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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우주에서
최현주
다른 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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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이사하는 날
지뢰를 밟다
응답을 기다리는 밤
흔들리는 우주에서
닿을 수 없는 질문
네 목소리에 닿고 싶어
우리 사이의 거리
빨간 사이렌의 기억
너의 북소리
마음의 메아리
드디어 우리 집으로
아빠가 남긴 것
마음을 울리는 소리
흔들린다, 아직도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치유할 힘이 있다고 믿으며, 그 희망의 근거를 찾아 기록하는 이야기꾼이 되길 꿈꾼다.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고 청소년 소설집 『지구 아이』와 『내일의 생존기』, 청소년 앤솔러지 『용기의 쓸모』(공저), 장편 동화 『우리들의 밸런스 게임』 등을 출간했다. 전자책으로는 장르 소설인 『유리섬』과 『가면놀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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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12g | 136*200*9mm
ISBN13
9791156336969

책 속으로

오늘 이사하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대학을 서울로 오지 않는 한 힘들 것이다. 시끄러운 소음에서 벗어나 홀가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정이 들어 버린 모양이었다. 이 방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에게만 허락된 우주였다. 작지만 내 세상의 전부였다. 모든 게 사라진 텅 빈 방을 바라보다 사진 몇 장과 동영상을 찍었다.
---p. 11

집에 도착한 나는 다들 괜찮은지 확인했다. 아빠만 집에 없었다. 전화를 계속해 봤지만, 밤늦도록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아빠가 나의 연락을 거부하고 있는 걸까? 아빠도 나에게 전화를 하면서 이런 마음이었을까? 전화를 걸며 생각해 봤지만 알 수 없었다.
---p. 32

아빠가 택시 기사를 했다는 것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줄로만 알았다. 아침에 보면 아빠는 늘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방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해서 아빠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아빠의 코 고는 소리는 털 없는 짐승 한 마리가 커다란 우리 안에 웅크리고 자는 소리 같았다. 멋모르고 아빠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비난했던 게 미안했다. 새벽에 일해야 비싼 요금을 받아서 밤낮이 뒤바뀐 채 일하고 있었다니. 그동안 아빠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p. 53

“그래. 알아. 누구나 힘들 때가 있잖아. 세상의 모든 걸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너나 나나 그럴 때였던 거야. 그때는 나도 그냥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했을 뿐이야. 내가 뭐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웠거든. 화풀이하지 않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어.”
---p. 97

“북소리는 말이야, 몸 전체로 울려. 이건 소리를 잘 못 들어도 상관없어.”
한재가 찾아왔을 때 북소리에 대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을 하는 한재의 얼굴은 너무나 진지해서 북을 치는 것이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다. 열정으로 가득한 한재의 북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마음도 울렁거렸다.
---p. 136

그때부터 아무 의미도 없는 소리를 녹음해서 듣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발소리, 나무를 스치는 바람 소리,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등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편안해졌다. 소리를 피해 다녔던 내가 이제는 고른음을 찾아다니며 소리를 모으게 되었다. 세상을 울리는 소리를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p. 139

하루에도 수백 번씩 흔들릴 때마다 서핑 보드를 타듯이 중심을 잡으며 물결에 몸을 맡겼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다시 그 위로 올라가 파도를 타면 될 일이었다. 몸이 점점 더 그 흔들림에 익숙해질 때까지.

---p. 141

출판사 리뷰

그날 아빠가 사라지고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중학생 재우는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떠나며 생각한다. 시끄러운 세상은 이제 안녕이라고. 아빠가 차린 치킨 가게가 망해 할머니네로 이사하는 것이지만, 상점가의 소음이 벽을 뚫고 들어오는 이 집보다는 나을 거라 여기면서. 하지만 그 바람이 무색하게 할머니네로 향하는 차 안에서부터 엄마와 아빠는 말다툼을 벌이고, 새 학교에서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전학을 온 재우를 향한 수군거림이 끊이질 않는다.

학교를 빠진 일로 아빠와 싸우고 난 뒤에 상황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 재우가 아빠의 전화를 홧김에 끊어 버린 날, 아빠가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진 것이다. 재우는 그 음성 메시지 속에서 아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당연하게만 여겼던 일상이, 자신의 세계를 떠받치던 우주가 세차게 흔들리는 것을 온몸으로 겪는다.

재우에게 세상은 듣기 싫은 소음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재우는 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시끄러운 음악을 틀었다. 이런 재우 앞에 버스킹을 하는 유자와 친한 친구였던 한재가 나타난다. 어릴 때부터 혼자였던 유자의 노래와 난청으로 래퍼라는 꿈을 포기해야 했던 한재의 북소리는 재우의 마음에 잔물결을 일으키고, 재우는 시끄럽다고만 생각했던 세상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나만의 울림을 찾아서
불완전한 세상을 끌어안기


우주는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채. 그 불완전함은 매 순간 흔들리고 넘어지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 물속에 들어가야만 헤엄치는 법을 알게 되는 것처럼, 그 흔들림을 받아들일 때만이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비룡소 블루픽션상 수상자인 저자 최현주는 이 책 《흔들리는 우주》에서 ‘소리’를 매개로 한 소년이 삶을 끌어안는 과정을 그려 낸다. 영원히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아빠의 존재가 사라졌을 때 재우는 발을 딛고 선 땅이 갈라지고 끊기는 듯한 소리를 듣는다. 그동안 시끄러운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귀를 막기 바빴지만 아빠가 남긴 목소리를 따라가며 몰랐던 과거의 얼굴을 마주하고, 세상을 울리는 소리를 찾아 끊임없이 흔들리는 세상을 받아들인다. 이렇듯 삶의 떨림은 울림이 되어 우리를 뜻밖의 여정으로 이끌기도 한다.

우리는 때로 삶이라는 무게에 짓눌리고는 한다. 거대한 해일이 우리를 덮칠 때면 중심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괜찮다. 다시 일어나 파도를 타는 순간, 삶은 또 다른 흐름으로 우리를 반겨 줄 테니까. 중요한 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는 법을 배워 가는 것이다. 재우가 끝내 그 떨림을 껴안은 것처럼, 청소년 독자에게 이 책이 자신만의 울림을 찾는 여정에 작은 이정표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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