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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aro Sawaki,さわき こうたろう,澤木 耕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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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였다. 여관을 찾기엔 너무 늦었다. 어딘가에서 아침을 기다려야 한다. 역 구내는 벤치는 물론 콘크리트 바닥도, 통로도 모두 점령돼 있다. 역에서 아침을 기다리는 것은 포기했다. 밖으로 나온 순간 탄성이 터졌다. 역 앞 넓은 광장 바닥에 야숙하는 수백, 아니 수천 개의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더러운 천을 몸에 말고 자는 남자. 자기 전까지 젖을 먹였는지 갓난아이를 가슴에 안고 자는 여자. 가재도구를 전부 챙겨 나온 듯 엄청나게 많은 짐들을 둥글게 둘러싸고 자는 가족들. 작은 봉지를 소중한 보물인 양 가슴에 안고 자는 노인… 사람 뿐 아니다. 다리를 접고 쪼그리고 앉아 자는 들소도 있다. 고민 끝에, 역 앞에서 노숙해보기로 했다.
가족들이 모여 자는 곳을 찾아 옆에 천을 깔았다. 양복을 타월처럼 말아 베개로 삼았다. 눕자 별들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금세 땅의 미지근한 온기가 천을 통해 전해졌다. 대지의 따스함이 긴장을 풀어줬다. 수천여 인도인과 같은 하늘 아래서 밤을 보낸다. 묘하게 편했다. 얼마나 잤을까. 하늘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몸을 일으켜 주변을 돌아보니 지난 밤 광장에 누워있던 사람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연기가 나고, 밥을 짓는 여자도 있다. 소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옆에서 자던 한 마리는 일어난 뒤 옆에서 자던 새끼를 머리로 들이받아 깨웠다. 어린 소는 비틀비틀 일어나 사람이 얼마 없는 광장 끝까지 걸어가 오줌을 누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사람과 너무 똑같아 웃음이 나왔다. 광장이 숨을 쉬기 시작했지만 아직 6시도 안 됐다. --- 인도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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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떠나지 않은 젊은이가 없었다!
『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원제『심야특급』)가 처음 출간됐을 때, 일본 젊은이들은 열병에 빠져 들었다. 너나없이 배낭을 챙겨 메고, 몽유병 환자처럼 홀연히 일본 열도를 떠났다.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우연에 몸을 맡기면서, 마음과 몸을 이국땅에 새기면서, 청춘의 여행을 결행"한 것이다. 이 책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끼친 영향은 깊고 또 넓었다. 일본 젊은이들에게 시바 료타로의 『언덕 위의 구름』과 함께 『심야특급』은 필독서이며, 이 책을 읽고도 배낭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젊은이도 아니라는 말이 나돌았다. 이 책은 지금까지 450만부가 팔렸으며, 출간된 지 10년을 훨씬 넘긴 지금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일본에선 30대 여성들이 홀로 세계여행 떠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여자들의 심야특급>이란 제목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사회에 뿌리를 내린 ‘일반명사’가 된 책이다. 젊은이에겐 '여행의 교과서’로서, 중장년에겐 '청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인 것이다. 미래를 잃는다는 형벌 집행을 유예시키고 싶었다. “내가 일본을 떠난 것은, 무엇인가가 결정되어 버리고 만다는 것에 대한 공포뿐 아니라, 불분명한 자신의 미래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겠다는 용기도 극히 조금은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저자는 책에서 말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오피스빌딩이 밀집한 도쿄의 마루노우치의 한 기업에 입사한 당일 바로 퇴사한다. 누군가 그 이유를 물을 때마다 항상 “비 때문이었다.”고 대답한다. 마침 장마철이었던 그날, 도쿄 역에서 내려 묵묵히 걷는 샐러리맨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걷다가, 역시 회사 따위는 집어치우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 후 그는 르포라이터가 됐다. 점차 일이 늘고 인기를 얻었지만, 결코 천직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와는 다른 미래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보다는 미래를 잃는다는 형(刑)벌의 집행을 유예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고 생각한 저자가 선택한 것은 일본을 떠나는 것이었다.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일종의 탈옥이다. 이 책의 원제는 ‘심야특급’이다. 영어로 'Midnight Express'. 이것은 터키 교도소 수감자들의 은어로 ‘탈옥’을 뜻한다. 그렇다. 그는 도망쳤다. 결정적인 국면에서 최종선택을 해 버릴 경우 내 인생은 한 방향으로 결정돼 버린다. 그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프로 작가의 세계를 선택하지도, 그렇다고 다른 길을 찾지도 않은 채 그냥 집행유예 상태로 내버려두고 싶었다. 왜 런던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하지? 저자는 친구들과 “인도 델리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영국 런던까지 버스로, 그것도 일반버스로 갈 수 있느냐”를 놓고 내기를 한다. 그러나 이 내기는 떠나기 위한 하나의 구실일 뿐, 진정한 속마음은 ‘지구의 크기를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니다. 그것도 하나의 구실일지 모른다. 실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학문의 발전에도 소용없으며, 진실 규명과도 무관한, 더불어 기록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피 끓는 대모험도 아닌, 그야말로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 누구라도 할 수 있으며, 그러나 미친놈이 아니면 결코 하지 않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저자는 털어놓고 있다. ‘진지하게 미친 짓을 해보자.’ ‘말도 안 되는 모순을 저지르고 싶다.’는 것이 진정한 이유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