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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
일본 재건 프로젝트
이상북스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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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
저자 후기
해설

저자 소개 3

무라카미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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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Murakami,むらかみ りゅう,村上 龍,무라카미 류노스케

1952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났다. 나가사키현은 태평양 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시가 속해 있는 곳이며, 사세보는 2차대전 이후 미국 제7함대(태평양 함대)의 주요 기항지인 곳이다. 양친이 모두 교사인 가정환경 속에서 미국식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미 해군기지가 있는 사세보가 미국 길거리문화 일본 유입 1번지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은, 미국과 일본의 문화색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 성향에 영향을 미쳤다. 한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소학교 졸업 때는『소학교 회상기』라는 기묘한 작문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히피문화가 불어치던 당시에 고교시절을
1952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났다. 나가사키현은 태평양 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시가 속해 있는 곳이며, 사세보는 2차대전 이후 미국 제7함대(태평양 함대)의 주요 기항지인 곳이다. 양친이 모두 교사인 가정환경 속에서 미국식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미 해군기지가 있는 사세보가 미국 길거리문화 일본 유입 1번지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은, 미국과 일본의 문화색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 성향에 영향을 미쳤다.

한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소학교 졸업 때는『소학교 회상기』라는 기묘한 작문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히피문화가 불어치던 당시에 고교시절을 보낸다. 입학하자마자 럭비부에 가입했으나 훈련을 견뎌내지 못하고 탈퇴. 록밴드를 결성하여 드럼을 연주하고, 8밀리 단편영화를 만드는 등 범상치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다.

프랑스 68혁명의 영향이 일본에 미친 후인 1969년에는, 도쿄대 야스다 강당 점거 농성의 영향을 받아 학교 옥상을 바리케이드로 봉쇄하고 데모 농성을 하는 ‘기행’을 주도한다. 그는 이 일로 무기정학을 당했는데, 『69 Sixty Nine』은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집필한 작품이다. 2005년 한국에서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3수 끝에 도쿄에 위치한 무사시노미술대학에 진학했으나 1년 만에 중퇴한다. 재학 중이었던 1976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신인상 및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동시에 수상한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1976년 당시 국내 출판사 두세 곳에서 출간됐으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외설물’이라는 이유로 판매금지 당했던 사건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일본 대중문학을 이끄는 Two 무라카미로 불리며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해 온 무라카미 류는 작품과 인생, 양면에서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일본 근대문학에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내린 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본 사회의 부조리와 실상을 통렬하게 지적해왔으며, 그 방편으로 방향 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일탈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그룹섹스, 원조교제, 동성애, 폭력, 마약 등 그가 주로 다루는 소재들이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현실을 추수하여 자극적인 주제만을 다루어 온 것은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아직 주목하지 못한 단계의 태아 상태의 ‘현실’을 포착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다룸으로서 새로운 현실의 도래를 예언해 온 경우가 많았으며 그것은 매우 정확했다.

무라카미 류는 가상의 미래사회를 충격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간간히 내놓았는데, 코인로커에 버려진 아이들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타락한 세상을 파괴한다는 『코인로커 베이비즈』, 휴거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최후의 심판을 내린다는 『바이러스 전쟁』, 미국ㆍ소련ㆍ중국ㆍ영국에 의해 4개로 분할되어 지배되는 가상의 일본을 그린 『오분 후의 세계』 등이 그것이다. 『반도에서 나가라』도 이러한 가상소설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또 다른 주요 작품으로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69』, 『토파즈』, 『5분 후의 세계』, 『인더미소수프』, 『교코』, 『자살보다 SEX』, 『공생충』 등이 있다.
NHK 라디오 진행, 일본판 플레이보이지 기고, 마이니치 TV 토크쇼 진행, 축구 해설가, 세계 미식가협회 회원, 사진작가 등 문화 전방위에서 활동해 왔으며 쿠바 음악을 전파한 공로로 쿠바정부 문화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넷 환경이 아직 한국보다 불비한 상황에서 전자메일 매거진의 편집장을 현재 역임중이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들이 국내에서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이유는, 그의 작품 속에 묘사되는 모습들이 이후에 우리나라에도 나타났거나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1995년 첫 한국 데뷔 이래 국내에 소개된 그의 소설 및 저작물은 국내 실정보다 앞서가는 바람에 절판되었다가 재출간된 경우까지 포함해 현재 69종에 이른다. 또한 그는 2010년 11월 작가로써 스스로 전자책 회사를 설립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저자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전자책의 형태로 책을 내는 출판의 새로운 형태를 열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무라카미 류와 요시모토 바나나가 직접 차린 이 회사 G2010은 일본 전자책 환경에 큰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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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장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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蔣正一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하얀몸」을 비롯한 그의 시의 바탕이 된다.

오랜 정신적 방황을 겪은 그는 박기영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강정 간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시운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였고, 1987년에는 희곡 「실내극」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극작활동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해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시집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발표하면서, 지금껏 문단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던 '장정일'이라는 '불온한 문학'이 드디어 '중앙'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1988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 「펠리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1990), 장편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를 연이어 발표하고 이 소설들이 모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장정일'은 드디어 우리 문화의 뚜렷한 코드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1996년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간한 후 그가 파리에 있는 그의 아내인 소설가 신이현을 만나러 출국한 사이, 한국에서는 외설시비가 일어나고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포르노로 규정받고 있던 그해의 마지막날, 장정일은 파리에서 자진 귀국하여 당당히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론한다. 그러나 영화 <거짓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법원의 최종판결은 유죄. 그리고 또 한번의 구속으로 이어진다.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강금실은 후에,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라는 책에서 당시의 장정일과 재판에 대한 글 <장정일을 위한 변명>을 썼다.

그 사이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일본에서 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그는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중국에서 온 편지』(1999)와 자전적 소설 『보트하우스』(2000)를 펴낸다. 그의 '독자 후기'를 모은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5권까지 펴내며 그는 지금 대구에서 평생 소원인 책읽기와 재즈듣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머리같이 쓸데 없는 데서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모가 바리깡으로 직접 깎아주는 빡빡 머리와 헐렁한 골덴 바지 그리고 청색 면 티 차림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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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번역 전문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파더 스텝』,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라라피포』, 『컨닝소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일본어 번역 전문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파더 스텝』,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라라피포』, 『컨닝소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노르웨이의 숲』, 『모방범』, 『공생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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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장정일
장정일은 1962년 경북 달성에서 출생했다.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처음 시를 발표한 이래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해왔다. 대표작으로 《햄버거에 대한 명상》《길안에서의 택시잡기》(이상 시집), 《아담이 눈뜰 때》《중국에서 온 편지》《구월의 이틀》(이상 소설), 《긴여행》《고르비 전당포》(이상 희곡집)가 있다. 이 외에 《장정일 삼국지》 전10권, 에세이 《공부》, 그리고 현재 여덟 권째 나온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02g | 128*188*30mm
ISBN13
9788993690071

책 속으로

CNN의 카메라가 포착한 파키스탄의 한 일본인 소년의 모습이 일본열도를 흔들었다. 아니, 잠자는 학생들을 흔들어 깨웠다. AK47 자동소총을 어깨에 걸치고 아주 당당하게 서양의 카메라맨에게 응대하는 그 이름 모를 일본인 소년(학생들은 그에게 ‘나마무기’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의 영상은 거대한 빌딩 숲 그늘 아래 웅크리고 지내던 학생들에게 그들의 힘을 깨우쳐주었으며, 연대해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유명인의 신변잡기를 포함해 맛집, 물 좋은 헬스클럽 등을 소개하는 생활문화 방면의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세키구치는 특별한 전문 분야가 없는 기자다. 그런 그가 편집부 내에 “달리 사람이 없”어 파키스탄에 가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도쿄의 명문 메이와 제일 중학교 2학년생 나카무라 히데키를 만난다. 소설은 나카무라와 세키구치의 교류를 통해 등교 거부 중학생 집단의 행보를 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세키구치는 “귀찮다는 생각과 정식 절차를 밟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사이에서 현재 결혼하지 않고 유미코라는 경제 전문 기자와 동거 중이다. 등교거부 학생들이 이루어나가는 (미래) 일들과 더불어 (현재) 일본 사회와 경제를 분석하는 세키구치와 유미코의 대화가 소설의 두 축을 이룬다.

나는 타이 맥주를 마시고 약간 일본풍으로 바꿔 요리한 닭고기와 새우 코코넛 카레를 먹으면서 정말 공황이 오는 걸까 하고 유미코에게 물었다. 3년 전부터 언제 공황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경상수지는 마이너스 곡선을 그리고, 적지 않은 은행이 파산하여 외국 자본에 흡수되었지만, 결코 싸지 않은 전통 음식점에 모여들어 즐겁게 떠들어대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 공황이라는 말에 현실감을 느낄 수 없었다. 소문이 퍼지고 있을 동안은 절대로 공황은 오지 않는다고 유미코는 말했다.
“솔직히 말해 나도 모르겠어. 현재로선 일본을 박살내서 미국에게 좋을 게 없으니까. (…) 로마건 사라센이건 몽골이건 절정기를 맞이한 후에는 반드시 내리막길을 걸었으니까. 그것도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세계사의 무대에서 모습을 감추었잖아. 그러니 일본인들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말란 법이 없지 않겠어. 물론 사라진다고 해서 일본이 없어지는 건 아니야. 원래 가진 거라곤 돈밖에 없었잖아. 영향력도 없고 발언권도 별로 없는 나라였으니까. 그러면 어때 하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야. 경제적으로 이류 삼류로 떨어진다고 해도 별 문제는 없지 않을까?”---pp.58-59

등교 거부 중학생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세키구치의 파트너인 사진기자 고토는 몽골의 ‘소년병’ 이야기를 통해 뽕짱 그룹들에게 격려한다.

“칭기즈칸이 제국을 건설한 다음, 몽골은 서방으로 나아갈 준비를 시작해. 바투 왕은 광활한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서 우랄 강을 건너 러시아를 제압하고, 모스크바라는 도시를 건설하고, 폴란드와 헝가리 왕국을 격파하고, 신성로마제국의 입구 부근까지 공략했지. 몽골군은 상상하기 힘들 만큼 먼 거리를 이동했어.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서 끝까지. 그리고 그 원정군의 주력이 바로 소년병이었어.”
소년병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중학생 다섯 명의 눈이 반짝였다.---p.107

모든 나라가 그러하겠지만 국가적 문제의 핵심은 ‘리스크 관리’이다. 핵 재앙을 예고하는 듯한 등교 거부 학생의 말에는 어른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혹은 말할 수 없는 핵심적인 문제들이 들어 있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작은 관리는 되지만, 쓰나미나 핵폭발 사고 등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대형 사고에는 거의 무방비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일본 사회에는 리스크를 특정지을 수 없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리스크?”
예.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리스크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인지 특정할 수 없으면 관리가 불가능합니다. 이 나라에는 원자력이라든지 환경호르몬이라든지, 또는 그런 것을 포함한 환경 전반으로 확대해도 상관이 없지만, 또는 안전보장이라든지 치안이라든지 금융 시스템 같은 매크로 모델이라도 좋은데, 요컨대 2∼3퍼센트 확률로 일어나는 중소 규모의 사고나 위기에 대한 리스크는 특정할 수 있으나 0.000001퍼센트의 확률로 일어나는 거대 규모의 사고나 위기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리스크 산출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경향은 가정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위의 공동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결국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에요. 신흥 종교나 원리주의자들의 테러라든지, 핵연료 시설의 사고라든지, 또는 미래에 우리가 사회에 참가할 때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포함하여, 보통 학교라는 곳은 리스?를 특정하여 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훈련이라든지 공부를 하는 곳은 아닐까요. 그게 없는 이상 그런 공동체를 벗어나서 자신들의 힘으로 리스크를 특정하면서 그것을 관리하지 않으면 살아가는 게 너무 위험한 게 아닐까요? ---pp.344-345쪽)

독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본과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들은 말썽 많은 핵에너지를 쓰지 않고 풍력발전을 원동력으로 하는 자연 친화적인 에너지를 확보한다.

“실질적으로 풍력 발전은 거의 이익을 낳지 않습니다. 전기 요금은 화석연료에 비해 비쌉니다. 바람은 안정된 발전원이 될 수 없고, 낙뢰 때문에 고장도 잦아서 유지 비용이 많이 듭니다. 날개가 돌아갈 때 나는 소음 문제도 심각하지만, 현재 우리는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음향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지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 씨에게 의뢰한 상태입니다. (…) 또한 화석연료는 언젠가는 없어질 것입니다. 물론 그때 풍력 발전이 주력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태양열 발전과 함께 중요한 선택지의 하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그때가 되면 일본에서 유일하게 노하우를 가진 전력 회사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월드베이스라는 풍력 발전 회사의 홍보 담당자는 그렇게 발표했다. ASUNARO는 에너지를 확보한 것이다.
(본문 399-400쪽)

그들은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일약 영웅이 된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독립한 그들은 과연 어떤 운명을 마주하게 될 것인가?

중학생들이 지금까지 손에 넣었고 앞으로 넣을 것을 우리들은 눈으로 볼 수 없다. 덴엔도시 선의 잡종 빌딩에 모여 있던 애들이 BBC와 CNN에 소개되었고, 주가와 환율을 마구 움직이는 인물이 되었다. 벌써 일본 정부도 미디어도 그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들의 실체를 과연 누가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 나는 아파트로 돌아와 텔레비전에서 그런 뉴스를 보면서 혼자 술을 마셨다.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퐁짱의 영상이 반복해서 비쳐 나오고 있었다. 퐁짱은 해외 미디어에서도 화제의 인물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조간 국제 면 톱으로 퐁짱을 소개했다. 표제는 ‘중학생이 일본을 구하다’ ‘우리가 일본의 희망이다’였다.

---pp.337-338

출판사 리뷰

♣ 일본의 절망과 희망을 그린 초대형 프로젝트!

이 책은 무라카미 류가 3년여의 철저한 취재를 통해 얻은 광범위한 정보를 바탕으로 교육과 경제 문제에서 비롯된 현대 일본 사회의 절망과 새로운 나라에 대한 희망을 주제로 쓴 장편소설이다.

2011년 핵발전소의 사고로까지 이어진 일본 지진 이후, 무라카미 류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일본 재건’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했다. 또한 책의 저자 후기에서는 “내가 쓴 책이지만 재미있다. 그런 느낌은 처음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 작품,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에 강렬한 애정을 표현했다.

무라카미 류의 작품들은 대부분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전후 일본의 정체성을 아프게 물으면서 새로운 일본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 역시 일종의 ‘미래 소설’로 ‘일본 갱생’이라는 작가의 소망적 사고가 투영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거품경제와 국제 금융자본의 공격에 무력한 오늘의 일본을 흑선(黑船)이 출몰하던 에도시대 말기와 비교하면서, 중학생들에 의한 ‘일본 갱생’과 ‘지역 통화’라는 다소 놀라운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또한 “《파리대왕》 등 젊은이들의 나라 만들기 작품들은 모두 보기 좋게 실패한 반면, 이 책《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인터넷 시대의 나라 만들기와 혁명의 간소성이다.

올해(2011년) 있었던 중동의 재스민 혁명이 증명해주었듯이 인터넷과 이동전화는 혁명의 필수품이 되었다”라는 말처럼, 현대의 문명을 상징하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한 가장 근사한 ‘나라 만들기’가 묘사되어 있다.

저자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은 일본의 현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현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엄청난 자료와 취재를 통해 일본 사회의 ‘절망’과 ‘희망’에 대해 폭넓게 그리고 있으며, 완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 중에서 가장 희망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따라서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희망 없는 나라, 일본은 끝났다?

이 책의 화자 격인 월간지 프리랜서 기자 데츠지 세키구치는 일본 사회의 불안을 “천천히 죽어가는 환자”라고 표현한다.(지금 한국의 상황도 별로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또한 “출구 없는 밀실에 갇힌 듯한 느낌이 전 일본을 뒤덮었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경제나 금융에 어두운 내가 생각해도 이 나라는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유미코에 따르면, 어떤 음모의 냄새가 난다. (…) 경제를 모르는 일반인마저 제조업과 유통 그리고 소매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당연히 고용이 창출되는 것도 아니어서 실업자는 늘어만 가고 일시적인 등락을 거듭하다가 엔화와 주식은 하강곡선을 그린다. 그래도 정부는 금융계에 대한 원조만은 그만두지 않았다. 유미코는 그런 현재의 일본을 포도당 주사만 맞고 살이 퉁퉁 찐 사람과 같다고 했다. 주사액이 떨어지거나 심장이 멈추면 그 사람은 퉁퉁하게 불은 몸으로 죽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그 내장을 이용해먹으려는 인간들이 있는 게 아닐까. 부풀어 오를 대로 부풀어 오른 자본을 일본으로부터 빨아들이려고 획책하는 그룹이 있는 것은 아닐까.”(본문 67쪽)

나아가 정치는 미디어를 통제하고, 실업률은 10퍼센트를 넘어서고, 대아시아 통화기금은 위기에 처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일본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멍청한 정치가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나라는 우리가 구한다!

“이런 시대의 정치가는 모두 멍청이라서 아직도 사냥감을 덮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지만 금융자본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모든 것을 약탈하기 전에 우리는 이 나라의 재화를 먼저 약탈해서 이곳을 떠날 생각입니다.”

외국의 공격에 무너지기 직전인 일본, 국회에 참고인으로 소환된 중학생 대표 퐁짱은 이렇게 말한다. 뼈아프게 정확한 이러한 진단 아래 80만 명의 등교거부 학생들의 모임 ASUNARO는 일본 대탈출을 감행한다. 어른들의 세계를 거부한 ‘새로운 나라 만들기’가 시작된 것이다. 핵 문제와 환경공해, 교육문제, 청년실업, 노인문제 등 자본주의의 눈부신 발전의 서늘한 이면에 대처하는 중학생 개척자들의 명쾌한 행보에서,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넘어 ‘별로 희망을 찾기 힘든’ 현실을 사는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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