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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같은 아이
마음을 여는 노래 모나리자 할머니의 슬픈 미소 정말 나쁜 일 미미 언니의 사랑 내가 주인공이 된 이야기 우리 가족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나만의 방 말줄임표가 뜻하는 것 마음을 지킨다는 것 민들레의 꿈 내 마음에 심은 미루나무 한 그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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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
남남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범죄가 일어나는 세상이다. 내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이 삭막한 세상에서, 타인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사랑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존재할 수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도,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면서 참된 가족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주인공 찬미는 갑자기 한집에서 함께 살게 된 우선이와 끝없이 마찰을 빚는다. 자신이 정신병 환자 언니들과 한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못마땅하다. 그러나 그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찬미는 조금씩 성장해 간다.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아픔을 사랑으로 치유해 가는 과정이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여기서 누군가 웃고 있을 때, 어디선가 누군가는 울고 있는 것이다. 『하늘 밑 우리 집』은 바로 그 ‘울고 있는 누군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나의 즐거움만 생각하지 않고 남의 아픔까지 헤아려 주는 마음이야말로, 사랑의 시작이고 아름다운 세상의 출발점일 것이다. 이 작품은 찬미네 가족을 통해, 용서와 이해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렇게 진지한 주제들을 전혀 거부감 없이 전달한다. 그 힘은 바로 이 작품이 지닌 리얼리티에서 나온다. 르포의 현장감과 문학의 흡입력을 모두 갖춘 작품 이경은 『하늘 밑 우리 집』을 쓰기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된 산동네를 여러 해에 걸쳐 취재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함께 고민한 그 시간들이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정신지체, 자폐, 조울증을 앓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병동에서 취재한 것처럼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러한 요소들이 단순한 사실 전달의 차원에 그치지 않고, 문학으로 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줄거리를 장악하는 탄탄한 구성이다. 이 작품에는 방학 과제물 대회에서부터 색동 주머니 도난 사건, 미미 언니의 사랑 이야기, 찬미의 출생의 비밀, 모나리자 할머니의 죽음 등 다양한 일화들이 등장한다. 이 풍성한 소재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전개됨으로써 내용에 생기를 부여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책은 가족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춘기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경은 감수성이 넘치는 문장으로 십대 소녀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전형적인 모범생으로 보이는 찬미, 누가 봐도 문제아 같은 우선이. 그러나 사실은 비슷한 구석이 많은 두 소녀의 이야기는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는, 그리고 이미 통과한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상징과 은유 속에 내포된 여성 문제 정신 상태가 불안정한 찬미네 식구들은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사건들을 벌인다. 놀라운 것은, 이 사건들이 결국은 총체적인 여성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혼모가 되어 평생을 불행하게 살아야 했던 모나리자 할머니, 남편의 외도로 마음 고생했던 찬미 엄마, 이혼 후에 마음의 평정을 잃은 현정이 아줌마 등, 작품 속의 인물들은 모두 여성으로서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찬미가 좋아하는 작가가 미혼모로서의 아픔을 극복하고 훌륭한 동화를 쓴 린드그렌이라는 설정도 예사롭지 않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언니와의 유대를 통해 찬미가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설정 또한 마찬가지다. 찬미는 내면에 상처를 지닌 여성들과 가족을 이루고 살면서, 참된 삶의 자세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타인을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늘 밑 우리 집』은 동화로는 드물게, 당대의 첨예한 사회 문제인 여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주목할 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