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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PAGE 1 시절들 적당한 사람 그냥 해 앙상블의 미학 진심을 담은 노래 알아보고 포착하기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두려움 깨부수기 …네! 온 더 스테이지, 인 더 라이프 잘 서 있기 건강하게 내 탓 선순환 시스템 만들기 잘 말하고 잘 듣기 슬픔의 삼각형 PAGE 2 나날들 그럼 이만 퇴근해보겠습니다 드림하우스 커피와 맥주 어쩌다 구리를 만나서 소리 없음 무작정 걸었어 마이클 잭슨 일찍 일어나고 싶은 올빼미형 인간 복싱을 좋아하는 이유 만화 인생 시작은 오락실 무탈한 하루 PAGE 3 시절과 나날 예측 가능한 사람, 이창섭 팬 그리고 위로 왜 이렇게들 잘생긴 거야 몰입 데뷔 그리고… 특별하진 않지만 최단 거리로 계산하지 않기 가만하고 편한 사이 1991 죽음에 대한 단상 멋쟁이 할아버지로 늙기 비교는 금물 이별 연습 제일 Epilogue |
LEECHANGS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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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았으면 좋겠어.”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살아 있을 수도, 죽어 있을 수도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확정 지어지지 않은 상태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말이었다. --- p.16 「적당한 사람」 중에서 일을 감으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때그때 감에 의지해서 대처하듯 일하면 언젠간 빈 곳이 들통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연습할 때만큼은 철저하게 사소한 것들을 시뮬레이션하듯 돌려보는 편이다. --- p.20 「그냥 해」 중에서 나에게 노래가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곤 하듯, 나도 평소에 공기, 냄새, 온도, 기분 등을 잘 포착해두었다가 노래를 부를 때 서랍 속에서 꺼내어 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 기억한 다음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노래로써 바깥에 잘 내보내고 싶다. --- p.32 「알아보고 포착하기」 중에서 처음 이사한 뒤 오가는 얼마간의 기간에는 나도 매니저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넉넉히 시간을 잡아도 거리가 생각보다 멀거나 차가 막혀 종종거릴 때가 있었다. 그런데 미리 서둘러야 하는 수고를 감당하고서라도 바꾸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스위치를 확실하게 끄고 켤 줄 아는 삶이었다. --- p.79 「그럼 이만 퇴근해보겠습니다」 중에서 당시는 혼자 걷는 시간을 갖는 게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명료하게 정리하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자진하여 고립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던 것 같다. 난 지금도 어느 정도는 고립되는 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믿고 있다. 모든 근육이 운동을 해야 클 수 있듯이, 혼자서 생각하고 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내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 p.104 「무작정 걸었어」 중에서 오전에 집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 한잔이나, 하늘에 신기한 모양으로 떠 있는 구름에게 집중할 수 있는 무탈한 하루가 좋다. 잠옷을 입고 거실에 앉아서 구리랑 놀아주는 하루.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한 편 보다가 어느 새 저녁이 되어 있는 하루. 이렇게 내일도 무탈하고, 행복해야지. --- p.131 「무탈한 하루」 중에서 내가 정의하는 가수란 ‘전달하는 사람’이다. 음정, 퍼포먼스 같은 요소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누군가에게 곡과 의미를 전달하는 일이다. 듣는 사람에게 내가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내 이야기를 나누면서 듣는 사람만의 이야기가 들어올 공간도 만들어주고 싶다. --- p.177 「1991」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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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내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가장 어려운 것은 적당한 선을 찾는 것 ‘적당하다’라는 형용사에는 두 가지 이상의 뉘앙스가 담겨 있다. 일정한 수준을 채워 ‘이만하면 적당하다’고 할 때의 적당함, 그리고 모든 것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가장 완벽하게 알맞을 때의 적당함. 저자 이창섭이 도달하고 싶은 적당함은 역시 후자에 가깝다. 처음으로 뮤지컬이라는 분야에 뛰어들었을 때, 한 선배가 해준 조언 중 하나는 ‘그냥 해’였다. ‘그냥 한다’는 말은 그냥 받아들이면 쉽게 느껴지겠지만, 결코 그 의미는 아니었다. 저자가 깨달은 ‘그냥 해’의 의미는 모든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철저하게 준비된 상태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얻어지는 자유이다. 무언가를 ‘그냥’ 할 수 있을 때까지, 어떤 것이 ‘적당한’ 상태에 닿을 때까지 수없이 반복해야 했던 연습과 인내의 시절이 지금의 나날들을 만들었다. 이 책은 적당하기 위해서 치열했던 이창섭의 시간과 노력의 기록이다. ‘저는 이렇게 살고 있어요. 당신은 어떠세요?’ 저자는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선뜻 자신의 가장 일상적인 순간들까지 우리에게 공유한다. 구리와의 첫 만남, 최근에 본 영화, 나이트 루틴, 새벽에 하는 생각들, 심지어는 난데없이 집 안에 출몰한 메뚜기 이야기까지.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장소에 가는 등 의식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저자는 오히려 차창 밖으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뒷배경 같은 자연과 일상에서 영감의 씨앗을 발견하곤 한다. 비 내리는 길거리의 가로수, 구름 사이로 쨍하고 고개를 내민 해, 바다 수영을 한참 하고 들이키는 맥주의 청량한 첫 모금 같은 것들이다. 그냥 흘려보내면 아무런 의미가 되지 않는 것들을 그는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것에 자신을 비추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일과 연결해보기도 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는 소중하고 가치 있는 풍경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걱정거리나 일에 매몰되어 그럴 수도 있다. 저자 또한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연을 하기 전에는 매번 긴장되고, 어쩌다 노래가 잘 불리지 않을 때는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의 노래를 내가 가장 불러내야 한다는 마음이, 일상의 틈틈이 자리 잡고 있는 아주 작은 기쁨의 순간이, 오늘도 무탈하게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이 또 다음 하루를 살아내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어준다. 크고 작은 보폭으로 걸어가는 그의 하루하루를 읽어 내려가면서, 잊고 있던 귀중한 일상의 가치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