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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shitomo Nara,なら よしとも,奈良 美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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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자체가 불안정한 외국에 살면서 나의 그림은 큰 변화를 겪었다. 기본적으로는 일본에서 그렸던 ‘아이들’이나 ‘동물’ 모티브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전에는 배경에 풍경 등을 그려 보는 이에게 설명하려 한 데 반해 독일에서 온 뒤부터는 보는 이를 의식하지 않고 내게 소중하고 중요한 것만 그렸다. 그래서 밋밋한 색상의 배경에 아이나 동물만 부각되는 그림이 되었다. 그 ‘아이들’이나 ‘동물’은 결국 나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데, 설명적인 배경 처리가 없어졌다는 것은 일본이란 정들고 낯익은 장소를 떠남으로써 그 장소에서 나를 따라다니던 것들로부터 해방되었음을 뜻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그림은 타인과 마주하기보다는 나 자신과 마주하여 태어난 것들이었다. 다른 사람이 이렇게 이미지해 주었으면 하고 바란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태어난 그림이다.
(...) 폐허에서 집을 짓는 남자들 붕괴된 건물들의 거리 머리 위로 펼쳐지는 드넓은 하늘로 연을 날리는 남자아이들 손을 잡고 웃는 여자아이들 우리는 그들의 모습 하나하나에 셔터를 눌렀다. (...) 지금 『작은 별 통신』을 다시 읽어보니 문장은 어눌하고, 일본 사람인데 일본어의 문법에 맞는지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조금이나마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 쓰지 못한 개인적인 부분은, 내 마음속에 고이 간직하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괴로워하면서도 미술을 통해 조금씩 성장한 내가 있고, 한껏 허세를 부린 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미술을,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내가 있습니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나도 상처를 입고, 그런 연속이라 한심하게 느껴지는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서 나란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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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에 가려 있던 나라 요시토모의 국내 첫 단행본 『작은 별 통신』
국내 미공개 작품과 사진, 스케치 등을 통해 그의 삶과 예술을 읽는다. 천진한 어린아이들의 얼굴에서 슬픔과 반항적인 눈빛을 읽게 만드는 나라 요시토모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국내에 출간된 한 권의 저서도 없지만 그는 이미 많은 블로거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하지만 보기만 해도 그의 그림임을 가려낼 수 있을 만큼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나라 요시토모. 그가 그리는 귀엽고 순진한 어린아이의 허무하고 차가운 표정, 공포감 혹은 지독히 표독스러운 몸짓이 신선한 자극을 던져 준다. 그림 그리는 아이에서 日 현대미술의 대표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나라 요시토모의 성장을 담은 자서전 지금까지 국내에 알려진 나라 요시토모의 이미지는 ‘독특하다’ ‘귀엽다’ ‘그로테스크하다’ 등이 일반적이었다. 작품의 주요 모티브가 된 괴기스런 아이들과 동물 캐릭터에서 고착된 이미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전부였던 셈이다. 나라 요시토모의 첫 번째 자서전인 『작은 별 통신』은 저자의 출생에서부터 현재까지를 시기별로 나누어 아티스트로서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작은 별 통신』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재의 나라 요시토모가 있지 않다. 겨우내 방 안에서 옹송그린 채 그림만 그려댄 어린시절의 그와 보따리 짐을 싸가며 대학을 다닌 그, 유럽을 떠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림에 대한 이상을 키워가던 그와 자신과의 치열한 대화를 통해 그림을 완성하는 그, 한 전시를 기획하며 고뇌하는 그와 한 전시를 성공리에 마치고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그, 락을 들으며 친구들과 감각을 나누고 그림으로 타인에게 말을 거는 장난기 서린 그가 있다. 또한 그림과 사진, 직접 그린 작업실 평면도 등 213컷에 이르는 도판을 게재하여 읽는 즐거움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한 점의 그림, 한 번의 전시를 위해 겪어야 했던 고민과 노력, 그가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들을 솔직하고 친근한 문체로 표현한 『작은 별 통신』은 성장해왔고 성장해 갈 나라 요시토모의 재능과 열정을 생생하게 담은 예술 에세이이다. 1959년 일본 아오모리 ~ 2003년 파리, 뉴욕 그리고 도쿄, 나라 요시토모의 44년을 기록한 여행서 전 세계를 7번이나 일주할 수 있을 만큼 마일리지를 쌓았다고 하는 그를 두고 사람들은 방랑벽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라 요시토모가 직접 말하는 그는 그림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미련없이 떠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라 요시토모의 자서전이자 44년 여정을 담은 여행서이기도 하다. 세 번의 유럽 여행과 독일 유학, 미국에서의 생활과 전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취재, 파리와 뉴욕, 일본에서 펼쳐진 전시 등에 대한 경험담을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는 나라 요시토모는 어디에서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자기만의 독특한 컨셉을 그림에 반영하였다. 또 만났던 사람들과 나눈 일상에서부터 인상 깊었던 경험까지 세세하게 서술하여 공감대를 가지고 나라 요시토모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취재차 방문했던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쓴 카불 일기는 전쟁 이후의 황폐함 속에서도 소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잔잔한 감동을 준다. 『FOIL』에 실려 큰 호응을 얻었던 사진을 게재하여 현장감을 더한다. 나라 요시토모의 여정을 보면 그저 ‘여행으로서의 떠남’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떠남’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작은 별 통신』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나라 요시토모의 노력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Oh, 앙팡? 테리블! (enfant terrible : 무서운 아이)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에 등장하는 어린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이봐 나랑 한판 해 볼테야!’하고 덤벼들 것만 같다. 세모꼴 혹은 타원형의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고 개구쟁이 악동 같은 얼굴을 코앞에 들이미는 유년시절의 어느 누군가처럼. 그렇게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은 살아 있다. 아마도 나라 요시토모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의 어린 시절 혹은 현재의 그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그림은 작품이라기보다 분신이다. 그래서 공포스럽지만 애정이 간다. 머리에 못이 박힌 채 피를 흘리고 있거나 피 묻은 칼을 쥐고 웃는 어린아이를 보고 ‘어쩜 이럴수가, 테리블!’을 외치다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생뚱맞은 표정과 마주치면 ‘거참, 웃기는군’하며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천진함을 잃지 않은 무서운 아이들, ‘테리블한 앙팡’은 언제까지나 나라 요시토모를 상징하는 중심 캐릭터로 남을 것이다. 나라 요시토모의 나이가 마흔이 넘었다고 하면 그림만 보았던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랄 것이다. 어린아이나 동물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탓도 있지만 그 소재들을 누구보다 신선하고 독특하게 형상화한 그의 재능이 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어느 별에서 왔는지는 몰라도 그는 분명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사는 동안은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진지하게 살피며 살아갈 것이다.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천진한 눈으로. 1959년에서부터 그가 자서전을 완성한 2003년에 이르기까지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펼쳐진 그의 일상은 그림을 위해 바쳐졌지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을 쏟으며 자신과의 대화를 지속할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매진하는 삶이 풍요롭다는 것을 그는 44년의 체험으로 직접 보여준다. 『작은 별 통신』은 나라 요시토모를 이해하는 충실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