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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숨/삶 시리즈를 발간하며 ━ 04
말/숨/삶 사용법 ━ 06 창세기 묵상에 들어가며 ━ 16 1장 1~25절 우주와 생명의 시작 ━ 24 1장 26~31절 파괴자가 아니라 관리자로! ━ 31 2장 1~17절 땅에서 났으나 하늘에 속한 존재 ━ 37 2장 18~25절 사귐의 존재 ━ 43 3장 1~13절 스스로 하나님이 되기를 선택하다 ━ 49 3장 14~19절 실낙원 ━ 55 3장 20~24절 타락, 그 이후 ━ 60 4장 1~16절 죄를 이기는 힘 ━ 64 4장 17~26절 예배자가 나타나다 ━ 70 5장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 75 6장 1~8절 마음 아파하시는 하나님 ━ 81 6장 9~22절 위로자로 살기 ━ 87 7장 한 몸으로 지어진 세상 ━ 91 8장 죄 속에서 사는 인간 ━ 96 9장 무지개와 십자가 ━ 102 10장 역사 속의 인간 ━ 108 11장 1~9절 동쪽으로만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 ━ 112 11장 10~26절 포기를 모르는 하나님의 사랑 ━ 116 11장 27~32절 떠날 수 있는 용기 ━ 120 12장 1~3절 믿는다는 것 ━ 124 12장 4~9절 현실은 시험이다 ━ 128 12장 10~20절 이주민의 두려움 ━ 132 13장 상처가 안겨 준 선물 ━ 136 14장 원형 제사장 멜기세덱 ━ 141 15장 믿음으로 얻는 의 ━ 146 16장 보시는 하나님, 들으시는 하나님 ━ 152 17장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 ━ 158 18장 1~15절 우리 곁에 계신 하나님 ━ 164 18장 16~33절 하나님의 플랜 A ━ 170 19장 1~29절 영향력 없는 믿음 ━ 176 19장 30~38절 폐허 가운데 피어나는 희망 ━ 184 20장 변함없는 하나님의 약속 ━ 188 21장 1~7절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 ━ 194 21장 8~21절 불의한 현실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기 ━ 198 21장 22~34절 영원하신 하나님 ━ 204 22장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 207 23장 구름에 달 가듯이 ━ 214 24장 일상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 ━ 220 25장 1~11절 선택과 축복 ━ 230 25장 12~18절 만민의 주님 ━ 234 25장 19~26절 예정이냐 자유냐? ━ 238 25장 27~34절 운명을 바꾸고 싶은 열망 ━ 242 26장 1~25절 밀려난 곳으로 찾아가시는 하나님 ━ 247 26장 26~33절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증거 ━ 253 26장 34절~27장 46절 축복을 나누는 삶 ━ 257 28장 1~9절 거룩한 수동성 ━ 265 28장 10~22절 인생의 전환점 ━ 269 29장 1~14절 하나님 체험의 의미 ━ 275 29장 15~30절 건기를 지내는 믿음 ━ 280 29장 31~35절 하나님의 은혜에 눈뜰 때 ━ 286 30장 1~24절 진정한 복 ━ 290 30장 25~43절 약자를 편드시는 하나님 ━ 295 31장 믿음의 훈련장 ━ 300 32장 져 주시는 하나님 ━ 309 33장 용서의 능력 ━ 316 34장 이주민의 딜레마 ━ 322 35장 고난은 있다 ━ 329 36장 선민의 의미 ━ 336 37장 고난은 하나님의 손이다 ━ 342 38장 역사를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손길 ━ 349 39장 믿음, 일관된 신실함 ━ 357 40장 은밀하게 행하시는 하나님 ━ 363 41장 믿는 사람의 존재 가치 ━ 368 42장 용서는 과정이다 ━ 376 43장 용서와 화해 ━ 383 44장 사람을 고쳐 쓰시는 하나님 ━ 389 45장 상처가 꽃이 되는 법 ━ 395 46장 하나님의 때, 하나님의 방법 ━ 402 47장 1~12절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 ━ 409 47장 13~26절 선한 의도, 악한 유산 ━ 414 47장 27~31절 “살라” 하는 명령 ━ 418 48장 하나님의 큰 그림 ━ 423 49장 1~28절 누가 제사장인가? ━ 429 49장 29절~50장 14절 야곱의 임종과 장례 ━ 434 50장 15~21절 누구의 꿈인가? ━ 439 50장 22~26절 하나님의 약속 ━ 443 창세기 묵상을 마치며 ━ 4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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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창조 이야기는 인간 실존에 대한 중요한 진실을 전합니다. 하나님은 사귐을 위해 우주와 생명을 창조하셨습니다. 1장에서 창조의 단계마다 "좋다! "고 감탄하신 이유는 당신의 의도대로 창조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피조물과의 사귐에서 얻는 기쁨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을 연주하며 즐거워하고 조경사가 정원을 가꾸며 즐기듯이, 창조주 하나님은 피조 세계와 함께 즐거워하십니다.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피조물과 함께 숨 쉬면서 즐거워하십니다. 처음부터 삼위일체로 사귐을 누리셨던 하나님은 사귐을 더 풍성히 하기 위해 우주와 모든 생명과 인간을 지으셨습니다.
--- p.44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 하셨다”(6절)라는 표현은 꽤 놀랍습니다. 하나님이시라면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것을 아셔야 마땅하고, 그런 분이라면 후회할 일을 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표현을 인간의 타락성을 강조하는 반어법으로 읽어야 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실수였음을 뒤늦게 자각했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렇게 느낄 정도로 인간의 타락이 깊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 대목은 하나님의 인격성을 강조합니다. 성경을 통해 계시된 하나님은 인간과의 친밀한 관계 안에서 일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때로 기뻐하고 때로 슬퍼하며 때로 마음 아파하십니다. …… 이 상황을 생각하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허락하신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만일 불순종할 가능성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인간은 로봇이 되었을 것입니다. 인간을 짓고 자유 의지를 부여하실 때, 하나님은 인간의 타락 가능성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랑에 근거한 인격적인 관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도구로 인간을 지으시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대상으로 지으셨습니다. 사랑의 전제조건은 자유 의지입니다. 사랑하지않을 수도 있는데 사랑하기를 기꺼이 선택할 때, 그 사랑에 가치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고, 우리도 그 사랑으로 주님을 대하기 원하십니다. --- p.84~85 성경에 기록된 이 장구한 구원 역사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다함 없는 사랑을 보게 합니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하나님께서 왜 나 같은 존재를 이토록 사랑하시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 하나님은 사랑밖에 모르시는 분, 사랑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에 힘입어 오늘도 우리는 호흡하고 있고, 그 호흡이 멈출지라도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 p.119 |
말해진 적이 없는 모든 것들
〈창세기〉가 기록된 이후 〈창세기〉와 관련된 책들은 얼마나 많이 나왔을까? 설교는 얼마나 많았고, 글은 얼마나 많이 쓰였을까?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전 1:9) 했거니와, 이미 언급된 것만으로도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마음을 조심스레 다스리며 책을 펼쳤다. 이 책이 〈말/숨/삶〉 시리즈 중의 하나이고, 이 시리즈가 주석과 큐티의 중간에 위치해 있어 정해진 본문의 ‘해설’은 성서신학자가 학문적인 연구를 소화한 바탕에서 제공하는 최소한의 정보이며, 이어지는 ‘묵상’은 그날의 본문 안에 담긴 여러 주제 중 하나를 택하여 오늘의 삶에 적용한 묵상이라는 편집자의 소개가 새로운 표지판처럼 다가온다. 이 책이 갖는 미덕 중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창세기〉의 본문 모두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난해하거나 무의미해 보이면 외면하기 쉽다. 그런 점에서 모든 본문을 다룬 것은 성실을 넘어서는 배려라 여겨진다. 성실과 배려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소한의 정보라 밝힌 ‘해설’에는 성서학자로서 흘려온 평생의 땀이 배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마치 숨겨진 의미 하나를 찾기 위해서 돌산을 깨뜨리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수천 년의 시차를 두고 각기 다른 사람에 의해 쓰인 성경의 첫 책 창세기와 마지막 책 요한계시록을 ‘수미상관법’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그렇고, 증폭되는 인간의 죄를 보고 슬퍼하고 탄식하는 하나님의 후회를 하나님의 실수가 아닌 인간의 타락성을 강조하는 반어법으로 이해하는 것도 그렇고, 다시는 땅을 저주하지 않기로 하시는 하나님의 다짐을 두고 언어가 가진 한계로 이해하는 것도 그랬다. “알지 못할 것을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자기 생각을 유일한 해석으로 고집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성경을 읽고 묵상할 때 알지 못할 것을 신비로 남겨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경의 의미를 모두 정확히 알아내려는 노력은 인간의 본분을 넘어서는 교만이라 할 수 있다.”는 고백은 저자가 전해주는 자료와 그 자료를 대하는 태도를 더욱 신뢰하게 한다. 그런가 하면 삶에 적용하는 ‘묵상’은 자칫 앎에 머무르려는 시선과 걸음을 삶으로 돌리게 한다. 우리말 ‘뿔’과 ‘뿌리’가 한 어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자칫 무미건조해질 수 있는 자료에 따뜻한 체온을 불어넣는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여러 약자의 모습에서 오늘 동시대에 존재하는 수많은 약자를 떠올리는 것은 눈물겨울 만큼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 신뢰 때문일 것이다. ‘일 것입니다’로 끝나야 하지 않을까 싶은 문장이 ‘입니다’로 끝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어느새 저자와 함께 본문의 현장에 서 있다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내내 떠오른 기억이 있었다. 이야기에 목이 말랐던 어린 시절, 목마름을 채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 교회였다. 주일 오후나 수요일 오후 예배 시간, 선생님이 들려주던 성경 연속 동화는 다음 한 주를 기다림 속에 살게 했다. 그런 설렘을 가지고 다음 본문을 기대하곤 했으니,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이따금 꺼내 보는 릴케의 〈기도시집〉에 “내가 믿는 것은 말해진 적이 없는 모든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까지 나온 〈창세기〉에 관한 책과 말과 글이 산처럼 많아도, 〈창세기〉로 가는 아주 좋은 오솔길을 걸었다는 느낌이 책을 덮는 순간 마음을 채운다. 이런 마음 함께 누렸으면, 고마운 마음으로 책을 권한다. - 한희철 목사(정릉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