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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오천만 연기학원
2024 경기예술지원 문화창작지원 선정 소설
서경희
교유서가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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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
유리가면

해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나답게 사는 것인가 _고영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2015년 단편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김유정 신인문 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주시립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했으며, 극단 다파 대표를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수박 맛 좋아』 『복도식 아파트』 『하리』 『김 대리가 죽었대』, 연작소설 『옐로우시티』, 소설집 『밤의 독백』, 청소년소설 『경로이탈』 등이 있다.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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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30*200*15mm
ISBN13
9791193710999

책 속으로

모든 일은 한 통의 스팸 메일 때문에 일어났다. 동창회를 다녀온 날 새벽이었다.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켜놓고 10여 마리의 들개가 얼음 벌판을 질주하는 그림을 마무리했다. 컴퓨터는 가르랑거렸고 텔레비전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성공하고 싶은 일반인들을 위한 특별 연기 트레이닝”이라는 스팸 메일을 클릭한 것은 우연이었다.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중에서

“김현수씨는 총 세 단계의 과정을 거쳐 타인의 마음 얻기를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한 그 누구보다 성공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중에서

선택적 경우의 수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내고, 그 경우의 수 중에 최적의 경우의 수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인데, 그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중에서

“사람이 하루 동안 거짓말을 몇 번이나 하는지 압니까? 본인이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거짓말을 합니다. 인간은 배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연기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거짓말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 마음속에 있는 것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은 어떨까요? 솔직하고, 진실하고, 성실하다고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을까요?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중에서

“저는 여기서 가르치는 방식으로 살지 않을 겁니다.”
“선택은 김현수씨의 몫입니다. 제가 처음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김현수씨는 이곳을 수료한 그 누구보다 성공한 삶을 살 거라고요. 행운을 빕니다.”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중에서

그래, 난 스타가 될 거야.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를 거야. 춤을 출 거야. 연기할 거야. 그들의 여신이 되는 거야. 모든 이가 내 발 앞에 머리를 조아리겠지. 난 그들의 스타니까. 스타, 스타, 스타. 하늘의 별이 지상에서 반짝이는 거야. 천상의 여신이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격이지. 지상에서 탄생한 별이 바로 나야.
---「유리가면」중에서

“유리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얼굴을 가리면 내가 누군지, 무엇 때문에 이 자리에서 있는지를 잊게 돼요. 나를 잊을수록 배역에 더 몰입할 수 있고요.”
“그렇다고 유리가면을 쓰고 촬영할 수는 없지.”
---「유리가면」중에서

혜정은 장식장에 붙은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본다. 화려하고 도도해 보이는 얼굴이다. 예쁘기는 하지만 성형한 티가 과하게 난다. 혜정은 원래 자신의 얼굴을 생각한다. 지금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분명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수국 같은 이미지였다. 수수하지만 향기를 지닌 원래의 얼굴이 그립다.
---「유리가면」중에서

혜정이 머리로 거울을 들이박는다. 거울의 유리가 산산이 조각난다. 혜정의 이마에서 피가 흐른다. 유리가면 위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진다. 유리가면은 흠집도 없이 그대로다.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린다. 혜정이 미친 듯이 웃어댄다.

---「유리가면」중에서

출판사 리뷰

“최고가 되고 싶다면 최고를 버려라”
“세계를 지배하려면 언론을 장악해라”
“성공하려면 그 분야를 상징할 수 있는 얼굴로 바꾸어라”

“김현수씨는 총 세 단계의 과정을 거쳐 타인의 마음 얻기를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한 그 누구보다 성공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_17쪽

아버지의 외도를 우연히 목격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성공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현수. 그는 동창생 M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날 “성공하고 싶은 일반인들을 위한 특별 연기 트레이닝”이라는 한 통의 스팸 메일을 우연히 클릭한 것을 계기로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으로 인도된다.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은 모든 사람이 스타가 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연기 연습을 하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성공하려면 세 단계를 통과해야 했는데, 이때의 행동 포인트는 ‘강자에게는 약하게, 약자에게는 강하게’, 일명 강약약강이었다. 감정과 표정을 섣불리 드러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비굴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오로지 출세를 하는 것만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저는 여기서 가르치는 방식으로 살지 않을 겁니다.”
“선택은 김현수씨의 몫입니다. 제가 처음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김현수씨는 이곳을 수료한 그 누구보다 성공한 삶을 살 거라고요. 행운을 빕니다.”_41쪽

하지만 “작가의 스탠스가 ‘홈 패인 공간’(질 들뢰즈)에서 이탈하려는 행보를 보인다는” 문학평론가 고영직의 말처럼 김현수는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에서의 방식을 거부하고 빠져나옴으로써 “견고한 기존의 궤도에서 ‘이탈’해 충만한 삶을 살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당신의 시간을 삽니다”

「유리가면」의 주인공 혜정은 일약 스타를 꿈꾸는 배우다. 오로지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네 살 때부터 다방면의 재능을 익힌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서울로 상경한 혜정은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바비 인형과 같은 몸매와 외모를 위한 성형을 위해 엄마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으로도 모자라 신체 포기 각서를 쓰면서까지 사채를 빌려 쓴다. 그렇게 주연 배우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혜정에게 돌아온 것은 섹스 동영상 파문이었다. 이제 스물세 살의 혜정이 할 수 있는 일은 남아 있는 자신의 시간을 파는 것뿐이었다.

“스타가 되고 싶어요.”
“나에게 뭘 줄 건데?”
“시간이요. 저의 시간을 전부 드릴게요.”_47쪽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자신의 모든 ‘시간’을 걸고 마지막으로 베팅하는 작중 혜정이 일종의 징벌방에서 과거의 잘못을 연기한다는 작품 설정에서 보듯이 우리는 신자유주의 시대 부채 인간의 운명을 엿보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혜정이 부채 인간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 것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속삭이는 유리가면이었다. 혜정에게 유리가면은 자신의 또다른 분신, 페르소나였다. 성공에 대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자신을 감추기 위해 선택한 것이었다. 이는 “자아 관리의 셀러브리티화가 일반화된 우리 시대의 문제”이기도 하다.

「유리가면」은 혜정이 유리가면을 부수고 짓밟는 행위로,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깨뜨림으로써 자기 성찰의 시간과 나다움을 찾는 동시에 희망을 암시한다. 이처럼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은 우리 시대에 만연해 있는 문제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풍자하며 환기한다.

추천평

독창적인 설정과 탄탄한 이야기 전개는 예상치 못한 상상력과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독자를 매료시킨다. 이 소설은 현대인이라면 품고 있는 성공에 대한 욕망과 갈등을 다루며, 주인공의 선택이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집중하게 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깊은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이, 성공일까? - 김은경 (책방 오케이어 맨션 대표)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만 물음이 생겼다. ‘진실되게 살고 있니?’
이 소설은 나에 대한 거리감을 허물어버렸다. 나는 혹시 가면을 쓴 채 연기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낯설어졌다. 소설의 제목처럼 진실은 바깥에서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매 순간 위태롭다. 연기가 무르익을수록 진실과 연기가 구분되지 않는다. 진실된 마음으로만 살아가고 싶은데 그런 마음이 오히려 진실을 가로막는다. 어떤 모습이 진짜 나 자신이었을까. 잘 모르겠다는 답을 내놓을 때마다 나에게 미안해진다. 나에게 미안한 당신들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 정다현 (책방밀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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