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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중남미의 고독과 소르 후아나의 매혹과 환멸
[로만세] 독자를 위한 서문 출산한 아기가 세례를 받은 후 맞은 부왕 부인의 생일을 경하하며 경애하는 갈베 백작 부인 전하께, 멕시코 전통 자수를 놓은 신발과 초콜릿 선물을 동봉하며 하느님 사랑을 몸소 느끼면서 어떤 위험도 무릅쓰고 그분의 연인으로 살기를 다짐하며 [애가] 번득이는 감각 속에 느끼는 부재와 무관심의 감정을 설명하며 [정통 애가] 사랑스러운 존경심의 표현: 라구나 후작 부인을 자신의 것이라 지칭하는 의미를 얘기함 [레돈디야] 사랑의 비논리적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함 침묵을 깨라는 계율의 명을 받아, 침묵을 변명하며 자기들이 유발한 것을 여성들에게 뒤집어씌우는 남자들의 위선적인 비난과 취향을 통박함 [에피그램] 자신의 미모를 뽐내는 여인을 비웃는 풍자시 고귀한 주당 가문의 핏줄을 발견하며 안약이 필요한 시건방진 친구에게 신식 군대 대위에게 주는 도덕적 충고 [10행시] 한 인물에게 초상화와 함께 보낸 10행시 말수 없는 사람의 변명을 말로 논박함 신중하고 용감한 대위에게 파레데스 백작 부인을 새겨 넣은 반지를 노래하며 평범하지만 애정이 담긴 선물의 가치 마지막 손길을 머뭇거리며, 아름다운 여신의 초상화를 묘사함 [소네트] 초상화에게 악습에 기울고 뮤즈와의 유희를 즐기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함 장미꽃과 그 비슷한 존재들에게 하는 도덕적 훈계 노년의 치욕 없이 아름다운 죽음을 죽음까지 지속될 상태를 순순히 받아들일 것인가 눈물의 표현을 통해 질투와 의심을 논박함 기품 있는 사랑을 만족시키는 환상 한 가지 생각에 매달리며, 감성보다는 이성을 택하네 치명적인 상처의 괴로움 고귀하신 만세라 후작 부인의 서거를 애도하며 [리라] 최상의 언어로 질투심을 달래는 시 [실바] 첫 꿈 - 해설 [비얀시코] 비얀시코 VI, 카타리나 성녀 [서극] 성찬신비극 『거룩한 나르키소스』를 위한 서극(序劇) - 해설 [산문] 필로테아 수녀님에 대한 답신 - 해설 소르 후아나 연보 |
Sor Juana Ines de la Cr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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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내 취향 채워지지 않으리, / 왜냐하면, 위안과 고통 사이, / 사랑에서 잘못 찾고 / 망각에서 변명 찾으니. // 지속되는 나의 이 아픔 / 그 무언가 사나운 고통, / 하지만 입 밖에 내지 않네, / 한때의 광기로 지나갈 테니.”
--- p.75 「사랑의 비논리적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함」 중에서 “그 여자가 누구든 상관없어, / 아무리 조신한 여인이라도, / 당신들 거부하면 배은망덕, / 받아들이면 경박하다 하니.” --- p.81 「자기들이 유발한 것을 여성들에게 뒤집어씌우는 남자들의 위선적인 비난과 취향을 통박함」 중에서 “네가 보는 이것, 색깔의 속임수, / 가식적인 색깔의 조합을 통해 / 예술적 아름다움을 뽐내며 / 교묘하게 감각을 속이네. // 이것은 달콤한 말로 세월의 / 공포를 벗어나려 하고, / 시간의 횡포를 무찌르며 / 노화와 망각에 맞서 싸우네. // 하지만 모든 공이 헛되나니, / 바람 앞의 연약한 꽃 한 송이, / 운명 앞의 부질없는 피난처. // 그것은 빗나가 버린 우둔한 노력, / 허망한 헛수고, 설사 좋게 보더라도 / 시체, 먼지, 그림자, 그리고 무(無).” --- p.103 「초상화에게」 중에서 “이성이 아직도 모르는 또 하나는 / 소박한 꽃에 대한 것이라, 그 새하얀 / 모습에서 어찌 그토록 섬세한 아름다움이 / 나오는지, 형형색색이 섞여 / 여명과 혼동되는 자줏빛 꽃잎은 / 왜 그리 달콤한 / 용연향을 내뿜는지, / 가벼운 산들바람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 / 꽃잎을 펼치는지,” --- p.159 「첫 꿈」 중에서 “만약 여자가 시를 쓰는 것 자체가 악이라면, 이미 많은 여성이 그것을 훌륭하게 구사한 사례를 보았는데, 여성이라는 나의 존재에 도사리고 있는 악이란 무엇입니까? 물론, 저는 저의 비천함과 부끄러움을 압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의 시가 더럽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p.283 「필로테아 수녀님에 대한 답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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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뮤즈’, ‘아메리카의 불사조’
중남미 바로크 문학의 거장 소르 후아나의 대표작 선집 17세기 스페인의 식민지인 누에바 에스파냐(오늘날의 멕시코)에서 활동한 작가이자 학자, 가톨릭 수녀였던 소르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는 바로크 시대 중남미가 배출한 최고의 작가로 일컬어지며, 시대를 앞서간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학문과 지식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품고 탁월한 문학적 재능을 선보이면서 신동으로 주목받은 소르 후아나는 당시의 남성중심적 사회에서는 지적 자유를 온전히 누리기가 어려웠기에 수도원에 들어가 공부와 글쓰기를 계속하는 길을 택했고, 이곳에서 눈부신 시와 산문, 극작품을 풍부하게 탄생시켰다. 위대한 문학적 업적을 이룬 소르 후아나의 작품들을 국내 초역으로 소개하는 이 선집은, 중남미 바로크 문학의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975행의 장시(長詩) 「첫 꿈」, 역사상 최초의 페미니즘 선언이라 할 수 있는 「필로테아 수녀님에 대한 답신」을 비롯하여, 열렬한 사랑을 노래하는 시, 신랄한 풍자시, 종교적 극작품 등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대표작 34편을 담고 있다. 중남미 문학을 전공하고 바로크 문학과 예술을 연구해 온 한국외대 스페인통번역학과 신정환 교수가 이 책의 번역을 맡아, 바로크 문학 특유의 비유와 현학적 시어를 충실히 해석하고 상세한 해설과 주석을 곁들이면서 소르 후아나의 문학과 사상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절대 진리에 도달하려는 인간 영혼의 여정을 그린 중남미 바로크 문학의 최대 걸작 「첫 꿈」 소르 후아나가 1685년경에 완성한 장시 「첫 꿈」은 우주의 신비와 절대 진리를 찾아가는 인간 영혼의 여정을 그려 내고 있다. 심오한 철학적 내용과 함께 견고하고 탄탄한 구성, 빼어난 바로크 수사법을 보여 주는 「첫 꿈」은 소르 후아나의 최고 걸작, 더 나아가 중남미 바로크 문학의 최고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체 975행에 달하는 이 시에는, 밤이 찾아와 모든 피조물이 잠들고 인간 역시 나른해지면서 잠에 빠져들자, 육체의 통제에서 벗어난 영혼이 하늘로 상승하며 절대 지식을 찾아 천문학, 철학, 신학 등 여러 학문적 주제를 탐색하다가, 영원 앞에서 한계에 부닥쳐 환멸을 느낀 끝에 하강하고 아침을 맞아 잠에서 깨어나기에 이르는 지적 탐색과 실패의 여정이 수준 높은 알레고리 기법으로 담겨 있다. 「첫 꿈」은 바로크 특유의 복합 메타포를 비롯한 의미론적 수사법, 철학과 과학과 신화를 넘나드는 현학적 어휘의 풍부한 구사, 복잡하고 어려운 문장으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문론적 수사법 등 바로크 시 기교의 정수를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역사상 최초의 페미니즘 선언, 「필로테아 수녀님에 대한 답신」 1691년에 소르 후아나가 자신의 학문적 활동을 비판하는 주교를 향해 쓴 서간문 형식의 글 「필로테아 수녀님에 대한 답신」은 역사상 최초의 페미니즘 선언이라 할 정도로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에서 소르 후아나는 여성 역시 학문을 사랑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마땅히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지식에 대한 욕구가 컸음을 밝히면서, 갖은 시기와 박해, 그중에서도 ‘거룩한 무지’를 강요하는 교회 측의 견제를 받아 가며 여자가 공부하고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한다. 그리고 여자의 지적 능력을 무시하는 편견에 대해, 라틴 학문의 창시자 니코스트라타,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 히파티아 등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남긴 여성들의 역사적 사례를 서른 명 넘게 들며 반박한다. 남성중심주의가 만연한 교회와 사회에 대담하게 맞서며, 여성이 학문을 탐구하고 글을 쓰는 것이 매우 유익하기에 여성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한 소르 후아나는 시대를 앞서간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페미니스트였다. 위대한 지성 소르 후아나의 재발굴과 재평가 17세기의 시인 소르 후아나는 한동안 문학사에서 잊힌 존재였다가 19세기 낭만주의의 유행과 함께 지적 자유의 상징이자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서서히 재조명받았다. 그리고 20세기 초 바로크에 대한 재평가에 힘입어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에 이른다. 그에 따라 소르 후아나에 대한 객관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1950년대에는 『소르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 전집』이 총 네 권으로 출간된다. 이후 옥타비오 파스의 『소르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 혹은 신앙의 함정』을 비롯해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가 발표되는 한편, 「첫 꿈」 등의 주요 작품이 이탈리아어, 영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오늘날 소르 후아나는 스페인 황금 세기를 빛낸 세르반테스나 루이스 데 공고라 같은 대작가들에 필적하는 위대한 문호로 여겨지는 동시에, 여성의 지적 권리를 주장한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열 번째 뮤즈’, ‘아메리카의 불사조’라는 명예로운 별명으로 불리는 소르 후아나는 중남미를 넘어 스페인어권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