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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반고훈
디멘시아북스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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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2022년 [이달의 장르 소설 1]에 단편소설 『흰살생선』을 수록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앤솔로지 [푸른 달의 단편소설]에 『달 때문에…』로 참여하였고, 소설집 『호러 픽션 나이트』와 중편소설 『은미』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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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78g | 128*188*14mm
ISBN13
9791199020474

책 속으로

꿈이라도 꾼 걸까.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p.36

기억은 기록으로 잡아 둘 수 있는 게 아니야.
---p.41

감정과 시간과 기억이 사라지니 남는 건 후회밖에 없더라.
---p.75

내가 잃어버린 기억들은 지금쯤 어디서 어떻게 자라나고 있을까.
---p.77

내 안에서 뭔가가 자꾸 사라진다. 단어가 사라지고 색깔이 사라진다. 이름이 사라지고 얼굴이 사라진다. 풍경이 사라진다. 시간이 사라진다. 더위와 추위가 사라진다. 어둠 속에 남은 것은 오직 후회와 참회뿐이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참회인지 알 방도가 없다. 손을 뻗어 봐도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는다. 언젠가 이 어둠이 걷히고 일상이라고 부를 만한 존재가 찾아오리라 기대했지만, 그런 날은 영영 오지 않았다.
---p.83

어둠 속에 서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했다. 나는 사방이 검정으로 발린 곳에 혼자 서 있었다.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무섭고 혼란스러웠다. 내가 언제부터 여기 와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혹시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p.103

하루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데 내 인생에는 온통 쉼표밖에 보이지 않는다.
---p.109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 어떨 땐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는 듯이 말하기도 했다. 치매. 어쩌면 이 병은 기억보다 신뢰를 잃어가는 과정일 지도.
---p.118

그곳에서 나는 당신을 온전히 기억할 수 있을까.
---p.159

내 인생의 마지막도 이제 곧 다가온다. 저 모퉁이만 돌면 끝이다. 손을 뻗으면, 바로 거기서 만져질 것이다.
---p.189

두려움을 잊기 위해 머릿속으로 뭔가 좋은 기억을 떠올려본다. 눈꺼풀 안쪽에서 어린 둘째 놈이 고추를 내놓고 거실을 방방 뛰어다닌다.
---p.198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곳에 앉아 있다.

---p.199

출판사 리뷰

- 치매를 앓는 노인의 흔들리는 기억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환자가 느끼는 혼란과 두려움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

- 당신의 삶에 가장 빛나는 기억은 무엇인가요?

『은미』는 우리가 쉽게 지나쳤던 치매 환자의 내면의 의식과 심리적 풍경을 섬세하고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주인공의 파편화된 기억을 따라가는 이야기는 마치 독자들을 망각의 미로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이며, 치매라는 질병의 복잡한 본질과 그로 인한 혼란을 체감하게 만듭니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서사 구조와 미스터리한 구성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치매 환자의 의식 속을 직접 유영하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소설은 치매 환자가 겪는 기억의 붕괴와 사랑하는 이와의 추억을 붙들고자 하는 주인공의 필사적인 몸부림,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점차 흐려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치매로 인해 나타나는 주인공의 파편화된 기억과 이상 행동은 이 병이 얼마나 잔인하게 개인과 그 주변의 삶을 뒤흔드는지 생생히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러한 치매라는 질병의 가혹한 현실을 다루면서도, 흐릿해진 기억의 끝자락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사랑의 흔적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기억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기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붙잡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갑니다. 그러나 기억이 희미해진다면, 우리의 존재와 사랑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겨질까요? 『은미』는 잔인한 치매를 넘어 우리가 기억과 사랑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존엄성과 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조명합니다. 결국, 기억이 무너져 내려도 여전히 그 속에 살아있는 사랑의 힘,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따뜻함을 독자들에게 깊이 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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