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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ha W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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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애교로 머더봇을 당혹스럽게 하는 봇, 미키의 등장
먼 미래, 소소하지만 진심이 담긴 교감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2018년~2019년에 걸쳐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등 세계 SF상을 휩쓴 ‘머더봇 다이어리’는 ‘스타워즈’나 ‘스타트렉’과 같이 웅장하고 긴장감 넘치는 모험 서사가 이어지는 시리즈물이다. 그런 한편 각 에피소드마다 머더봇과 호흡을 맞추는 독특한 캐릭터의 인공 존재를 등장시켜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전편에서 ART, 위안유닛 등의 인공 존재들을 통해 우정과 헌신이 인간만이 느끼고 실행하는 가치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면, 《머더봇 다이어리: 로그 프로토콜》에서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소소하지만 진심이 담긴 교감이 먹먹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순진무구한 ‘애완봇’ 미키가 등장한다. 얼핏 보면 무자비하고 거대한 금속 몸체의 전투봇과 닮았다고 우길 수 있을 정도로 몸에 인간 유기체가 전혀 없는 봇이다. 목적을 달성한 뒤에 이 행성을 탈출하려면 미키의 도움이 필요한 머더봇은 시미치 뚝 떼고 녀석에게 접근하지만 이번에도 독특한 인공 존재와의 만남에 당황을 금치 못한다. 저 차가운 금속 몸체 아래에는 보는 사람/봇을 섬?하게 만드는 애교가 숨어 있다. 인간으로부터 한 번도 학대당하거나 거짓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일까. 이 애완봇은 진심으로 인간들을 친구로 여기고, 머더봇은 녀석에게 이상한 질투를 느낀다. 남보다 유사 과일 식품 하나 더 먹었다고 우주선 주방에서 죽일 듯이 싸우는 인간들에게 지친 머더봇은 미키와 인간의 순수한 애정 행각을 보고 또 다른 종류의 당혹감을 느낀다. 인간과 진심으로 교감하는 봇이 가능한 걸까? 어디까지가 인간인가? 인간성을 논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의 희망 머더봇이 맞서는 그레이크리스는 ‘너무 커서 망할 수가 없는’(too big to fail) 기업이다. 모호한 계약으로 전횡을 일삼고, 독점을 위해서라면 인간 연구자들 목숨 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 미국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거대 기업 그레이크리스와 자본이 지배하는 우주 식민 시대는 나름 정교하게 구축된 우리 현실의 반영이다. 웜홀 여행이 가능한 먼 미래이지만 인간의 발이 닿는 곳이라면 행성 단위의 대규모 비즈니스가 벌어지고 이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 이 우주에서 부당한 계약을 맺고 일거리를 찾아 먼 행성으로 떠나는 노동자들은 자기가 얼마나 착취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우리 우주와 다르지 않은 이 세계에도 희망은 있다. 여자도, 남자도, LGBTQ 어떤 정체성을 지닌 사람도, 백인도, 흑인도, 황인도 아닌 자들,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다. 인간성을 논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봇과 유닛들이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 보일 때, 거꾸로 인간이란 무엇인가 자문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