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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1부간도 옥 황해 2부평양역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추천의 말 부록 - 〈동광〉 제23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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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투쟁하는 것뒤집어진 인간을 마주하는 뒤집어진 마음소설은 1, 2부로 나뉘어 강주룡의 삶을 자상히 이야기한다. 1부는 스물이라는 늦은 나이에 다섯 살 연하의 최전빈과 혼례를 치르고, 남편을 따라 독립군 부대에 들어가며, 가족을 따라 강계에서 간도, 다시 사리원으로 옮겨 간 시절의 이야기다. 2부는 사리원을 떠나 도착한 평양에서 고무 공장 일을 하며 모던 걸을 꿈꾸면서도, 파업단에 가입하고 정달헌과 함께 적색노동조합원으로 활동하며 공장주들에게 투쟁하다 끝내 을밀대 지붕 위에 오르고야 마는 순간까지를 그린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1부도 2부도 아닌 ‘병’이라는 장이다. 작가는 강주룡의 사랑이나 삶에 대해 채 설명하기도 전에 단식을 하며 투쟁 중인 강주룡을, ‘가장 작은, 가장 나중 된 저항의 몸짓’을 하고 있는 한 사람을 맞닥뜨리게 한다.오래 주렸다. _본문에서 압축적이고 긴장된 첫 문장은 단번에 우리를 사로잡는다. “타인에게 폭력적이기보다는 차라리 자기를 잡아먹는 뒤집어진 인간, 하지만 저항의 존엄을 끝까지 상실하지 않는 인간”(심사평 중)인 강주룡을 맞닥뜨리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 또한 무언가 조금은 뒤집어져야 한다는 듯이.“앞으로 너는 네가 바라는 대로 살았으면 좋겠다”우리에겐 일하는 여성 영웅이 필요하다비록 대단한 일은 아닐지 몰라도 주룡은 평생 처음으로 제가 고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를 풀고 옷을 벗을지 옷을 벗고 머리를 풀지를 선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부모를 따라서 이주하고, 시집을 가래서 가고, 서방이 독립군을 한대서 따라가고, 그런 식으로 살아온 주룡에게는 자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를 저 자신이 정하는 경험이 그토록 귀중한 것이다. 고무 공장 직공이 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은 일말 서러운 일일지언정. _본문에서‘자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를 저 자신이 정하는 경험’은 지금도 쉬운 일은 아니다. 수상 기념 인터뷰에서 작가는 ‘일하는 여성 영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강주룡을 소설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있었다’거나 ‘알게 되었다’가 아니라, ‘필요하다’라는 생각에서였다고. 작가는 〈동광〉 제23호 인터뷰를 비롯한 강주룡의 남은 기록을 찾아 읽고 공부하고 거기에 살을 붙여 탄탄한 묘사와 완성된 세계를 만들어냈다. 강인한 진짜 여성 캐릭터인 ‘체공녀 강주룡’을 찾아냈다.다시 시집갈 마음도 없고, 부양할 가족이 없으니 집이니 땅이니 하는 것도 관심 없다. 그저 제 한 몸 재미나게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극장 구경도 하고. 저 커피에도 맛을 들이고. 양장도 맞춰보고. 빼딱구두에 실크 스타킹이니 하는 것도 신어보고. 고무 냄새 나는 보리밥 먹어가며 내가 번 돈, 날 위해 쓰지 않으면 어디에 쓴담. _본문에서 시방까지 배운 바론 노동자가 으뜸이구 근본 되는 계급인데 실지로는 에리뜨들이 계도와 계몽의 대상으로 보구 있다. 이거이 최근 나의 불만입네다. _본문에서내 목숨을 내걸고 외치는 말을 들어주시라요. _본문에서작가는 강주룡이야말로 ‘자신의 대단함을 스스로는 깨닫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편적 위대함을 지닌 인물’이며, ‘그래서 더더욱 지금 시점에서 호출해야 할 사람’이며 ‘매우 현대적인 인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모든 전기 소설에는 사실과 거짓이 섞여 있기 마련이지만, 이 소설을 읽노라면 그걸 따질 틈도 없이 ‘강주룡’이라는 인물의 매혹적인 실재에 그저 동의하고야 만다.강주룡이 평양 을밀대의 지붕 위로 올라간 지 9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때로부터 얼마큼이나 뒤집어져 있을까.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저기 저 지붕 위에 여전히 사람이 있다는 것도. 어쩌면 그게 나일 수도 있다는 것도.작가의 말이후로 길지 않으나 짧다 하기도 어려운 시간이 지났다. 나는 종종 이 책에 대한 질문을 듣고, 꼭 이 책에 대한 질문이 아니어도 이 책과 관련된 답변을 하기도 한다. 가령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소설 속 인물이 누구냐고 하면, 언제나 답은 강주룡이다. 다른 대부분의 인물들은 완전히 내 속에서 나왔으나 강주룡은 내가 역사에서 빌려 온 사람이고, 애초에 내가 그에게 그토록 반하지 않았더라면 이 소설은 아예 쓰지도 않았을 터라서.쓰는 일이 고되다고 느낄 때 나는 이 소설을 쓰기 전의 나를 떠올린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이게 나의 마지막 소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각오로 쓴 이 소설이 첫 책이 되었다는 것은 내 자존의 가장 깊은 근거 가운데 하나다.나는 썼고, 내가 쓴 소설이 나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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