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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푸른서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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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3

1부


여백미餘白美 10
섬 11
자작나무 12
위리안치圍籬安置 14
풀밭에서 16
잣나무와 다래 덩굴 17
공중생활 18
건지사거리 20
비파 22
벚나무와 시 23
신현동 544번지 24
현 26
덩굴장미 28
추억 30
낡은 자전거 32

2부


간극間隙 34
백색불안 36
대화 37
제발 붙잡지 마세요 38
소녀상 40
외상 후 스트레스 42
단초 44
어처구니 46
동궁 48
트램펄린 50
다시 온 봄 52
바다로 난 길 54
우화 56

3부


지게가 있는 풍경 58
안개를 지고 간 아버지 59
혼자가 되다 60
입을 낳는 여자 61
고무신 62
상흔 64
폭서 65
고독 66
애도의 방식 68
바다멍 70
배웅 72
망부석 73
결핍 74

4부

蓮花圖 - 관곡지 76
7번 국도 77
어우렁그네 78
말 80
시부詩賦 82
무無를 쓰다 84
경계 86
아코르 88
망막고유광 90
큐아르코드 92
먼지 93
대학로 94
내일 또 내일 96
불편한 동거 98
율도 100

해설 _ 고광식
‘정동情動’을 박제하는 시간 101

저자 소개 1

1945년 만주에서 태어나 명지전문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였다. 2003년 계간 『시현실』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우주가 잠들었을 때 나는 달이 되었다』가 있다. 2014년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하였다. 산문집 『셋이 타는 자전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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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20g | 128*208*20mm
ISBN13
9791198971623

책 속으로

왜 우리는 자작나무를 좋아할까
자작나무숲에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이 서 있는 것 같다
은백색 옷을 걸치고 빼곡하게 줄 서 있는 나무들
큰 나무 사이로 작은 나무가 어깨를 낮추며 비껴 있지
자작나무 숲 속으로 깊이 들어갔어
나에게 사색을 주려고 했지
사색은 안목을 높여 주니까

그런데 그건 착각이었어
나무숲에서 자작자작 소리가 들렸지
나에 대해 수군거리는 것 같았어
사색이라니 이곳은 생각을 지우는 곳인데

너, 어디 있니
목소리가 들려왔어

하늘을 올려다봤어
쭉 뻗은 중위 여러 겹으로 둘러싼
숲 이전의 생각과 숲 이후에 생각이 분리 됐어
생각마저 사라지고
여백으로 가득 찼어

순간,
눈을 감아 버렸지
서쪽이 난만했어
--- 「자작나무」 중에서

손에 쥐었던 것을 내려놓고
세한도*를 바라보고 있다

소나무가 외딴집 양쪽에 서 있다

솔바람 소리로 인기척 삼아,
사시사철이 시간의 감옥에 숨을 불어넣는다

무명을 입고 앉아 먹을 가는 작은 거인을 본다
그는 둥근 창으로 무엇을 내다보았을까

목숨둥우리*를 중심축으로 돌던 날들에
면면이 숙이지 못하는 일에 익숙해질 무렵
가슴에 묻힌 바위를 어르는 파도 소리로
달구어진 속을 그려낸 건 아닐까

세한도를 품고 되돌아선다

섬이 고립을 강요해도
그는 고립을 뛰어넘어 불멸이 되었다

아직도 그림 속에 살아있는 고도

거인도, 소나무도, 집도 되지 못한 내가
그림 속 그림자 안에 갇힌다

*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가두어 둠.
*고정희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에서 차용.

--- 「위리안치*」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홀로 걷는
오솔길은 외로워서 좋다

풍경을 보며
마음의 길을 걷게 된다

이슬 머금은
풀들이 발등에 얹힌다

- 2025년 봄

임경자

추천평

실존주의는 “실존은 항상 특수하고 개별적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개별적 주체가 겪은 희로애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삶은 희로애락을 밟고 가는 지난한 길이다. 힘겹게 밟고 온 지나간 기억이 박제되어 현재의 ‘나’를 만든다. 따라서 현재의 주체가 정동情動을 느낄 때 정신과 몸은 하나가 되어 과거의 시간과 대면하게 된다.

임경자 시인은 삶이 결정된 것도 고정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피투 된 삶을 인식하고 희망을 열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미래로 기투한다. 시인이 정동情動으로 촉발되는 희로애락을 박제하는 이유도 던져진 삶을 극복하려는 의지 때문이다. 이런 행위는 자유를 전제하므로 주체적 인간의 탄생이라 부를 수 있다. - 고광식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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