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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1 봄
Track 2 여름 Track 3 가을 Track 4 겨울 Hidden Track 다시,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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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_ 율 문득 생각난 방울이 지우 할머니가 키우던 개 작년에 무지개다리 건넜다 버려진 개였던 방울이는 늘 마당만 뱅뱅 돌았다 또다시 집을 잃을까 큰 눈망울에 방울방울 두려움을 달고는 참말로 요상해. 요놈은 한 번도 마당을 벗어난 적이 없어. 사람을 보면 오두방정 떨면서 얼마나 좋아허는지 몰라. 그라고도 절대로 따라나서질 않더라니께. 고깃덩이 주면서 살살 꼬셔도 침만 흘리지, 절대로 안 나가고 마당만 도는겨. 꼭 묶인 것맨치. 버려졌던 몸의 기억이 되살아나 문밖 세상을 스스로 등진 섬이 되었던 방울이를 할머니는 늘 안쓰러워했는데 우리는 누가 섬일까? 아무것도 몰랐던 나일까 죽은 사람이 된 엄마일까 그걸 숨긴 채 살아온 아빠일까 --- p.85~86 빈 종 _ 민혁 금방이라도 달그랑달그랑 종소리가 울려 퍼질 것만 같은 빈 나뭇가지에 누군가 매달아 놓은 작은 종들 그런데 방울이 없나 보다 바람이 불어도 손으로 흔들어 봐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다 아파도 싫어도 원해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나를 닮았다 방울을 달아 주고 싶다 --- p.157~158 혼자 큰 시간 _ 지우 율이네 책방 지하 창고에 갇혔다가 닷새 만에 나온 새끼 길냥이, 며칠째 울지 않는다 떼쟁이처럼 먹이 달라고 야오옹~ 심심하다고 냐오옹~ 엄마 어딨냐고 히야옹~ 날마다 울어댔는데 무언가 골똘해진 표정 민첩해진 걸음걸이 깊어진 눈동자 울음을 삼켜 가며 굶주림과 두려움의 시간을 건넌 새끼 길냥이 혼자 훌쩍 커 버린 혼자 훌쩍 커 버린 혼자 훌쩍 커 버린 --- p.172~173 저물녘 _ 민혁 산도 집도 골목도 지나가는 사람도 배회하는 고양이도 모두가 스며들어 하나가 되었다 그림을 그릴 때 저물녘 풍경이 가장 힘들다 하나가 된 그 속에서도 각자의 색깔은 보여야 하기에 그래야 진짜 하나가 되는 거니까 --- p.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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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음악이 되는 순간순간을
시 형식으로 풀어낸 성장소설 《열네 살의 피처링》은 시의 리듬으로 청소년의 마음을 포착한 시소설이다. 123개의 시가 모여 한 편의 소설을 이루고 있다. 래퍼를 꿈꾸는 율, 화가를 꿈꾸는 민혁, 심리분석가를 꿈꾸는 지우, 세 사람은 서로의 꿈을 ‘피처링’하며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간다. 청소년 소설·동화 작가이자 동시 작가인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시와 소설 장르의 결합을 시도하며, 소년·소녀의 몽글몽글한 삼각관계 속에서 가족 문제와 진로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겹겹이 쌓여 서로의 꿈을 완성하는 세 가지 목소리 《열네 살의 피처링》은 열네 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이야기다.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지율, 부모님이 돌아가신 교통사고 현장에서 혼자 살아남은 권지우, 부모가 정해 놓은 삶의 길에서 뛰쳐나간 형을 대신하려고 결심한 김민혁. 이 세 사람의 목소리가 한 편 한 편의 짧은 시에 담기며 촘촘히 교차한다. 율과 지우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중학교에 진학하기까지 줄곧 친한 친구로 지내 왔다. 율의 아빠는 책방을 운영하고, 맞은편에서는 지우의 외할머니가 분식집을 운영해서 늘 가까이 이어져 있다. 그러던 봄, 전학생 민혁이 같은 반에 들어오며 셋의 마음은 엇갈리고, 말 못 할 속사정들이 점점 커져 간다. 엄마의 기일에 태어난 율은 아빠 곁에 나타난 낯선 여자를 목격하고 또다시 버려짐의 공포를 느낀다. 답답한 마음을 랩 가사에 담아내며 래퍼를 꿈을 키운다. 더없이 완벽해 보이는 전학생 민혁은 외모도 공부도 그림 실력도 뛰어나지만, ‘형의 빈자리’와 부모의 기대 속에서 자신의 길을 선택하지 못한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지우는 할머니의 치매가 깊어지며 흔들리고, 오래 묻어 둔 가족의 진실과 마주한다. 이 셋의 목소리가 겹겹이 ‘피처링’되며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되고, 그 속에 사랑, 불안, 원망, 희망 등 청소년기의 엇갈리는 감정들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건너가듯 읽고 쓰는 재미 이 시의 추천평을 쓴 안점옥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는 시가 징검돌이라면 소설은 다리[橋]와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두 장르의 특징을 결합한 이 ‘시소설’을 강물에 놓인 징검다리에 비유한다. 둘쭉날쭉 놓인 징검돌을 깡충깡충 밟고 뛰다가, 마음에 드는 돌을 만나면 쪼그려 앉아 쉴 수도 있는 징검다리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소설의 작법과 시 창작의 특징을 버무려 독자를 이편에서 저편으로 옮겨놓으며 낯설고 새로운 독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안 교수는 청소년 독자에게 이 재미를 읽기만이 아니라 직접 쓰기에도 적용해 보기를 권한다. 청소년이 흔히 쓰는 일기 등 생활글을 이렇게 시 형식으로 바꿔 써 본다면 의미 있고 재미난 시도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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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달리 시는 보통 일반적인 호흡이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서정적으로 비약하면서 언어가 낯설게 자리 잡는다. 《열네 살의 피처링》은 소설과 시 사이의 장르적 차이는 메우고 각각의 특징은 살리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먼저 각 시마다 제목과 본문 사이 괄호 안에 놓인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소설로 치자면 말하는 이가 여러 명인 ‘다중 화자’의 방식이다. 인물들에게 각자의 발언권을 줌으로써, 화자의 내면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인물들을 건너다니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 이 책은 이렇게 소설의 작법과 시 창작의 특징을 버무려 독자를 이편에서 저편으로 옮겨놓으며 낯설고 새로운 독서의 재미를 안겨 준다. - 안점옥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