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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도시
2층 양옥 반투위 돼지우리 광장 에필로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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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말없이 자신들의 앞에 놓인 술과 음료수를 마셨다. 어째 요즘은 같이 있기만 하면 감정이 상한다. 그들은 같이 살기만 할 뿐 같이 보내는 시간이 없다시피 했다. 은영은 정수가 그리워 견딜 수 없었다. 정수는 은영을 피해 밤마다 술자리를 찾아 헤맸는데 술만 마시면 은영이 보고 싶다고 전화하곤 했다.
--- p.35 “매립지가 지어지고 우리 동네가 ‘암 마을’이라고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아파트값이 어떻게 되겠어요? 사람이 살 수 없는 도시의 집을 누가 사려고 하겠어요. 똥값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요. 이제 아시겠어요? 진짜 문제가 뭔지?” --- pp.40~41 전세가 좋은 점은 보일러가 고장이 나면 집주인이 교체해 준다는 것이다. --- p.79 결국에는 매립지가 들어설 거라고 했다. 우리가 열심히 투쟁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매립지가 여기 들어서는 게 정당해서도 아니었다. 우리가 매일 쓰레기를 배출하는 이상 어딘가에는 매립지가 만들어져야 한다. --- p.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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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십 년, 은영은 이사하는 데 도가 텄다. 결혼과 동시에 연극배우를 그만두고 학습지 교사 일을 하며 알뜰하게 살았지만 내 집 장만은 꿈도 꾸지 못한다. ‘갭투자’가 기승을 부리며 전세가는 가파르게 치솟는다. 결국 은영은 빚을 내서 경기도 외곽에 있는 좁고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를 산다. 내 집이 생기자 은영은 중산층의 삶에 편입한 듯 안정감을 느낀다.
은영이 이사한 지역은 소각잔재 매립지 공사 문제로 주민들과 시청 사이에 갈등이 깊은 곳이다. 매립지를 둘러싸고 흉흉한 소문이 돈다. 매립지가 들어서면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다. 뒤늦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은영은 아파트를 팔고 하루라도 빨리 도시를 떠나려 한다. 그러나 아파트는 팔리지 않고 도시에 발이 묶이고 만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파트를 앉아서 잃을 수는 없다. 결국 은영은 매립지 반대 투쟁위원회에 가입하게 되는데……. “아파트 한 채 있으면 중산층이지.” 매립지 건설을 둘러싼 시청과 주민 간의 극한 대립! “기필코 아파트를 지키고야 말 거야.” 여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여자가 있다. 은영은 대학생이던 시절 외환위기를 거치며 아버지의 실업과 어머니의 부동산 투자 실패로 중산층의 삶에서 밀려난다. 2003년 카드대란이 터졌을 때는 빚 때문에 첫사랑을 잃게 된다. 집이 필요해 결혼을 결심하고,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급하게 혼인신고를 마친다. 은영에게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평생을 바라 온 꿈이며, 곧 그녀 자신이다. ‘하우스 마루타’를 소재로 수박 한 조각 마음 편히 먹지 못하는 청년들의 현실을 담은 장편소설 『수박 맛 좋아』를 출간해 부동산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한 서경희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개인의 사회적 지위이며 계급인 동시에 노후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IMF부터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이십여 년에 걸친 대한민국 부동산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깊이 있는 주제를 비판적이면서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