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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 후
대화 땅 주택 공간 배경 가구와 그림 취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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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집의 첫인상은 ‘서울에서 처음 보는 집’이었어요. 소위 말하는 ‘양옥’이라든지 ‘1970년대 스타일의 집’같은 유형화된 건축물들이 있는데, 이 집은 전혀 아니었어요. 독특한 생김새가 꼭 영화에 나올 것 같이 생겼잖아요? 또 주변으로는 1980~1990년대에 지어진 빌라 건물들이 들어섰는데 이 집만 섬처럼 단독주택으로 남아 있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땅」중에서 제가 신축을 한다고 해도 이렇게는 못했을 것 같아요. 분절되고 회유하는 공간은 건축주에게 익숙지 않을 수도 있고요. 과연 어떤 건축주가 집을 지으려고 하는데 이렇게 작고 올망졸망한 공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단일 공간으로 시원하게 탁 트이게 만들어주세요’ 하지 않을까요. ---「주택’」중에서 처음부터 셋이 같이 미팅하고 가구, 인테리어, 건축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며 작업이 진행됐어요. 그랬더니 집에 굉장히 ‘집다움’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그저 작품 같은 집이 아니라 살가운 집이 된 것 같아요. 보통 때와는 다른 경험이었어요. ---「배경」중에서 저는 집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자 거주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이 그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갤러리스트인 제 직업 때문이기도 하고 이전부터 인테리어 작업을 할 때 항상 그래왔고요.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할 때에도 소장님께 그림 걸 벽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요청드렸어요. 그림을 걸 수 있도록 합판을 투 플라이로 공사하고, 조명도 설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한 거죠. ---「가구와 그림」중에서 이 집에 방문했던 사람들 중 한 분이 “나는 이 집의 취향을 사고 싶어” 하더라고요. 이런 건 한 번에 되는 게 아니니까요. 그 분이 “돈의 격차는 줄일 수 있는데 꿈의 격차는 못 줄여” 하면서 그냥 이 집과, 가구와, 구석구석의 작은 부분과 이런 모든 취향을 사고 싶다고 한 그 얘기가 기억이 나요. ---「취향」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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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하나의 달리기를 하는 법
일반적으로 집을 짓는다하면,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하고, 그다음에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인테리어와 가구를 완성하고, 클라이언트가 대가를 지불하여 공간을 이용하는 식이다. 이와 달리 H 하우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세 주체가 서로의 업역을 사뿐히 넘나들며 협업했다. 이 긴밀한 과정을 책에 고스란히 담기 위해 세 사람의 대화를 주축으로 하고, 비하인드 스토리, 분야별 정보 등 참고할만한 내용을 작은 귓속말처럼 별도의 편집자주로 추가했다. 편집자주는 객관적 정보뿐 아니라 현장 분위기까지 전달하고, 때로는 독자의 입장에 가깝게 주관적인 생각이나 감상을 적극적으로 펼쳐 놓기도 한다. 책 속의 인터뷰이들과 이 책을 읽는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길 바랐다. 이들의 대화를 가까이 그리고 멀리 따라가 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