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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이 눈뜰 때
장정일
&(앤드)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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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아담이 눈뜰 때 - 7
펠리컨 - 161
아버지를 찾아가는 긴 여행 - 191

해설 - 270

저자 소개 1

蔣正一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하얀몸」을 비롯한 그의 시의 바탕이 된다.

오랜 정신적 방황을 겪은 그는 박기영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강정 간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시운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였고, 1987년에는 희곡 「실내극」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극작활동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해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시집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발표하면서, 지금껏 문단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던 '장정일'이라는 '불온한 문학'이 드디어 '중앙'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1988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 「펠리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1990), 장편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를 연이어 발표하고 이 소설들이 모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장정일'은 드디어 우리 문화의 뚜렷한 코드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1996년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간한 후 그가 파리에 있는 그의 아내인 소설가 신이현을 만나러 출국한 사이, 한국에서는 외설시비가 일어나고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포르노로 규정받고 있던 그해의 마지막날, 장정일은 파리에서 자진 귀국하여 당당히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론한다. 그러나 영화 <거짓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법원의 최종판결은 유죄. 그리고 또 한번의 구속으로 이어진다.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강금실은 후에,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라는 책에서 당시의 장정일과 재판에 대한 글 <장정일을 위한 변명>을 썼다.

그 사이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일본에서 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그는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중국에서 온 편지』(1999)와 자전적 소설 『보트하우스』(2000)를 펴낸다. 그의 '독자 후기'를 모은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5권까지 펴내며 그는 지금 대구에서 평생 소원인 책읽기와 재즈듣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머리같이 쓸데 없는 데서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모가 바리깡으로 직접 깎아주는 빡빡 머리와 헐렁한 골덴 바지 그리고 청색 면 티 차림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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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87쪽 | 124*195*20mm
ISBN13
9791194462019

책 속으로

질서도 진리도 없는 가짜 낙원에서 유희만이 우리의 위무가 되며, 무한대의 자유를 얻고자 갈망했던 인간은 유희 속에서 더욱더 많은 자유를 얻는다. 실재가 상실된 가짜의 낙원에서는 키치만이 가능한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많은 현대 예술가들처럼, 그녀 또한 키치의 유혹으로부터 멀리 벗어나지 못하였다.
--- p.80

가짜 낙원에서 잘못 눈을 뜬 아담처럼. 내 이브는 창녀였으며, 내 방은 항상 어둡고 습기가 차 있다. 어쩌다 책이 썩는 냄새를 없애려고 창문을 열면, 네온의 십자가 아래서 세상은 내 방보다 더 큰 어둠과 부패로 썩어지고 있다. 나는 내가 눈뜬 가짜 낙원이 너무 무서워서 소리내어 울었다.
--- p.139

우리는 부산행 보통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갔다. 가슴에는 창녀의 마음을 안고.“이렇게 지내다간 너무 많은 추억 때문에 우리는 금방 늙어버리고 말 거야.”
--- p.85

“추억을 스크랩해 놓을 수 있는 노트나, 과거를 정돈해 놓기 위한 집 한 채를 가져야겠어.”현재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워크맨을 작동시키곤 헤드폰을 귀에 꽂으며 말했다.“어떤 집이든, 내겐 집이 필요 없어. 우리들 집은 이 지상에 없는 거야.”
--- p.85

무한대의 자유란 내가 아닌 타인을 배제함으로써, 세계와 틈을 쌓음으로써만 이루어진다.
--- p.87

“기타가 고장났다고만 하면 어떻게 해, 이 바보야. 기타는죽은 거야.”
“아니야. 기타는 죽지 않아. 결코.”
--- p.110

지금 내 가슴은 후회로 찢어질 듯하다. 나는 내일 죽어야 한다. 어쩌면 죽음도 나와는 상관없이 나의 가슴속 안뜰에 웅크리고 있는 한 마리 펠리컨이었을까? 필시 죽음 또한 거대한 펠리컨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일에 다름아닐는지도 모르겠다.
--- p.189

그는 평생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그의 말처럼 법의 정신 앞에서는 당당할 수 있었으나, 법의 폭력 앞에서는 무력했던 것이다. 그 후 사람들은 억울할 때마다 그의 어록을 꺼내 입에 올리기도 하는 모양이었으나, 20년의 세월은 그 명구를 남긴 그의 이름을 잊게 했다. 지금 그는 다섯 평짜리 좁은 감방에서 두 눈을 감고 좌선하듯 앉아 있다. 그의 이름은 큰주먹이다.

--- p.218

출판사 리뷰

열아홉 살 소년 ‘아담’의 꿈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 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단지, 그것들만이 열아홉 살 때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얻고자 원하는, 전부의 것이었다.”

「아담이 눈뜰 때」의 첫 문장이다. 아담은 글쓰기의 표상인 타자기와 ‘사춘기’라는 그림이 수록된 뭉크 화집, 실컷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을 갖길 원한다. 이 소설은 아담이 그것을 어떻게 소유하게 되는지 또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이 담긴 이야기다.

미성년인 아담은 자기의 “수험번호가 합격자 명단에 끼이지 않은 것을” 확인한 순간 “세상과 나는 소원해져 버렸다.”고 말한다. 대입 실패로 패배감을 느낀 아담은 정치적 격변기에 모리배들에 의해 정의와 진실이 뒤집히는 것을 목격하고 세계에 대한 근본적 불신에 휩싸인다. 미성숙한 아담이 자신의 욕망을 찾아 방황하며 만난 사람들은 그에게 더욱 큰 상처와 충격을 안긴다. 개인의 주체성을 억압하고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것만이 전부였던 가속의 세계에서 아담은 마침내 자신만의 정신적 깨달음에 도달한다.

부조리한 세상에 감금되다

장정일의 첫 소설 「펠리컨」은 환상소설이면서 동시에 풍자소설이고 기가 막힌 패러디 소설로도 읽힌다. 대기업에 다니는 ‘촉망받는 엘리트’ 사원이 집 마당에 들어온 병든 펠리컨을 걷어차 쫓아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고 교도소에 갇혀 있다. 어느 날 그는 국가기관 요원들에 의해 체포돼 펠리컨을 감금 학대했다는 죄목으로 추궁당한다. 반박할 수 없는 주인공의 억울한 하소연과 울분에 찬 목소리, 그리고 반성과 참회에 이르는 독백을 가만가만 듣다 보면 어느새 주체를 잃어버린 자아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의 카니발

「아버지를 찾아가는 긴 여행」에는 세 편의 짧은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희곡으로 먼저 발표된 작품을 소설로 옮긴 「실내극」은 출소해서 집으로 돌아온 아들과 그 아들에게 다시 도둑질을 종용하는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에서는 20년 동안 수감 중인 ‘큰주먹’과 그로부터 육체적 폭력을 당하는 ‘흰얼굴’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상상 속에서 모자 관계를 형성하고 기묘한 사랑을 시작한다. 「긴 여행」에서는 기차에 무임 승차한 M과 W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신화와 현실이 뒤섞이다가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는 결말이 독특하다. 그러나 「아버지를 찾아가는 긴 여행」에서 ‘아버지’의 실체는 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해설 -한영인(문학평론가)

문학의 성자, 장정일은 전설이다

장정일은 시인이다. 1984년 「강정 간다」를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87년 『햄버거에 관한 명상』으로 최연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장정일은 희곡작가이다.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그해, 그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실내극」을 투고해 당선되었다. 당시 신춘문예 당선 소감의 마지막 문장은 지금까지 전설처럼 내려온다. 장정일은 이렇게 썼다. “정진하라. 聖「카프카」, 聖「베케트」, 聖「장정일」. 위대한 문학의 삼위일체를 위하여!” 장정일은 소설가이다. 1988년 발표한 「펠리컨」을 시작으로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 등의 인기작을 발표하며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2021년 KBS는 이 책의 표제작 중편 「아담이 눈뜰 때」를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장정일은 서 평가이다. 1994년 첫선을 보인 『장정일의 독서 일기』는 이후 10권 가까이 이어지며 대한민국 독서인의 필수 교양서로 자리 잡았다. “聖「장정일」”의 영광은 오늘날 서평의 왕국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듯 보인다. 한국 문학사에서 두 번 없을 천재 장정일의 학력은 그러나 중졸에 불과하며 십 대 시절 폭력 사건에 휘말려 소년원 신세를 진 적도 있다. 장정일의 글은 자주 논란에 휩싸인다. 소설가로 이름을 날리던 1996년에는 음란물 제작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되었다. 장정일에게 문학은 관념의 성채이자 무기이며 그 관념은 현실의 물리적인 제도와 정상성의 습속을 강력하게 타격한다…. (중략)….

장정일은 경계를 위반하고 질서를 전복하려는 충동을 아낌 없이 드러낸 작가였다. 한때 사람들을 열광하게 했던 위반과 전복은 그러나 이제는 식상한 문화적 기호가 되었다. 그다지 불 온하지 않은 위반과 위험하지 않은 전복이 문화 상품의 탈을 쓰고 경쟁적으로 유통된 탓이다. 우리는 산산이 깨어질 각오를 하고 거대한 세계에 부딪히기보다 그 세계의 문법과 논리를 착실하게 학습하고 그 학습으로부터 얻어낸 세계의 맹점과 빈틈에서 치부의 기회를 노리는 모습에 더욱 익숙하다. 하지만 그 현실이 만들어 내는 허무와 공허, 부대낌과 고통은 동전의 뒷면처럼 우리 곁에 음지식물처럼 자라고 있다. 그 허무와 공허, 부대낌과 고통을 승화시킬 언어와 행동, 관념과 사유, 관계와 실천이 나날이 빈곤해지고 있는 세계에서 장정일이 보여준 서사적 모험은 단지 지나간 과거를 추억하는데 머물지 않고 현실의 억압과 폭력에 새롭게 맞설 수 있는 무기가 되어준다. 그것이 문학의 성자, 장정일의 글이 오늘날에도 갖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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