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每日출판문화상 최초 공개ㆍ근현대 문학계 거장들의 화려한 단편선
일본 근대문학에서 단편소설은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단순히 짧은 ‘소설’을 가리키는 의미가 아니다. 인생을 한순간에 선명하게 보여주는 언어의 기술. 한 인간의 복잡한 내면 세계를 통째로 그려보이는 문장력. 일본의 단편소설 작가들은 인간이나 사회, 역사를 그대로 전체로서 그린 게 아니라 거울에 비친 소우주로 그렸다. …‘전후’는 이미 반세기가 흘렀다. 우리는 그 동안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전쟁이나 혁명, 동란, 붕괴를 목격해왔고 폐허와 암울한 도시로부터의 경제부흥과 고도성장, 거품경기와 그 실추를 체험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가 통절하게 체험한 것은 변화ㆍ변모하는 사회속에서 가족이나 친구, 지인과의 관계가 지금까지의 견고함(그것은 환상이었지만)을 잃고 개인으로서 사회에 부유하는 의지할 곳 없는 ‘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고독이었다. 그리고 이 고독감, 고립감을 계기로 타인과 연대감을 갖고자 하는 정신, 서로 버팀목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언어에 의한 미크로코스모스, 그리고 많은 단편소설을 낳은 것이다.
우리는 ‘전후’라는 시대에 쓰여진 방대한 양의 단편소설 중에서 소설가 한 사람당 한 작품만을 수록하고 더 나아가 지금까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명작’을 골라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길이도 400자 원고지 60매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 엄격한 조건을 설정했다. 『청춘』 『성』 『연애』 『생과 사』 『고향과 타향』 『정치』 『전쟁ㆍ역사』 『가족』 『도시』 『표현의 모험』이라는 테마별 편집은 전후 단편소설의 풍요한 세계를 향한 각각의 입구에 불과하다. 어떤 입구부터 들어가더라도 독자는 전후 단편소설의 매력과 감동과 감명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장소를 빌어 170개의 소우주를 제시한다. 아울러 이 소우주가 ‘전후’가 만들어낸 가장 선명하고 강렬하며 가장 숭고한 영혼의 형태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작품기획 : 이구치 도키오ㆍ가와무라 미나토ㆍ시미즈 요시노리ㆍ토미오카 코이치로 <추천사> 단편소설을 읽는 최고의 묘미는 동일한 작가의 단편소설을 열거한 단편집보다 다른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한곳에 모이게 한 단편소설의 선집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각각의 개성있는 거울에 비친 소우주들이기에 독자는 별의 수만큼이나 각 작가가 지닌 소우주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 사치스러움과 풍요로움이란! 이 책의 시작은 일본의 저명한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에서 간행된 고단샤 문예문고 『전후단편소설재발견』 시리즈의 1권(卷)과 2권(卷)이다. 이것은 비교적 젊은 세대의 문예평론가가 5인(필자도 그중 한 사람이다)이 모여 전후(1945년 8월 이후)에 쓰여진 단편소설 중에서 ‘청춘’과 ‘성(性)’이라는 테마에 따라 한 작가당 한 작품을 원칙으로 선고한 작품을 선집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들의 이러한 시도는 독자들의 호평을 받아 제1기 10권을 기대속에 완성시켰고 나아가 제2기 8권도 연속해서 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재발견 시리즈를 포함, 고단샤 문예문고는 2004년도 마이니치(每日)출판문화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젊은 세대의 문학과 소설에 대한 무관심이 우려할 정도에 이른 지 이미 오래된 일본 사회에서 조용한 붐을 일궈온 이 단편소설 선집이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편집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보고 싶다. --- 가와무라 미나토 (호세대학 교수ㆍ문예평론가ㆍ『말하는 꽃 기생』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