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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하는 단군신화
태양의 민족과 주몽신화 매트릭스와 삼성혈신화 생명존중 사상과 김수로왕신화 물 부족 국가와 혁거세신화 기생족과 견훤신화 측은지심과 망부석신화 민족화합과 처용신화 더불어 사는 삶과 장자못신화 부당한 권력에 대한 항거와 단종신화 꿈꾸는 자와 서동신화 신분 상승과 온달신화 인재 양성과 연오랑세오녀신화 승화된 사랑과 선묘신화 강릉단오제와 범일국사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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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아득한 옛날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우리의 미래가 함께 담겨 있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을 것이다. 신과의 거리가 지금처럼 멀지 않았던 시대에 일어났던 일들과 선인(先人)들의 상상력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신화는 과거의 것이면서도 미래의 세계를 함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의 세계처럼 보이기만 하던 신화의 세계가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신화는 인류 문명의 모태임과 동시에 귀착점이라 할 수 있다. 신화를 통해 과거를 보며, 신화를 통해 미래를 앞당겨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 와서 신화가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땅속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모양을 마음대로 바꾸는 변신의 이야기는 바로 거소세계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전자 연구가 막 시작되어 거소세계의 초입에 와 있는 인류에게, 신화의 세계가 보여주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는 우리들에게 미지의 세계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 틀림없다.
- <책머리에> 중에서, 5쪽 따지고 보면 단군신화든 로마신화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쯤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단지 화석화된 신화로만 남게 될 뿐이다. 신화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끔 기초와 전망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신화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새롭게 재해석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하는 단군신화> 중에서, 21쪽 세계의 신화를 크게 분류해보면 하늘나라의 신이 우주를 만들었다고 하는 거대 신화인 매크로 신화와, 땅속 세계를 중심으로 그곳에서 신인이 나왔다고 하는 거소 신화인 마이크로 신화로 나누어진다. 매크로 신화는 거대한 것을 통해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천지창조와 우주의 탄생 등 주로 하늘에 있는 신이 천지를 만들었다고 본다. 세계 대부분의 신화가 여기에 속하며 우리나라 신화 중에는 단군신화, 혁거세신화, 김수로왕신화 등이 이 계열에 속한다. 반면 마이크로 신화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땅속 세계에서 신인이 나왔다고 하는 것이다. 지신돌출 신화 같은 것들이 이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삼성혈신화가 유일하다. - <매트릭스와 삼성혈신화> 중에서, 64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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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살아 있다!
한때 그리스·로마 신화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신화를 가리켜 흔히들 인류 문화의 원형이라고 하는데, 서양 문화권에서 그리스·로마 신화는 필수 교양의 영역이다. 그런 인식과 아울러 사회문화적으로도 점점 서구화되는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 한바탕 신화 열풍이 휘몰아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신화에 대한 이런 편식의 결과 동양권의 신화, 특히 한국 신화에 대한 상대적인 무관심과 몰이해의 정도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려할 만한 일은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초등학생들까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계보를 줄줄이 꿰는 형편인데 그 관심이 일방적으로 서양으로만 기울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우리 문화에 대한 자연스런 이해에 앞서 서양 문화를 더 거리감 없이 받아들이는 안타까운 현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방송대에서 국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손종흠 교수가 ‘다시 읽는 한국신화’를 펴내게 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이제 우리에게도 체계적으로 정리된 우리 신화가 필요하고, 21세기에 맞는 신화의 현대적 재해석이 요구된다. 한마디로 우리 신화의 제자리 찾아주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하여 그 옛날의 이야기들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가지며, 우리가 그 속에서 찾아내어 교훈으로 삼아야 할 메시지는 과연 무엇인지 톺아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손종흠 교수가 직접 발굴·정리한 15편의 한국 신화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우리 문화의 원형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 책에서는 왜 한국신화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지, 한국신화가 우리 생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신화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책으로 나온 EBS 특강 <손종흠의 우리 신화 이야기> 손종흠 교수는 2003년 7월 EBS 방송이 마련한 기획시리즈를 통해 <손종흠의 우리 신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방송 강연을 한 바 있다. 애초 6부작으로 계획된 방송 강연이었는데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6회를 연장 방송했고, 또다시 시청자들의 요청으로 전 12편을 재방송했다. 이 책은 그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모두 15편의 신화 이야기를 책으로 구성한 것이다. 인류 상징인 신화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우리 신화를 통해 현대 문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는 게 책의 집필 의도이다. 사전에서는 신화(神話)에 대해 “고대인의 사유나 표상이 반영된 신성한 이야기. 우주의 기원, 신이나 영웅의 사적(事績), 민족의 태고 때의 역사나 설화 따위가 주된 내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책에 수록된 15편의 신화 중에는 그동안 신화의 범주에 묶이지 않은 이야기들도 다수 눈에 띈다. 이는 서양신화에 익숙한 나머지, 신화는 그야말로 하늘을 날고 도술을 부리며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신들의 세계를 그린 것이라고 이해하는 우리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이다. 책에는 우리 신화의 대표 격인 ‘단군신화’를 시작으로 고대 국가의 건국신화인 ‘주몽신화’ ‘김수로왕신화’ ‘혁거세신화’와 탐라국의 건국신화이자 씨족신화라 할 수 있는 ‘삼성혈신화’ 등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설화(說話)의 주인공으로 더 잘 알려진 ‘서동’과 ‘온달’ ‘처용’ ‘견훤’ 등의 인물까지도 모두 신화 속 인물로 끌어들인다. 신화가 반드시 신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고대인의 사유나 표상이 반영된 신성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신화의 범주를 좀더 확장한 것이다. 왜 다시 한국 신화를 읽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21세기 초입에 선 지금 왜 다시 신화를 주목해야 하는 것인가? 근래 서양신화의 열풍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진단한다. “신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것이 현대와 미래를 뒷받침하는 인류 문명의 어머니임과 동시에 문명의 많은 부분들이 신화 속에 상징적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그 옛날의 신화 속에 이미 구현되어 있었다는 얘기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신화는 현대 인간의 삶과 비교해서 전혀 다른 세상,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는 낯선 이야기가 아니라 또 다른 상징으로써 현대 세계에서 재해석이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 신화 속에 구현된 매크로(거소 세계)와 마이크로(거대 세계)의 세계를 통해 21세기를 읽어낸다. 또 15편의 우리 신화를 아우르며 그 속에 숨은 현대적 의미의 키워드를 찾아 보여준다. 가령, 탐라국의 건국신화이자 씨족신화인 ‘삼성혈신화’를 최근에 흥행한 할리우드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관과 연결하는 식이다. ‘삼성혈 신화’는 우리나라 유일의 마이크로 신화로 점차 축소 지향적이 되어가는 현대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에서 되짚어보는 15편의 우리 신화는 탄생 배경과 중심인물 등은 달라도 몇 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저자는 현대세계의 ‘매크로’와 ‘마이크로’의 개념이 신화 속에 이미 구현되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 예로 하늘을 나는 말은 지금의 비행기나 우주선 등으로 볼 수 있으며, 초능력으로 멀리서 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던 존재는 지금 전화기의 모습으로 변신해 있다고 얘기한다. 아주 먼 옛날의 신화들이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이 고대의 신화가 현대나 미래의 문명 속에서 물질적·정신적으로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밖에도 신화에 나타나는 하늘과 땅으로 이어지는 연결구조, 그 가운데 자리매김하고 있는 인간 존재의 본질, 그리고 신과 인간 혹은 인간과 인간의 충돌과 대립 속에서 공존과 상생의 메시지를 찾아낸다. 너무 익숙한 나머지 모르고도 잘 안다고 여겼던 우리 신화 속에서 숨은 상징들을 찾아내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신화를 보는 관점을 달리했을 때 신화는 더 이상 먼 과거의 상상의 산물만이 아니라 현재에도 거듭거듭 널리 읽히며 우리의 정체성을 재확인시켜주고, 인류 문명의 발전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다시 읽는 한국 신화’의 구성 책에는 모두 15편의 우리 신화가 소개되어 있다. 각 장마다 본문 시작에 앞서 ‘신화 다시 읽기’를 두고 교과서 밖에서는 좀처럼 접할 기회가 없는 우리 신화를 더듬어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삼국유사》 등의 원전과 필자 채록을 바탕으로 이전에 건성으로만 알고 있었던 우리 신화의 자세한 줄거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본문에서 개별 신화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아울러 신화에 숨은 21세기적 키워드를 찾아 그것을 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신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이 고루하지 않고 방송 강의에서 보여준 순발력이 글에서도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무엇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히며 핵심이 분명하게 정리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