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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한때 소설이었던 것 1 소설가이고요, 소설을 씁니다 2 오직, 장면뿐 3 난…… 샘날 땐 「동주」를 봐 4 소설은 무엇으로 쓰는가 5 웃음과 모욕 6 박종율 7 사이가 좋군요 8 나는 너무 나라서 9 불 꺼진 장례식장에 앉아 소설을 쓴다는 것 Outro 산문의 어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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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실 때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 짓을 하나’ 푸념하곤 하지만, 사실 그건 소설을 향한 지독한 짝사랑의 발로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큼 내게 다가와주지 않는다. 당연하다. 언제나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법이니까.
--- pp.21-22 「소설가이고요, 소설을 씁니다」중에서 투고와 낙방을 거듭하며 소설을 습작하던 때엔 시기심도 정점에 이르렀다. 당선작과 심사평이 실린 문예지가 배본되는 날이면 광화문 교보문고로 달려가 매대 앞에 선 채로 잡지를 읽으며 시기심을 한껏 끌어올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당선자의 나이가 어떻게 되고, 어느 학교에서 누구를 사사했는지 등등 약력과 소감에 적힌 정보를 하나하나 톺아보며 나와 견주기도 했다. --- p.45 「난…… 샘날 땐 「동주」를 봐」중에서 소설을 쓰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듯한 기분을 종종 느끼곤 하는데, 어머니의 말을 가만 곱씹다 보면 그래도 언젠가는 끝이 나오긴 하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터널을 빠져나온 나는 더 이상 뭔가를 써내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그런 미래의 내겐 터널 속의 내가 치열하게 써 온 것들이 남아있을 테니까. 그런 미래를 상상하자면 지금 뭔가를 쓰고 있는 게 조금은 덜 막막하게 느껴진다. --- pp.85-86 「박종율」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