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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알을 품는 공원
두 번째 이야기, 이온과 온리 세 번째 이야기, 정숙 씨와 철 시인 네 번째 이야기, 공주와 여러 이름의 고양이 다섯 번째 이야기, 민들레와 새나무 여섯 번째 이야기, 파란 머리 희수 일곱 번째 이야기, 바질의 마음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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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공원. 터널 입구의 벽돌 기둥에 쓰여 있는 금색 글자에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쫄딱 망해 이사 온 곳이 하필 망 공원 옆이라니!
---p.21 「첫 번째 이야기, 알을 품는 공원」에서 엄마가 위태해 보일 땐 엄마마저 잃을까 봐 불안했지만, 엄마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이 생기자 마음이 엇나가기 시작했다. 아빠가 없는데도 잘 지내는 건 아빠에 대한 배신행위 같았다. ---p.43 「두 번째 이야기, 이온과 온리」에서 세상의 빛이 꺼진 줄 알았는데 세상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세상엔 보석 같은 시와 마법이 곳곳에 숨어 있을 터였다. 스위치를 켜고 그것들을 찾아야 했다. ---p.70 「세 번째 이야기, 정숙 씨와 철 시인」에서 자유, 자유…. 공주는 가래떡을 입에 넣고 씹으면서 아주머니 말을 되새겼다. 돌아보니 자신의 삶은 자유를 잃은 삶이었다. ‘나’라는 감옥 안에 자신을 가둔 채 살아왔다. 밖에서 절대로 열 수 없는 감옥. 열쇠를 쥔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p.96 「네 번째 이야기, 공주와 여러 이름의 고양이」에서 “사람들이 고약한 걸 보면 왜 냅다 침을 뱉는 줄 알어? 사람 침이 지네도 꼼짝 못 하게 할 만큼 그리 독한 거여. 그 독침을 말에 발라 봐. 독침 묻은 말은 사람도 죽일 수 있어.” ---p.125 「다섯 번째 이야기, 민들레와 새나무」에서 희수는 기다렸다. 그것 보라고, 엄마가 처음에 학교 그만둔다고 했을 때 말리지 않았냐고, 잘 해내겠다고 큰소리치더니 이 꼴이 뭐냐고…. 무슨 말이든 다 들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엄마는 아무 말도 안 하고 희수를 안아 주었다. 그리고 등을 쓸어 주었다. 아주 오래. ---p.146 「여섯 번째 이야기, 파란 머리 희수」에서 바질 줄기는 조금만 물이 많아도 금방 녹아 버릴 듯 여리디여렸다. 그런데도 햇빛을 향해 필사적으로 몸을 구부렸다. 수하는 이따금 화분의 방향을 반대로 바꿔 주었다. 그러면 어느새 햇빛 쪽으로 또 구부러져 있었다. 마치 먹이를 받아먹으려는 새끼 새처럼 사력을 다했다. ---p.179~180 「일곱 번째 이야기, 바질의 마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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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밖 청소년에게도
가끔은 힐링이 필요해 청소년 소설의 가장 주요한 키워드는 뭐니 뭐니 해도 ‘성장’이다.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으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한다. ‘위기-극복-성장’이 일련의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꼭 그래야 할까?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에 부딪히고 이겨 내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소설의 재미라 해도, 매일 건조하고 각박한 일상을 보내는 어떤 청소년 독자에게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가 잘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드라마틱한 성장기보다는 지금 나를 다독여 주고 따뜻하게 안아 주는 이야기를 갈망하는 독자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망한 공원에서 만나》의 등장인물들이 겪는 어려움은 다분히 현실적인 것들이다. 어쩌면 소설 속 어떤 인물과 비슷한 상황, 비슷한 고민에 당장 맞닥뜨린 독자도 있을지 모른다. 마치 연작소설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 책의 짤막한 일곱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부침과 결핍, 모난 데가 있다는 것을, 그걸 다른 이와 함께 나눔으로써 나의 그늘을 걷어 내고 더 밝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을 귀띔해 준다. 혹독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듯, 갈수록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세상에서 《망한 공원에서 만나》는 창가를 두드리는 봄볕처럼 포근한 이야기로, 위로와 응원, ‘힐링’이 필요한 이를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