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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머리말 1장 신화 2장 정리 3장 공간 4장 힘 5장 그림자 6장 형상 7장 우연 8장 일터 9장 정신 10장 섬 11장 생존 12장 망각 13장 상상 14장 정체성 15장 집 맺음말 감사의 말 주 도판 출처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Alberto Mangu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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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서가가 빼곡히 들어찬 공간에서 길을 잃으면 재밌는 모험에 나선 기분이 들고, 일정한 원칙에 따라 배열된 문자와 숫자가 언젠가는 나를 약속된 목적지로 인도해줄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에 넘친다. 책은 먼 옛날부터 예언의 도구였다. 그래서 노스럽 프라이는 “큰 도서관은 많은 언어를 구사하고, 텔레파시로 교감하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듯하다”라고 말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 p.12
모니터와 코덱스는 상부상조하며, 독서가의 책상에서 얼마든지 원만하게 공존할 수 있다. 가상 도서관을 종이와 잉크로 된 전통적인 도서관에 비교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독서에는 때때로 깊이와 환경이 필요하고, 느리게 독서해야 할 때도 있다. 둘째, 전자 테크놀로지가 아직은 완전하지 않아 계속 발전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어떤 저장장치가 폐기되면 옛날에 그곳에 저장했던 자료를 되살려내기 어렵다. 셋째, 종이책을 휘리릭 넘겨보고 서가 사이를 배회하는 것도 독서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부분인데, 모니터에서 위아래나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는 그런 즐거움을 대신할 수는 없다. 여행담을 읽고 입체 영화를 본다고 이것이 실제 여행과 똑같을 수 있겠는가! --- p.89 우리는 어떤 도서관에서는 희망을 읽고, 어떤 도서관에서는 악몽을 본다. 우리는 도서관을 그림자에서부터 끌어낸다고 믿는다. 우리가 즐겁게 살기 위해서 책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부정확하고 어리석은 생각에서 비롯되는 위험, 작가가 겪는 경련이나 장애에 대한 걱정, 시간과 공간의 제약 등에 대해서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책을 만들어내는 일에 몰두한다. 우리는 인쇄기가 발명된 이후 발간된 책보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이야기꾼들이 대대로 꿈꾸며 상상했던 책들로 훨씬 큰 도서관을 꾸밀 수 있다. 상상의 세계에서는 아직 쓰이지 않았을 뿐, 인간이기에 피할 수 없는 실수와 결함에서 벗어난 책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내 도서관 앞의 회화나무 두 그루가 드리운 어둠에 앉아, 완벽한 책들로 채워진 서가들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목록에 더하지만, 그 책들은 이튿날 아침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 p.301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에게, 소설에서 표현된 세계는 똑같아 보인다. 모든 책이 하나의 도서관에 있는 셈이다. 그는 스위스, 오크니 제도, 독일, 러시아, 잉글랜드, 황량한 타타르 지역 등 곳곳을 떠돌아다니지만, 어떤 사회에서도 고유한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를 가나 똑같아 보인다. 그에게 세상은 아무런 특색도 없는 곳이다. 그는 이런저런 역사책에서 구체적인 것들을 배우지만 추상적으로도 생각할 줄 안다. “같은 종을 지배하고 학살하는 정치 문제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읽었다. 선을 향한 뜨거운 열망과 악에 대한 증오심이 내 안에서 불끈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하지만 이런 교훈도 결국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도서관은 그가 이해할 수 없는 글로만 가득하다는 걸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결국 깨달았을 테니까.--- p.326 한층 더 큰 즐거움을 약속하는 책들로 가득한 서가들 사이를 거닐면서 느끼는 도서관을 향한 사랑, 도서관을 구석구석까지 보려는 열망, 그리고 도서관을 완성했다는 자부심은 우리가 온갖 불행과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살더라도 질투하는 신이 우리에게 바라는 광기 뒤로 감추어진 질서에 대한 더 큰 친밀함, 위안, 어쩌면 구원의 믿음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그런 증거는 가장 행복하고 가장 감동적인 것이기도 하다. --- p.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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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 도서관에 쏟아진 언론의 찬사
망구엘이 책을 펼치면, 글들은 날아올라 기쁨의 춤을 춘다. 독창적이고 방대한 지식을 가진 두뇌와 만나 흥에 겨운 탓이다. 그는 침묵의 묘지를 지키는 파수꾼이 아니라, 책들의 축제를 관장하는 자이다. 『업저버』 알베르토 망구엘은 언어의 파수꾼이며, 책의 수호자이다. 『글로브 앤드 메일』 ■ 책 속으로 지금도 서가가 빼곡히 들어찬 공간에서 길을 잃으면 재밌는 모험에 나선 기분이 들고, 일정한 원칙에 따라 배열된 문자와 숫자가 언젠가는 나를 약속된 목적지로 인도해줄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에 넘친다. 책은 먼 옛날부터 예언의 도구였다. 그래서 노스럽 프라이는 “큰 도서관은 많은 언어를 구사하고, 텔레파시로 교감하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듯하다”라고 말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_머리말 중에서 모니터와 코덱스는 상부상조하며, 독서가의 책상에서 얼마든지 원만하게 공존할 수 있다. 가상 도서관을 종이와 잉크로 된 전통적인 도서관에 비교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독서에는 때때로 깊이와 환경이 필요하고, 느리게 독서해야 할 때도 있다. 둘째, 전자 테크놀로지가 아직은 완전하지 않아 계속 발전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어떤 저장장치가 폐기되면 옛날에 그곳에 저장했던 자료를 되살려내기 어렵다. 셋째, 종이책을 휘리릭 넘겨보고 서가 사이를 배회하는 것도 독서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부분인데, 모니터에서 위아래나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는 그런 즐거움을 대신할 수는 없다. 여행담을 읽고 입체 영화를 본다고 이것이 실제 여행과 똑같을 수 있겠는가! _3장 공간 중에서 우리는 어떤 도서관에서는 희망을 읽고, 어떤 도서관에서는 악몽을 본다. 우리는 도서관을 그림자에서부터 끌어낸다고 믿는다. 우리가 즐겁게 살기 위해서 책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부정확하고 어리석은 생각에서 비롯되는 위험, 작가가 겪는 경련이나 장애에 대한 걱정, 시간과 공간의 제약 등에 대해서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책을 만들어내는 일에 몰두한다. 우리는 인쇄기가 발명된 이후 발간된 책보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이야기꾼들이 대대로 꿈꾸며 상상했던 책들로 훨씬 큰 도서관을 꾸밀 수 있다. 상상의 세계에서는 아직 쓰이지 않았을 뿐, 인간이기에 피할 수 없는 실수와 결함에서 벗어난 책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내 도서관 앞의 회화나무 두 그루가 드리운 어둠에 앉아, 완벽한 책들로 채워진 서가들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목록에 더하지만, 그 책들은 이튿날 아침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_13장 상상 중에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에게, 소설에서 표현된 세계는 똑같아 보인다. 모든 책이 하나의 도서관에 있는 셈이다. 그는 스위스, 오크니 제도(諸島), 독일, 러시아, 잉글랜드, 황량한 타타르 지역 등 곳곳을 떠돌아다니지만, 어떤 사회에서도 고유한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를 가나 똑같아 보인다. 그에게 세상은 아무런 특색도 없는 곳이다. 그는 이런저런 역사책에서 구체적인 것들을 배우지만 추상적으로도 생각할 줄 안다. “같은 종(種)을 지배하고 학살하는 정치 문제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읽었다. 선을 향한 뜨거운 열망과 악에 대한 증오심이 내 안에서 불끈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하지만 이런 교훈도 결국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도서관은 그가 이해할 수 없는 글로만 가득하다는 걸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결국 깨달았을 테니까. _15장 집 중에서 한층 더 큰 즐거움을 약속하는 책들로 가득한 서가들 사이를 거닐면서 느끼는 도서관을 향한 사랑, 도서관을 구석구석까지 보려는 열망, 그리고 도서관을 완성했다는 자부심은 우리가 온갖 불행과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살더라도 질투하는 신이 우리에게 바라는 광기 뒤로 감추어진 질서에 대한 더 큰 친밀함, 위안, 어쩌면 구원의 믿음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그런 증거는 가장 행복하고 가장 감동적인 것이기도 하다. _맺음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