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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를 넣은 빵
『장정일의 독서일기 1-7』에서 가려 뽑다
장정일
마티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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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이스트를 넣은 빵』을 엮으며
『삼중당 문고』

이스트를 넣은 빵

본문 출처
언급된 책들
장정일 작품 출간 목록

저자 소개 1

蔣正一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하얀몸」을 비롯한 그의 시의 바탕이 된다.

오랜 정신적 방황을 겪은 그는 박기영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강정 간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시운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였고, 1987년에는 희곡 「실내극」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극작활동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해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시집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발표하면서, 지금껏 문단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던 '장정일'이라는 '불온한 문학'이 드디어 '중앙'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1988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 「펠리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1990), 장편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를 연이어 발표하고 이 소설들이 모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장정일'은 드디어 우리 문화의 뚜렷한 코드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1996년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간한 후 그가 파리에 있는 그의 아내인 소설가 신이현을 만나러 출국한 사이, 한국에서는 외설시비가 일어나고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포르노로 규정받고 있던 그해의 마지막날, 장정일은 파리에서 자진 귀국하여 당당히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론한다. 그러나 영화 <거짓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법원의 최종판결은 유죄. 그리고 또 한번의 구속으로 이어진다.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강금실은 후에,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라는 책에서 당시의 장정일과 재판에 대한 글 <장정일을 위한 변명>을 썼다.

그 사이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일본에서 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그는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중국에서 온 편지』(1999)와 자전적 소설 『보트하우스』(2000)를 펴낸다. 그의 '독자 후기'를 모은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5권까지 펴내며 그는 지금 대구에서 평생 소원인 책읽기와 재즈듣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머리같이 쓸데 없는 데서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모가 바리깡으로 직접 깎아주는 빡빡 머리와 헐렁한 골덴 바지 그리고 청색 면 티 차림을 하고.

장정일의 다른 상품

편자 : 김영훈
다양한 직종을 오가다, 생각의나무, 오픈하우스 등의 출판사를 거쳐 지금은 안나푸르나 출판사 대표이다. 문학, 예술 관련 책을 다수 기획했다. 책과 음반이라면 못 말리는 애호가로, 관련한 잡문을 종종 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64g | 140*225*30mm
ISBN13
9791186000335

출판사 리뷰

“한 권의 낯선 책을 읽는 행위는 곧 한 권의 새로운 책을 쓰는 일이다.”
― 『장정일의 독서일기 1』 서문 중에서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다시 만나다


1994년 범우사에서 처음 출간된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장정일의 말에 따르면 1년에 한 권씩 나올 예정이었다. 미처 이루지 못한 계획이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읽은 만큼 쓰는 장정일의 습관 덕분에 출판사를 바꾸어가며 같은 제목으로 2007년 7권까지 출간되었다. 90년대 초 신세대로 불린 ‘장정일 키드’들에게는 필독서였고, 동시대 청년들은 장정일의 소설이나 시집과 함께 한두 권쯤 소장했을 입소문 자자한 책이었다.

“장정일은 시인에서 희곡작가로 또 소설가로 변신하면서 90년대 수많은 유행을 양산했다. 그의 문필가 이력에서 독특하고 생략하기 어려운 작업이 바로 ‘독서일기’다. 장정일의 문학작품에 열광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의 독서일기를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책읽기를 배웠다.”(엮은이의 글)

이 책은 절판된 바로 그 『장정일의 독서일기 1-7』(1-6권, 범우사; 7권, 랜덤하우스)을 재가공해 엮었다. ‘장정일 키드’를 자처하는 이 책의 엮은이 김영훈은 “진정 자유롭게 쓰인 이 책에는 작가의 편린이 빼곡하다. 번뜩이고, 유머가 넘치며, 따라잡기 힘든 직관과 그물망 논리가 드러난다. (…) 『독서일기』를 보는 즐거움은 끝이 없다”고 고백한다.

부록으로 이 책에 언급된 책들의 자세한 서지사항과 장정일 출간 작품 목록을 넣었다.

‘이스트를 넣은 빵’같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는 책
여전히 신선한 장정일의 문장


장정일은 어린 시절부터 삼중당 문고를 탐독했고, 「삼중당 문고」라는 시에 그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에게 “이 작은 책은 이스트를 넣은 빵같이 커다랗게 부풀어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제목 ‘이스트를 넣은 빵’은 이 구절에서 따 왔다. (「삼중당 문고」는 이 책의 9-11쪽에 전재되어 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1-7』에 언급된 책은 그 수를 세보기 무서울 정도다. 소설가답게 문학에 빠져 있다가 철학, 음악, 정치, 역사로 뻗쳐나가는 장정일의 경계 없는 스펙트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스트를 넣은 빵』은 특별한 원칙 없이 엮였다. 1993년부터 2007년까지 쓰인 글을 다시 읽으며 가려낸 문장들,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들, 장정일이 읽은 책의 내용을 몰라도 공감되는 문장들을 고르고 골라 담았다.

그의 글은 여전히 젊고 신선하다. 자극이 되고 웃음이 난다. 밑줄 쳐가며 뽑은 문장 위에 또다시 밑줄을 긋게 한다. “장정일의 문장들은 ‘이스트를 넣은 빵’처럼 의지와 무관하게 내 속에서 신선한 사유의 공간을 확보해나갔다”는 엮은이의 말은 오늘도 유효하다.

“나는 나의 읽기와 쓰기가 혼자만의 쾌락이 되길 원했고,
나는 이것을 멈출 수 없다”


이 책에는 독서 감상에 관한 글 외에도, 1996년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 대한 장정일 자신의 견해를 포함해 희곡 「일월」, 소설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장정일의 공부』, 『삼국지』 등의 작품 구상에 관한 글 전문을 실었다.

문화적 해방감이 흘러넘치던 90년대에 ‘음란물’이라는 낙인과 함께 ‘판금’이라는 초유의 필화를 겪은 그는 ‘표현의 자유’를 향한 투쟁의 최전선에 있었다.

“표현 자유와 청소년 보호가 등가에 놓일 수 있다니! 개도 웃는다. 그런 유치한 논리가 흑마술처럼 문화 전반을 억누르는 한 한국 문화의 미래는 암담하다. (…) 공식적 통념과는 다른 가치와 의사소통할 방법이 원천봉쇄되고 가치에 대한 다양한 모색이 금지될 때, 문학은 문학으로 가는 길이 막힌다. 그 길 위에서 문학은 스스로 무죄임을 선언해야 할 판이다. 그런 거세된 문학은 예를 들어 국민교육헌장이나 법령집일 수는 있어도 더는 문학이 아니다. 바라건대, 문학을 유죄이게 해다오.”(165쪽)

바로 지금, 어느 일간지에 실린 칼럼이라고 해도 믿길 글이다.
책에서 ‘낭만’을 찾지 않았던 장정일은 예리하고 형형한 눈길로 세상을 독파해냈다. 존 버거의 『제7의 인간: 유럽 이민 노동자들의 경험에 대한 글, 사진집』(눈빛, 1992)에 관한 독서일기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는 것은 인간적인 행동이자, 자본주의 특유의 윤리적 초석이다. 노동자들의 존재는 그달의 월급을 받기 전까지는 미승인의 상태에 놓여 있다. (…) 한편 개발된 국가의 노동자들이 서서히 경험해온 제도의 내용들을 한꺼번에 갑자기 살아야 하는 저개발 국가의 이민 노동자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로 ‘현재’의 불안을 방어하고 ‘과거’에 대한 향수를 통해 또한 ‘현재’의 폭력을 견딘다. 이렇게 해서 노동자들은 과거와 미래만을 경험하며 ‘현재’는 항상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해주는 자본가의 것이 된다.”(43쪽)

무겁기만 하면 어디 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장정일은 독서일기를 쓰는 내내 가벼운 농담을 하듯 사족을 달아 독자에게 사소한 즐거움을 주는데, 엮은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닉 혼비의 『피버 피치』(문학사상사, 2005)를 읽은 장정일은 “축구 경기장에서 가장 선망받는 남자는 여자 친구를 데리고 온 사람”이라는 구절을 ‘사족’이라는 단서를 달아 인용한다.

장정일의 문장에는 쾌감이 있다. 날것의 감각, 때가 묻었을지언정 결코 무뎌지지 않는 단어들, 읽고 쓰기에 단련된 사람만이 내쳐 쓸 수 있는 거침없는 문장들…. 독자에게 전해지는 쾌감은 아마 그 스스로가 멈출 수 없는 쾌락에 빠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나의 읽기와 쓰기가 어떤 검열도 의식하지 않고 어떤 권위에도 연계되지 않는 혼자만의 쾌락이 되길 원했고, 그랬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이 독자나 저자 누구에게도 아무런 암묵적 힘을 행사하지 못하기라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기껏해야 중얼거림에 지나지 않는 쾌락이라니? 그런데도 나는 이것을 멈출 수 없다.”(『장정일의 독서일기 2』 저자 서문 중에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순전히 읽는 쾌락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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