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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Murakami,むらかみ りゅう,村上 龍,무라카미 류노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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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자기상실을 통한 ‘청춘’의 종말과 깨달음의 세계!
이 책의 주제를 호사카 유지(세종대 인문대학 교양학부 교수)는, “그는 나락으로 떨어진 자기상실 상태에서 인간 본연의 자세로 회귀하는 모습을 하나의 주제로서 그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젊은 시절의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삶과 작품 세계의 모티브를 이 작품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빨리 죽여줘, 빨리 죽여. 나는 빨간 줄이 그어진 목을 잡았다. 그때 시공의 끝자락이 빛났다. 파란 섬광이 한순간 모든 것을 투명하게 드러냈다. 리리의 몸에도 내 팔에도 기지도 산들도 하늘도 다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나는 투명해진 그것들 저편을 달리는 한 줄기 곡선을 보았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형태의 곡선, 하얀 기복― 부드러운 커브를 그리는 하얀 기복이다.---p.107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의 주인공 류는, ‘나’를 버린 자기 상실 상태에서 ‘나’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내고, 그제야 세상을 덮고 있는 ‘검은 새’의 품속에서 벗어난다. 이는 한 젊음의 끝에 이른 젊은이의 고뇌에 세상에 대한 스스로의 결단이다. 하나의 세계를 깬 그는 비로소 ‘청춘’의 한 순간을 벗어나, 그의 길을 찾아낸 것이다. 숨을 쉴 때마다 나를 잊어간다. 몸에서 온갖 것들이 하나씩 빠져나가고, 내가 인형 같다는 느낌이 든다. 방은 달콤한 공기로 가득 차고 연기가 폐를 마구 긁는다. 내가 인형이라는 감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놈들 생각대로 움직이면 된다. 나는 최고로 행복한 노예다.---p.79 리리, 저게 새야, 자세히 봐, 저 도시가 새야, 저건 도시가 아니야, 저 거리에 사람 같은 건 살지 않아, 저건 새야, 몰라? 정말 몰라? 사막에서 미사일에게 폭발하라고 외친 남자는 새를 죽이려 했어. 새를 죽이지 않으면 안 돼, 새를 죽이지 않으면 난 나를 알 수 없게 돼, 새가 방해한단 말이야, 내가 보려 하는 것을 나에게서 숨겨버려. 나는 새를 죽일 거야, 리리, 새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어. 리리, 어디 있어, 같이 새를 죽이자니까, 리리, 아무것도 안 보여 리리, 아무것도 안 보여. 나는 바닥을 구른다. 리리가 바깥으로 달려 나간다, 자동차 소리가 난다. 전구가 빙글빙글 돈다. 새가 날아간다, 창 바깥을 날아간다. 리리는 어디에도 없다. 거대하고 시커먼 새가 이쪽으로 날아온다. 나는 카펫 위에 있던 글라스 파편을 주워들었다. 꽉 쥐고 떨리는 팔에 꽂아넣었다. ---pp.184-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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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대한 완벽한 자기 부인과 ‘헤테로토피아’
‘구토·벌레·부패’에 대한 압도적이고 생생한 이미지는 모든 것이 썩어버린 세상에서 저 홀로 명징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소설 속 주인공 류의 것이기도 하지만, 스물네 살 먹은 작가 무라카미 류의 것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젊은이들이 세계에 대한 환멸과 거부 의식으로 무장되어 있듯이, 이 소설을 쓸 즈음의 류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온몸으로 부정했던 것이다. 소설 속의 열아홉 살짜리 실존주의자 류와 스물네 살 먹은 실제의 류는 청춘의 감각으로 맺어진 도플갱어다. ‘다른’과 ‘장소’의 합성어인 ‘헤테로토피아’는 임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와 달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일상의 공간 속에 접혀 들어와 있다. 화자인 류를 비롯한 이 소설의 등장인물 모두는 사회 부적응자들이면서, 동시에 헤테로토피아의 건설자들이다. 이 소설의 주요 무대인 레이코의 바, 섹스 파티가 벌어진 오스카의 집, 로큰롤 공연이 벌어진 히비야 야외음악당은 기존의 사회 관습·권력·도덕이 통용되지 않는 그들만의 해방구다. 이들은 그곳에서 비로소 주인이 된다. 누구도 이들에게 그들이 속한 헤테로토피아의 당당한 주인 역할을 내버리고 주류 사회에 안착하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은 주류 사회의 일원이 되기보다 오히려 강고한 주류 사회에 구멍(헤테로토피아)을 뚫고자 한다. - 장정일 해설 중에서 언어적 표현의 한계를 넘는 ‘음악’이라는 또 다른 장치 이 소설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음악’이라는 매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음악’은 주인공 류의 결정적인 장면마다 등장해서, 작품의 분위기를 좀더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이 단순히 ‘청춘의 한 때’를 묘사하는 것을 떠나 언어적 표현으로 담을 수 없는 한계까지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치밀함을 읽을 수 있다. ‘도어스’, ‘롤링 스톤스’, ‘바 케이스’, ‘말 왈드론’, ‘루이스 본파’, ‘제임스 브라운’, ‘찰스 밍거스’, ‘레드 제플린’, ‘재니스 조플린’, ‘핑크 플로이드’, ‘버즈the byrds’, ‘밴 모리슨’ 등 한 시절을 풍미한 엄청난 음악의 향연이 이 소설 속에 펼쳐진다. 특히 ‘루이스 본파’의 늘어진 삼바, 〈흑인 오르페〉와 아프리카 리듬을 담은 〈오시비사〉는, 주인공 류의 정신적인 피폐함을 보여주는 광란의 파티 현장을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들을 떠올리듯, 진한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로 작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