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 김하임1월 - 이무영2월 - 김하임2월 - 이무영3월 - 김하임3월 - 이무영4월 - 김하임4월 - 이무영5월 - 김하임5월 - 이무영6월 - 김하임6월 - 이무영7월 - 김하임7월 - 이무영8월 - 김하임8월 - 이무영9월 - 김하임9월 - 이무영10월 - 김하임10월 - 이무영11월 - 김하임12월 - 김하임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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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태어나서 죽는 자리 연향,그곳에 한 가족이 흘러들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부딪힘이 시작된다!서울에서 3년간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인 뒤 고향 연향에 돌아온 하임.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의 운명이 적혀 있다는 나디샤스트라를 찾기 위해 인도 여행을 계획했으나 졸지에 아빠가 운영하던 연향역 매점을 떠맡게 된다. 그런 그녀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자신의 나디샤스트라에 이름이 적혀 있을 거라 믿고 싶은 운명의 남자. 연향역의 역무원인 지완은 훤칠한 키에 우유식빵 같은 얼굴로 하임을 사로잡았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지완의 가장 큰 장점은 서글서글한 성격 그리고 세심한 배려였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은 이제 막 연인으로서 사랑을 키워가는데, 어느 날 연향역에서 지완이 한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본 하임은 심상치 않은 예감에 사로잡힌다. 지완이 연락을 받지 않자 무슨 일이 있나 걱정하고, 다른 여자와 있다는 소문을 들어도 사정이 있겠거니 생각하려 애쓰지만 모든 것이 허사다. 백일을 기념하는 데이트가 있는 날 지완은 약속을 깨고 여자와 손을 잡고 사라진다. 지완이 모습을 감추자, 하임의 일상은 깨져나간다. 화풀이하듯 맞바람을 선포한다. 하지만 화풀이는 그저 화풀이일 뿐, 사랑이 될 수 없단 사실은 하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았다. 거짓 연애를 끝냈을 때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난 지완, 그동안 감춰왔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무영은 남편 희태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 희태는 오래전 무영의 집에 세 들어 살던 식객이었는데 평소엔 사람 좋은 표정을 하고 다녔으나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어린 무영을 겁탈했다. 희태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던 날, 무영은 그의 아이를 밴 채 가족에게서 도망쳐야 했다. 그렇게 십 년. 남들의 눈을 피해 미혼모의 삶을 살아가던 무영에게 희태가 다시 찾아왔다. 처음엔 아빠 없이 큰 딸을 위해 그를 받아들였으나, 시간이 지나 희태는 딸 민아의 친구에게마저 자신의 성욕을 풀어댔다. 생래적 범죄자인 희태의 폭력 앞에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무영, 순간 민아가 나무 도마로 희태를 가격하자 희태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희태를 죽이고 싶었으나 어린 딸을 살인자로 만들 수 없기에 무영은 반신불수가 된 희태와 딸을 데리고 연향으로 흘러든다. 무영이 세를 든 곳은 지완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였다. 지완은 세심한 관찰력으로 무영의 팔뚝에 난 화상자국을 발견하고 가해자가 남편임을 알게 된다. 딸을 지키기 위해 지옥 같은 삶을 감내하는 그녀를 보며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지완, 그녀를 지키기 위한 도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은 실패한다. 무영은 지완의 도움을 받아 저 멀리 포항으로 달아나려 했지만, 그새를 참지 못한 희태가 이번엔 자신의 딸과 붙어먹으려 했던 것이다. 한계에 달한 무영의 인내심이 툭 하며 끊어지고 제 몸조차 못 가누는 희태를 대동한 채 무영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운명적 사랑을 믿는 여자 김하임,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여자 이무영엇갈리고 마주치다 마침내 하나로 폭발하는 두 여자 이야기소설은 장이 바뀔 때마다 하임과 무영의 시점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김하임 파트는 상대적으로 밝은 로맨스의 성격을 띤다. 번개를 맞고 우주적 깨달음을 얻은 후 우주신으로 활약하느라 바쁜 할아버지, 배우와 매니저로 서로를 끔찍이 사랑하는 엄마 아빠, 어릴 적부터 티격태격하면서도 죽이 잘 맞는 친구 성기 등 하임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은 톡톡 튀는 개성을 지닌 유쾌한 괴짜들이다. 반면 이무영 파트는 팽팽한 긴장감과 불안이 지배하는 스릴러의 문법을 따른다. 무영은 자신의 불행을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는다. 희태가 무영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아는 이웃도 있었지만 그들은 희태의 거짓 선량함에 속아 무영이 문제 있는 여자라 생각하곤 했다. 반면 희태는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었지만 아내와 딸을 극진히 사랑하는 착하고 신실한 교인 캐릭터를 능란하게 연기한다. 폭압적인 상황에서 창백하게 움츠러든 무영은 어디서 출구를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두 여성의 이야기는 지완이라는 인물을 통해 접점을 형성하며 서로의 이야기 속으로 틈입한다. 무영을 구하려는 지완의 도피 계획과 갑작스럽게 사라진 지완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하임.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엇갈릴지 의혹과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무렵 절묘한 서술 트릭이 빚어낸 반전이 독자의 뇌리를 강타한다. 그리고 세상 끝으로 걸어 나간 무영의 선택과 남은 자들이 서로를 껴안는 사랑의 공동체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사랑이 구원이 되는 세상을 염원하는 문학적 도전불행으로 점철된 무영의 삶을 묘사하는 일은 작가에게도 고통이었다. 작중에 등장하는 폭력과 억압이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은 트라우마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표를 주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의 고통과 상처를 상품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샘플로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작가의 세심한 마음이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 나는 『거의 황홀한 순간』의 무영과 하임을 상품이 아닌 샘플로 보여주고 싶다. 독자들이 두 여성의 선택을 지지할 수도 혹은 반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삶이 우리에게서 그리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시대가 머지않았길 바라며. _‘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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