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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새벽
박노해
느린걸음 200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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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사랑이여 모진 생명이여
하늘
멈출 수 없지
신혼일기
천생연분
이불을 꿰매면서
얼마짜리지
어디로 갈거나
한강
그리움
포장마차
가리봉시장
지문을 부른다
영어회화
썩으러 가는 길
남성편력기
모를 이야기들
통박

2. 노동의 새벽
바겐세일
시다의 꿈

졸음
휴일특근
손 무덤
어쩌면
당신을 버릴 때
진짜 노동자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
노동의 새벽
어쩔 수 없지
석양

3. 새 땅을 위하여
사랑
바람이 돌더러
밥을 찾아
대결
떠나가는 노래
떠다니냐
삼청교육대 Ⅰ
어머니
아름다운 고백
별 볼일 없는 나는
장벽
허깨비

| 부록 |
해설 : 노동현장의 눈동자 / 채광석
'저주받은 고전' 의 기억, '얼굴 없는 시인'의 얼굴 / 강무성
낱말들 : 시대의 기억

저자 소개 1

본명: 박기평 朴勞解, 朴基平

1957년 전라남도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상경해 노동자로 일하며 선린상고(야간)를 다녔다. 1984 27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 7년여의 수배 끝에 안기부에 체포, 24일간의 고문 후 ‘반국가단체 수괴’ 죄목으로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1993 감옥 독방에서 두 번
1957년 전라남도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상경해 노동자로 일하며 선린상고(야간)를 다녔다. 1984 27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 7년여의 수배 끝에 안기부에 체포, 24일간의 고문 후 ‘반국가단체 수괴’ 죄목으로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1993 감옥 독방에서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을, 1997 옥중에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펴냈다. 1998 7년 6개월 만에 석방됐다. 이후 민주화운동가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2000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의 길을 뒤로 하고 비영리단체 〈나눔문화〉(www.nanum.com)를 설립했다. 2003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면서, 전 세계 가난과 분쟁 현장에서 평화활동을 이어왔다. 2010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로 기록한 사진을 모아 첫 사진전 「라 광야」展과 「나 거기에 그들처럼」展(세종문화회관)을 열었다. 12년 만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펴냈다. 2012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라 카페 갤러리〉에서 상설 사진전을 개최, 지금까지 23번의 전시 동안 4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2014 지구시대 좋은 삶의 원형을 담은 사진전 「다른 길」展(세종문화회관) 개최와 함께 사진에세이 『다른 길』을 펴냈다. 2019 『하루』를 시작으로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 6권, 2020 시 그림책 『푸른 빛의 소녀가』, 2021 경구집 『걷는 독서』, 2022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2023 첫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을 펴냈다. 2024 감옥에서부터 30년간 써 온 책, 우주에서의 인간의 길을 담은 사상서를 집필 중이다.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아가는 삶의 공동체 〈참사람의 숲〉을 꿈꾸며 새로운 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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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75쪽 | 320g | 153*224*20mm
ISBN13
9788991418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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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단이 경악했다. 그의 시는 한 편 한 편이 비수였다. 참혹한 노동 현실을 소름이 끼칠 정도로 핍진하게 그려낸 것이다. 나아가 그의 시는 지식인 시인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닿을 수 없는 지점에 이미 도달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투철한 계급적 자기 인식 때문이었다. 박노해 이전에는 아무도 이 땅의 노동자에게 지문이 없다는 사실을 쓴 적이 없었으며(박노해의 시 「지문을 부른다」), 철야 작업을 하고 돌아온 아내에게 이불 빨래를 시키는 남성 노동자들의 봉건성에 대해서 쓴 적도 없었다(박노해의 시 「이불을 꿰매면서」). 그는 계급적 증오를 뜨뜻미지근하게 포장하지도 않았다. 그의 시에는 서릿발 같은 증오가 서려 있었다." (<실록민주화운동> 63. 노동과 문학, 경향신문 2004년 7월 11일자)

"그 시집은 광주 이후 미적 질곡의 늪에서 헤매던 한국문학사를 강타한 폭풍이었다. 그건 이제껏 유동우, 석정남, 장명수 등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삶을 정직하게 써낸 수기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가장 처참한 비극을 형상화할 때에도 용암처럼 꿈틀거리는 분노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확연히 구별되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계급 전체의 분노임이 너무나 분명했다." (소설가 김남일, 문화일보 2004년 1월 7일)

"노동 속에 문드러져/너와 나 사람마다 다르다는/지문이 나오지를 않아... 20년 전 발간된 박노해 시인의 「지문을 부른다」를 읽으며 속에서 뭔가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던 그 시절 젊은이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세상이 좋아진 덕에 '서류를 만드느라 지문이 닳을 지경'이라며 엄살을 피우는 평범한 생활인이 돼 있을지도 모른다. … 노동자가 시인이 돼 현장의 일상을 투박하고도 생생하게 그려낸 시는 큰 파문을 일으켰다. 『노동의 새벽』은 80년대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이경희 기자, 중앙일보 2004년 11월 18일자)

출판사 리뷰

위험한 시집의 탄생이 몰고 온 충격과 파장

1984년, 한 공장 노동자의 손에서 한 문학평론가의 손으로 신문 하나가 건네졌다. 그 신문지 사이에서, 얇은 습자지 위에 연필로 또박또박 눌러 쓴 시들이 쏟아져 나왔다. 군사독재정권하에 있던 살벌한 시절, 비록 시였지만 그것은 너무나 위험한 내용이었다. 습자지 위에 쓴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발각되었을 때 재빨리 태우거나 씹어 삼켜 증거를 없애야 했던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신상에 대해 철저히 함구해줄 것을 당부하고 사라졌다. 그 시들이 한 권의 시집으로 탄생했고, 그것이 바로 '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이었다.

『노동의 새벽』은 곧바로 엄청난 충격과 논란을 몰고 왔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중의 한 권으로 남게 되었다. 저자 박노해는 이 시집을 세상에 발표하고 곧바로 위험 인물로 떠올라,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채로 각종 시국 사건의 배후 인물로 추적당했다. 그는 '불순한' 노동자, '불온한' 시인, '위험한' 혁명가였다. 1991년 '사노맹(남한 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으로 체포되어 무기징역형에 처해질 때까지 노동운동가로, 사상운동가로, 민주투사로 몸을 던졌다. 그는 1998년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되었다.

『노동의 새벽』은 출간과 동시에 군사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그해 말 평론가 김윤식, 임헌영은 박노해를 1984년의 시인 다섯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았다. 1988년에는 계간 문예중앙이 40명의 중견 평론가들에게 지난 10년간 최고의 작품 한 편을 선정해 달라고 의뢰한 결과 《노동의 새벽》이 뽑히기도 했다. 1991년 그가 구속될 때까지 공식 기록은 없지만 이 시집은 최소 50만 부 이상 100만 부 가까이가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학적으로, 문화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노동의 새벽』이 던진 파장은 넓고 컸다. 문단에는 '민중적 민족문학' 논쟁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후 민중의 문학적 자기표현의 기폭제가 되었으며, 노래가 되어 민중 속으로 파고 들었다. 『노동의 새벽』은 한국문학사상 '단일 시집 중 가장 많은 시가 노래로 만들어진 시집'이라는 기록을 갖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연극, 판화, 서예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면서 80년대 민중예술의 텍스트 구실을 하였고,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하나의 지침이 되기도 하였다.


공연으로, 음반으로 다시 기억되는 스무살 시집의 여전한 감동

2004년, 『노동의 새벽』은 20주년을 맞이했다. 20년이란 세월은 한 시집이 망각 속으로 소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노동의 새벽』은 그 세월을 뚫고 새삼스럽게 다시 기억의 전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집을 출전으로 하는 노래들을 담은 음반과 콘서트가 시집 20년이 된『노동의 새벽』에 헌정된다. 음반과 공연이 '한 권의 시집'에 헌정되는 것은 한국 음악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이 시집을 기억하는 것은 단지 이 시집이 몰고 온 당시의 충격과 파장과 성과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날 이 시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단지 과거의 시집일 뿐인가, 아니면 여전히 우리에게 '불온한' 목소리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는 '저주받은 고전'인가?

이 시집은 노동자가 부른, 노동자가 주인공인, 노동자의 노래다. 그 노래는 처절하다. 만약 그 처절함이 20년 전의 처절함으로 우리에게 멀리 있다면 굳이 새롭게 기억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한때 처절했던 누군가 딴 사람의 이야기로 읽을 수 없다. 설령 이 시집이 나와 세상을 흔들 때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세대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이 시집 속의 노동은 곧 삶이요, 노동자는 곧 인간이 되어 오늘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의 지침이 되기도 했던 이 시집 어디에서도 '임금 몇 퍼센트 인상'과 같은 '조건'의 요구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거기에는 다만 '평온한 저녁 밥상'을 앞에 두고자 하는 '기름때 절은 영혼'의 소박한 열망, 사람 대접 받고,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단지 인간다운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그러나 사회의 모순구조에 의해 그 본질적인 욕망이 짓밟힌 인간 군상의 신음과 일어섬이 담겨 있을 뿐이다. 그것이 바로 이 시집 속의 이야기들을 암울했던 과거 한때의 풍경으로만 읽을 수 없는 이유이다.

시인 고은은 말한다. "지금 우리는 80년대의 『노동의 새벽』을 역사적인 대상이나 지난 날의 기억으로 돌리는 일과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인간정신의 재생을 찾는 일 가운데서 후자의 사명을 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노동의 새벽』을 통해 읽는 어제와 오늘

금지된 언어로 써졌던 이 시들에서 이제는 그 금지의 냄새가 덜 나게 되었다는 것이 세월의 변화라면 변화다. 그 시절 우리에게 노동은 있어도 '노동'이란 단어는 없었으며, 노동자는 있어도 '노동자'라는 단어는 없었다. 당시 그 단어들은 '빨갱이'들만이 쓰는 매우 불온한 단어들이었다. 수출입국, 고도성장, 선진조국과 같은 거대한 단어가 그들의 삶인 '노동'도 그들의 이름인 '노동자'도 함께 덮어 버렸고 고의적으로 그 존재를 무시하고 지워 나갔다. 이제 그 단어들은 해방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노동자 주인공 자신들도 이제 처지가 달라져 있다. 그러나 과연 노동은 삶을 신성하게 하는 노동 혹은 삶 그 자체로, 노동자는 인간으로 해방되었는가? 20년을 맞은 『노동의 새벽』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그대 자신의 삶은 해방되었는가?

눈을 돌려 바라보면 떠넘겨진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여성노동자와 소수자 등 여전히 빈곤과 차별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상처를 받고 있는 또 다른 얼굴들이 '노동의 새벽'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국경 너머 전쟁과 테러로 울부짖는 민중들, 절대 빈곤 속에서 굶주리고 있는 나라의 어린이들이, 우리가 딛고 선 전지구적 현실의 영역에서 외면할 수 없는 '또 다른 나'로 존재한다.

『노동의 새벽』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박노해가 수배되고 구속될 당시 이미 그의 시 일부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유럽 등지에서 번역 유포된 적이 있고, 영어권 일부 연구자들이 번역하고 연구하며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텍스트로 삼기도 했는데, 최근 그의 시들이 다시 본격적으로 영역되어 해외에서의 정식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04년판의 특징

『노동의 새벽』 20주년 기념판이라고 할 수 있는 느린걸음판 『노동의 새벽』에는 짧지만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권말에 부록으로 실린 「낱말들:시대의 기억」을 훑어본다면, 『노동의 새벽』과 시대를 함께 한 세대에게는 자신의 사회정치적 기억력을 시험해 보는 기회가, 『노동의 새벽』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게는 사회상의 변화와 함께 시의 원의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이밖에 시집 자체의 역사와 시인의 개인사도 정리해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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