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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6
제1부 자연신학 9 제1장 우주론적 논증 10 제2장 존재론적 논증 (I) 33 제3장 존재론적 논증 (II) 71 제4장 목적론적 논증 104 제2부 자연반신학 121 제5장 악의 문제 122 제6장 자유의지에 의한 변론 139 제7장 검증주의와 그 밖의 반신학 165 제3부 신과 타자의 정신 195 제8장 타자의 정신과 유비 196 제9장 유비적 견해의 대안들 222 제10장 신과 유비 257 역자후기 2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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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의 존재를 믿는 믿음이 합리적인지에 대해 묻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자연신학자의 답변은 확신을 주지 못하며 자연반신학자의 답변 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 따라서 나는 정신철학에서 발생하는 유사한 문제, 즉 나는 생각하고 느끼고 추론하고 믿음을 갖는 유일한 피조물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알며 또 그것을 믿을 만한 이유는 무엇인가하는 문제를 탐구해볼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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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이 질문은 신을 믿는 종교인이건 무신론자건 답변하기에 만만한 질문은 아니다. 개신교가 이성보다는 믿음이라는 감성적 코드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고 더군다나 한국에서 이러한 점이 더욱 강조되어 종종 기독교에 대해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을 불신자의 것으로 폄하하는 분위기를 생각할 때 천만이 넘는 한국의 기독교인들 중에 위의 질문에 속시원하게 답해줄 사람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이성 또한 신의 준 것이라면 귀하게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세상의 학문과 신을 다루는 학문이 분리되어있다면, 이는 분명 옳은 태도는 아닐 것이다. 교회가 세상 속에 존재하듯 신학은 세상의 학문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신과 타자의 정신들』은 시작하고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독특한 점은 철저하게 분석철학적인 접근으로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의 합리화에 대해 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인 알빈 플란팅가 자신이 미국의 저명한 분석철학자이다. 중세 후기를 강타했던 보편자의 실존의 문제에서 보편자는 단지 이름에 불과하다는 유명론의 역사를 간직한 영국의 토양에서 탄생하고 자라난 분석철학은 신을 비롯한 형이상학적인 문제들을 하나같이 언어적 문제로 보고 있다. 즉 분석철학에서 신은 다룰 필요도, 다룰 수도 없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플란팅가는 필연성에 대한 양상논리의 문제, 신의 전능성과 악의 양립성 문제,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의 정당성 문제 등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변증론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진 미국 기독교철학계를 이끌고 있는 우리시대에 보기 드문 분석철학으로 무장한 변증론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신과 타자의 정신들?은 플란팅가의 초창기 저작 중의 하나로서 위에서 언급한 그의 3대 철학적 관심사가 모두 담겨있는 책이다. 즉 플란팅가는 이 책을 통해 분석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신의 존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과연 합리적인가라는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내 옆의 친구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신한다면, 신의 존재 역시 확신해야 한다. 플란팅가는 우선 전통적인 신학적 입장에서 신의 존재 증명, 즉 중세에 완성시켰던 우주론적 논증, 존재론적 논증 그리고 목적론적 논증을 차례로 분석한 후 이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 후에 반신학적인 입장에서 악의 문제, 검증주의의 적용, 전능성의 역설 그리고 신의 존재에 대한 존재론적 반증 등을 살펴본다. 엄밀한 분석의 방법을 통해 이것 역시 신의 부재를 입증하기에는 논리적인 하자가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는 이처럼 자연신학과 자연반신학 모두가 논리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신의 존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의 정당화의 문제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난제로 남을 것인가? 플란팅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자신의 독창적이고 놀라운 가설 하나를 끄집어낸다. ‘타자의 정신에 관한 문제’와의 유사성과 연관성을 통한 접근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즉 타자의 정신에 대한 믿음의 합리성을 근거로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의 합리성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플란팅가는 이 책에서 그는 신의 존재증명과 그 반론 모두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신의 존재에 대한 논증과 타자의 정신에 대한 논증이 유사함을 근거로 신 존재에 대한 믿음의 합리성을 주장하고 있다. 타자의 정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느냐하는 문제를 검토하면서 플란팅가는 타자의 정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가장 훌륭한 증거는 유비라고 말한다. 타인도 우리처럼 행동하기에 그들도 우리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유비적 논증에 의해 우리는 타인의 정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타자의 존재를 믿을 만한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것에 대한 인식론적인 해명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타자의 정신에 대한 믿음과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인식론적으로 동일한 조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플란팅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타자의 정신에 대한 나의 믿음이 합리적이라면 신의 존재에 대한 나의 믿음 역시 합리적이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내가 신의 존재를 의심한다면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내 친구의 존재 역시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