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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전원을 켜시겠습니까? 불필요한 항목이 검색되었습니다 오류로 인해 재시작합니다 새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아바타가 감염되었습니다 프리 백신을 실행하시겠습니까 안전 모드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초기화하시겠습니까? 초기화 진행 중……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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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환자복을 입은 새아가 나타났다.
“새, 새나야…….”
나는 새아에게 달려가 힘껏 끌어안았다. 정말 다행이라고 중얼거리면서.
“다시는 널 놓치지 않을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새아가 내 손을 꽉 붙잡았다. 눈이 마주치자 새아의 눈동자 속에 내 얼굴이 비
쳤다.
“……나는 죽을 거야. 널 위해서. 내 영향으로 네가 변하지 않았으면 해. 넌 그대로도 특별한 아이니까.
난 그런 너를 사랑해. 꼭 살아남아. 난 이제…….”
그 말을 끝으로 새아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쓰러졌다. 힘없이 눈감은 새아의 몸을 추스르려고 했지만
축 처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그러다 깜짝 놀라 새아의 몸을 놓쳤다. 반쯤 열려 있는 새아의 뒤통수에
는 뇌가 없었다. 피도 흐르지 않았다. 새아의 머리 속에는 오직 전선으로 연결된 은빛 기계 장치만 반짝
였다.
--- p.24~25 “이제 게임 하나를 할 거야. 아주 쉽고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게임이지. 이긴 사람이 돈을 모두 가져가 는 거야.” “에이, 그게 뭐야?” 뭘 모르는 1호가 불만을 토로했다. 자식, 반항하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간단한 게임으로 얼마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는데.” 아이들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래. 스마트폰 게임만 하는 너희들이 뭘 알겠냐? 나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간단한 만큼 더 쉽게 빠지는 게 포인트였다. “너희들이 먼저 게임을 하면 아이들이 몰려들 거야. 그러면 너희들은 애들한테 돈을 걷어서 게임만 관 리하면 돼.” 아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게임인데?” 걸려들었다! --- p.92 “확인해 봤는데요. 파트너가 선택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세진 님께는 다른 이상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 다. 어떠세요?” 무슨 말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누가 누굴 선택을 안 해요?” 내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엘은 고개까지 끄덕이며 다시 한번 친절하게 답했다. “다른 이상형이 많이 있으니,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아까는 제가 선택하지 않으면 삭제된다고…….” 엘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누가 그런 말을 했나요?” 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엘은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작년에 인공 지능 인권 특별법이 통과된 거 아시죠? 그 덕에 데이트 상대방도 자기 결정권을 가지게 되었어요. 인공 지능인 이상형에게도 선택의 권리가 생긴 거죠.” --- p.120~121 얼마 지나지 않아 퇴원한 미우는 학교에서 마주친 세희에게 묘한 눈빛으로 스마트폰을 내밀며 말을 걸 었다. “세희야, 어젯밤에 다시 그 앱이 생겼어. 그런데 이런 게 보이더라…….” 그 화면에서는 “미워, 미워!” 중얼대면서 맹렬한 기세로 화면을 터치하는 세희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 다. 손가락으로 화면 속 미우 때리기에 집중한 세희의 머리칼이 미친 듯이 사방으로 흔들렸다. “주희한테도 내 모습이 발송됐을까?” 세희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에서 고양이가 날카로운 발톱을 흔들며 손짓했다. 세희를 바라보는 미우의 눈빛이 슬퍼 보였다. 세희는 발밑이 무너져 내리는 듯 눈앞이 까마득해졌다. --- p.139 “웃기지 마! 아빠가 형한테 실망한 만큼 기대해서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알아? 형이 나처럼 아빠한 테 당해 봤으면 절대 그런 말 못할걸?” 한 번 쏟아지자 그동안 쌓여 있던 감정들이 미친 듯이 쏟아져 나왔다. 형은 나를 무서운 눈으로 노려 보았지만, 실력 행사를 하지는 않았다. 나는 눈물과 함께 흐르는 콧물 때문에 훌쩍댔다. --- p.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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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로 그려 내는 자아 탐색
인생이라는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player)들은 모두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불안한 미래 앞에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는 10대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10대야말로 그 누구보다 ‘주인공’으로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중일 것이다. 10대란 매 순간 레벨 업(level up)이 요구되는 시기니까 말이다. 이 시기, 청소년들은 함께 플레이 중인 사람들과의 관계와 그 안에서 내가 선택한 역할 등에 따라 자신만의 모습, 즉 ‘정체성’ 을 형성해 나간다. 인공 지능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인간이라고 굳게 믿었던 새나(〈전원을 켜시겠습니까〉)처럼 말이다. “나는 인간이지만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p.20) 인공 지능이지만 주변의 변화 때문에 혼란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새나의 모습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10대 청소년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알고 보니 나와 주위 친구들 모두 안드로이드였다’는 설정은 자아 탐색 중인 10대 청소년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한번 더 뒤집어 보임으로써,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어른이 되어 기준이 ‘나’에서 ‘세계라는 맵(map)’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가 화면 위에서 픽셀(pixcel) 단위의 작은 도트(dot)로 이루어진 캐릭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서사는 오로지 내 인생에만 적용될 뿐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나’를 선택해 플레이(play) 할 것인지다. 하드 모드로 보여 주는 사회 문제들 선택에 따라 미래는 수백, 수천 가지로 갈라질 수 있다. 만약 지금의 나와 다른 선택을 한다면, ‘또 다 른 나’는 어떤 엔딩을 맞이하게 될까? 『너에게로 로그인』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감당해야 할 결말이 무엇인지 상냥하게 귀띔해 준다. 사행성 도박을 조장하는 나(〈아바타가 감염되었습니다〉)에게 당하는 1, 2, 3호를 보여 주면서 말이다. “1, 2, 3호는 결국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게임머니 이자를 받아내겠다며 다른 아이들을 괴롭혔 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게 연락을 취하려고 애썼지만, 나는 콧방귀만 뀌었다. 나를 몇 달간 즐겁게 해 준 것 으로 그들은 이미 쓸모를 다 했기 때문이다.” (p.100) SNS의 영향으로 각종 범죄에 청소년들이 너무나 쉽게 노출되는 요즘, 아이들은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악몽 같은 엔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신체적·정서적·도덕적·사회적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주 변 환경의 영향을 받기가 매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방식으로 치유할 힘이 있다’ 고 믿는 작가는 10대 청소년을 연약한 존재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애들은 몰라도 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아이들이 모르고 당하지 않도록 사회 전반의 현상과 문제들을 제대로 인지하게끔 도 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너에게로 로그인』에서 다루는 사이버 불링, 가정 내 차별과 폭력, 데이트 폭력 등은 모두 현재 무시 할 수 없는 사회 문제들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교훈을 전달하겠다는 계몽의식에 지배당해 직접적으로 문 제를 지적하지는 않는다. 다만 잘못된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를 독자들이 직접 목격하게 만든다. “나는 내 존재 자체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찾을 거야. 내 이상형은 주변에 신경 안 쓰고 나만 보는 사람이 야. 그러니까 네 이상형 데이터는 이제 삭제할 거야. 아까 걔는 그 캐릭터를 남기고 싶어 하니까, 네가 선택 하면 받아 줄 거야. 이제 됐지? 우리 제발 좋게 헤어지자. 안전하게 말이야.” (p.125). 더불어 SF라는 장르에 힘입어 천연덕스럽게 ‘근미래의 어느 시점 이야기’임을 짐작하게 만드는 구성은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자살 등 심각한 이야기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내미는 희망의 얼굴 『너에게로 로그인』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안타까운 엔딩이 다수 등장하지만, 작가는 희망의 자리 역시 우리 곁에 마련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다. 화장된 아이는 까맣게 타 버린 은행나무 밑동에 뿌려졌다. 수림은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을 찾아가 노 랑 달맞이꽃을 놓아 주었다. “이 꽃말처럼 널 기다릴게.” 세찬 소나기가 내리고 난 후, 메말랐던 나무 밑동에서 어느새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났다. 죽은 것처럼 보일 만큼 메마른 나무 밑동에서 돋아난 새싹은 더 푸르고 소중하다. 책 속의 캐릭터들이 겪은 오류를 통해 우리의 독자들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계기를 얻는다면, 이 책은 그 역할을 충 분히 다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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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온라인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고민해 봐야 할 삶의 가치를 넓고, 깊이 있게 다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 김원배 (장충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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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온전히 지금, 여기에서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청소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결같이 갈림길 앞에 서 있지만, 어찌 됐든 전진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향해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이명랑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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