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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거세 테마파크의 밤
지구 교육 알배기 알백 9번 홀 자리 가수리 밖으로 5년 전의 말 한길 게르마늄 총판 좋아요 놓치다 진국 막걸리 검은 모자의 정체 지구를 지키는 빛 초대장 호랑이 굴 ‘처음’으로 가득한 날 다시 가수리 별이 빛나는 밤에 에필로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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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 외계인?”
그 말이 신호인 것처럼 그 희끄무레한 존재가 귤희 쪽을 바라봤다. --- p.11~12 “내가 도와줄까? 오늘 네가 찍은 거랑 아까 내가 변신하는 장면도 더해서 만들어 줄 수 있는데.” 알백이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그걸 올리자고? 너 나사 견학하고 싶니? 얘가 진짜 겁이 없네. 그리고 네가 변신하는 건 찍지도 않았어.” “내가 기억하잖아. 내 기억에만 있으면 그거 다 지구인들이 보는 영상으로 만들 수 있어.” --- p.26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한길 게르마늄이 보통의 사무실로 보이지 않는 것도 이상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할머니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언니, 나 서울에 가야겠어. 할머니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거 같아.” --- p.54 검은 모자들은 귤희를 향해 다가오고, 알백은 사람들의 환호에 취해 더 신이 나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검은 모자들은 이제 귤희의 몇 발자국 앞까지 다가왔다. 이대로 있다가는 꼼짝없이 저들에게 잡힐 것 같았다. --- p.98-99 “너… 할머니에 대해 다 알고 있는 게 아니구나?” 귤희는 멈칫했다. 진국의 말은 할머니가 사라진 순간부터 귤희가 가장 절절하게 느껴 왔던 것이었다.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에 대해 귤희는 알고 있는 것이 너무 없었다. --- p.114 귤희가 휘청하는 것을 본 알백이 귤희를 잡았다. 귤희는 알피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다 난간 밖으로 기울어졌다. 난간 밖으로 귤희가 떨어졌다. 귤희의 손을 잡고 있던 알백도 따라 미끄러졌다. --- p.146 “이젠 나하고 약속해. 내 옆에 꼭 붙어 있는다고.” “약속은 무슨… 아이고. 힘들어서 난 좀 누우련다.” 귤희는 돌아눕기 전 할머니 얼굴에 슬쩍 비친 미소를 보았다. --- p.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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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기초 위에 남다른 개성으로
정교하게 지어 올린 웰 메이드 소설 《혁거세 슈퍼》의 장르를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미스터리 판타지 액션 스릴러 가족 소설’ 정도면 표현이 될까? 어찌 되었든 무척 독특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사라진 할머니를 찾아 나서며 여러 단서를 조각조각 모아 가는 과정은 미스터리물의 성격을, 거기에 함께하는 인물이 의심할 여지 없이 외계인이라는 점과 이 외계인이 사용하는 온갖 능력은 판타지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거의 모든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도시 한복판이다. 환경을 자세하게 묘사할 뿐 아니라 대치동 학원가, 불광역 인근 상가, 서울역 계단 등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하며 현장감을 높인다. 바로 이 지점이 묘하게 독자를 끌어당긴다. 이러한 설정은 마치 SF 영화에서 히어로들이 마포대교, 강남대로 등 우리 눈에 익은 곳에서 적과 싸우는 장면을 보는 것과 유사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개성 넘치는 스타일만큼이나 이야기의 전개 역시 예상 가능한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다. 발칙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앞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그러면서도 몰입감이 깨질 틈 없이 짜임새 있게 치고 나간다. 작은 복선 하나하나 버리지 않고 활용하는 치밀함도 돋보인다. 특히 별것 아닌 줄 알았던 초반부의 해프닝에서 은근히 밝혀진 작은 설정이 이야기의 절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대목은 독자의 입에서 탄성을 자아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나의 ‘유일한 사람’은 누구일까? 성숙한 관계 맺기를 그린 성장 드라마 두 주먹을 꼭 쥐고 귤희의 여정에 함께하면 통쾌함을 건너 따뜻한 결말이 독자를 기다린다. 오락 영화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속도감과 짜릿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되겠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읽어 보면 《혁거세 슈퍼》의 곳곳에는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여러 주제가 잘 숨겨져 있다. 가족이라고는 둘뿐인데도 일정 거리 이하로 가까워지지 못했던 할머니와 귤희 사이에 감춰져 있던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과 귤희가 사건 속에서 할머니의 사랑을 깨달아 느끼게 되는 데에서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던져진다. 또 작중에는 외계인으로 표현되었지만 사실 우리 사회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이 얽혀 벌이는 소동에는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미끄럼 타듯 이야기를 단김에 소화한 다음에는 ‘유일한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을 안고 지금껏 귤희를 보살펴 온 할머니, 음지에서 동족들을 위해 살아온 진국, 반대로 자기 이익을 위해 동족들을 속이고 괴롭히며 살아온 광한길 등 소설 속 인물들의 입장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길 바란다. 주변 사람들과의 더욱 성숙한 사회적 관계를 추구하는 자신의 성장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