 세상에 내놓아 조선총련으로부터의 모든 규제를 벗어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