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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간접화법의 예술과 상호감염의 미학
자유간접화법이란 무엇인가 화법 자체가 주제다 화법과 주체성 부정적인 것과 함께 나아가기 AI 시대의 반(反) 영화 부록 아카이브, 혹은 자기기술 시대의 미학 예술을 둘러싼 불안 김동원에 대한 두 개의 강의 (동영상 QR 코드)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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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화법의 예술은 분명 20 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예술 개념이에요. 왜 20 세기 초엽에 이런 예술 개념이 등장했는지 그 이유를 따져보는 것도 흥미롭겠지만, 간략히만 말씀드리자면 사진이나 영화의 출현이 자극을 주었으리라는 추정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인간의 별다른 행위성 없이도 거의 자동적으로 세계의 일부를 포착해 보여주는 듯한 사진과 영화는 특별한 가공 없이 무언가를 고스란히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실천이 가능할 수 있으리라는, 직접화법의 예술에 대한 암시를 주었을 수 있죠.”
--- p.24 “관람객이 공백이라고 느끼는 부분을 채우는 대체물로 등장한 것이 담론으로, 또는 스펙터클로 과적된 동시대 예술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아티스트 북과 도록, 강연과 심포지엄, 그리고 아카이브에 이르는 담론들은 어떤 면에선 레디메이드 오브제의 위장된 변형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닐까요? 순수한 레디메이드 오브제, 즉 내용 없는 오브제에 대한 관람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그저 내용 자체를 오브제로 내세운 것은 아닐까요?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와 오늘날의 전시에 종종 협력자로 등장하는 인문학자와 과학자 역시 일종의 오브제로서 기능하는 내용들인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스펙터클은 어떤가요? 그것은 표현 없는 오브제의 표현 없음을 대신해 나타난 과대망상증적 거짓 표현일까요?” --- p.31 “우리는 이런 생각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방적 감염이 아닌 상호감염을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주제 개념에도 열려 있는 동시대적 예술 실천이 가능할까? 말하자면 우리 시대에 걸맞은 자유간접화법의 예술이 있을까? 어쩌면 이런 예술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니까요. 다만 자유간접화법의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고요. 물론, 앞서 말씀드린 대로 파졸리니의 논의가 있지만, 그의 선구적 논의가 여전히 예술 일반으로 폭넓게 수용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왜일까요?” --- p.32 “간접화법적 주체성이 일방적 감염의 주체성이라면, 직접화법적 주체성이 분산된 주체성이라면, 자유간접화법적 주체성은 상호감염의 주체성입니다. 다소 임의적인 구분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픽션과 다큐멘터리라는 개념을 동원한다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네요. 간접화법적 주체성이 픽션에 어울리는 주체성이라면, 직접화법적 주체성이 실험적 다큐멘터리에 어울리는 주체성이라면, 자유간접화법적 주체성은 그런 구분을 무화하는 주체성이라고요. 그리고 이런 주체성들은 비단 작품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작업 전체를 가로지르는 구성적 힘으로서, 혹은 탈구성적 힘으로서 작용합니다.” --- p.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