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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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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미역국
고양이 인형
위선
진짜 고양이

미움
대물림
결심
시퍼런 꽃
아지트에서 만나
바로 지금
괜찮아
쉼터
선유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광주에서 나고 자라 광주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 된 전남대학교를 다니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2007년 중편동화 「친구」로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듬해 장편동화 『나는 진짜 나일까』로 제6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잇따라 수상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일까, 늘 궁금합니다. 그래서 나와 내 주위를 들여다보고 글로 표현해 공유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강아지 라온이를 산책시키고 발을 씻기는 일, 독립해 사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보내는 일도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소소한 일상입니다. 때로 일상은 내 글의 짧은 장면
광주에서 나고 자라 광주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 된 전남대학교를 다니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2007년 중편동화 「친구」로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듬해 장편동화 『나는 진짜 나일까』로 제6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잇따라 수상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일까, 늘 궁금합니다. 그래서 나와 내 주위를 들여다보고 글로 표현해 공유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강아지 라온이를 산책시키고 발을 씻기는 일, 독립해 사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보내는 일도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 소소한 일상입니다. 때로 일상은 내 글의 짧은 장면이 됩니다. 앞으로도 일상과 탐구와 공유를 소중히 여기며 즐겁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은 책으로 『이놈 할아버지와 쫄보 초딩의 무덤 사수 대작전』, 『늘 푸른 원터마을에서 강라찬 올림』, 『녹두꽃 바람 불 적에』, 『숨은 친구 찾기』, 『아버지, 나의 아버지』, 『사자의 꿈』, 『박관현 평전』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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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32g | 135*200*10mm
ISBN13
9791156335283

책 속으로

“미역국을 먹이다니….”
단계 시험을 형편없이 치르고 온 날이었다. 엄마를 탓하는 아빠에게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고, 한 번도 접하지 못한 문제가 수두룩했다고 선우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미역국을 시작으로 아빠가 엄마에게 퍼붓는 힐난이 독화살처럼 느껴졌고, 입을 열기만 해도 아빠의 독화살이 저를 겨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는 일마다 당신은.”
---「미역국」중에서

선우가 저도 몰래 탄식을 뱉어 냈다. 지유 목덜미에 있는 커다란 점 때문이었다. 아니 그건 절대 점이 아니었다. 점점 옅어지고 지워지며 넓게 퍼져 나가고 있는 푸르스름한 흔적은 선우가 내내 보고 자란 아프디아픈 꽃이었다.
---「멍」중에서

고양이 등허리를 쓰다듬듯 지유가 제 손목, 이제 막 푸르뎅뎅해지기 시작한 멍 자국을 매만졌다.
“예쁘지? 처음엔 이런 색이 아니었어. 엄청 붉은색이었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 시퍼레져. 시간이 흐르면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시퍼런 색이 점점 번지기 시작하지. 계속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없는 땅에 꽃 한 송이가 피었다 지는 것처럼 보여.”
---「결심」중에서

“잘못했어요.”
엄마 때문이었다. 접착제로 붙인 듯 열리지 않던 입이 엄마 때문에 열려 버렸다. 아빠는 선우가 잘못했다고 빌지 않으면 엄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
---「시퍼런 꽃」중에서

찰싹, 지유 오른쪽 뺨에 엄마 손이 와 닿았다. 그런데 아프지 않았다. 엄마 말처럼 엄마는 힘이 없는 게 분명했다. 지유 눈에 물기가 차올랐다. 지유는 제가 슬픈 게 힘이 없는 엄마 때문인지, 뺨을 맞았기 때문인지 헷갈렸다.
---「쉼터」중에서

몇 달 전, 자기를 때린 아빠 품에 안겨 있는 엄마를 봤어. 아빠가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면서 막 울더라. 그런 아빠도 이상했지만, 난 엄마가 더 이상했어. 불쌍한 듯 아빠 등을 엄마가 막 쓰다듬었거든. 엄마가 아빠를 더 꼭 끌어안았어. 난 엄마가 미웠어. 엄마가 그러는 게 무서웠어.

---「쉼터」중에서

출판사 리뷰

순식간에 현실에서 소설로,
몰입감 속에서 꽃피는 메시지

‘몰입감’이라는 한 단어면 이 소설의 꽤 많은 부분을 표현할 수 있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뿐 아니라 선우와 지유가 느끼는 감정, 집 안 공기의 무게까지도 세세하게 전달되어 독자는 마치 그 현장에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고 두 주인공과 함께 호흡한다.

어느 소설이나 이런 생생함은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 주지만, 특히나 『아지트에서 만나』에서는 이 몰입감이 더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당한 긴장감으로 조금 느슨하게 묘사했더라면 오히려 더 읽기 괴로웠을 두 주인공을 향한 폭력과 처절한 몸부림이 온전한 몰입과 만나는 순간 독자는 소설의 주제와 메시지에 성큼 가까워진다.

다시 말해 그저 주먹을 꼭 쥐고 두 주인공을 응원하며 한 권을 다 읽으면 자연스럽게 소설이 하고픈 말이 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일부러 외우려 하지 않아도 금세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처럼. 굳이 소설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애쓸 필요 없이, 자리에 차분히 앉아 찬찬히 이 이야기를 읽어 보자.

다시 소설에서 현실로,
폭력에 맞서는 애정 어린 관심

자신의 어려움뿐 아니라 서로의 아픔까지도 감싸 주려 노력했던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문득 지금껏 내가 푹 빠져 있던 이야기가 비단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떠올리게 된다. 뉴스와 기사에서 숱하게 봤던 여러 사건들이 떠오른다. 그다음엔 내 주위와 내 안을 들여다본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외면한 적이 없었는지, 지금이라도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화까지 치밀게 하는데도 이런 소설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히 있다. 약자를 향한 폭력은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만이 막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지유 목덜미의 멍 자국을 발견한 선우가 용기를 내 지유에게 다가갔기에, 홍씨 할아버지가 아파트에 사는 많은 사람 중 선우를 늘 지켜보고 있었기에 두 친구는 한 줄기 희망을 붙들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조금 무섭더라도, 내 갈 길이 바쁘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고, 기꺼이 손을 내밀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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