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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걸음이 고요하다 _ 차례
화가의 말 _ 10 시인의 말 _ 11 제1부 그럼에도 개나리는 피고 만다라·1 _ 19 쌈 _ 21 어스름의 내용 _ 23 침대 _ 25 애완동물 _ 27 화살나무 _ 29 해 질 녘 _ 31 무당벌레 _ 33 노루귀가 핀다 _ 35 나른함에 갇히다 _ 37 불안 장애 _ 39 설거지에 관하여 _ 41 물결의 발성법 _ 43 소나무 _ 45 사랑은 몇 층입니까 _ 47 삼월·1 _ 49 삼월·2 _ 51 오월 _ 53 관심 _ 55 희망·1 _ 57 희망·2 _ 59 눈보라 _ 61 단풍 _ 63 어떤 신화 _ 65 함박눈 _ 67 그럼에도 개나리는 피고 _ 69 기억의 밖 _ 71 조찬朝餐 _ 73 어느 농사법 _ 75 홍시·1 _ 77 홍시·2 _ 79 겨울이 온다는 건 _ 81 어떤 서점 _ 83 제2부 단풍의 정체 자정의 생각 _ 87 잊지 마 _ 89 와글와글 _ 91 비상계엄 _ 93 탄핵 _ 95 어떤 박음질 _ 97 흉터 _ 99 봄 _ 101 꽃망울 _ 103 청약 통장 _ 105 돌격 앞으로 _ 107 창밖의 겨울 _ 109 이명耳鳴 _ 111 이별 _ 113 생일 _ 115 봄날 _ 117 어떤 버릇 _ 119 뭉게구름 _ 121 꽃자리 _ 123 발아 _ 125 마수걸이 _ 127 꾸꾸꾸, 꾸미기 열풍 _ 129 복수초 _ 131 짝사랑 _ 133 향기 간판 _ 135 넝쿨장미 _ 137 날개 _ 139 단풍의 정체 _ 141 그늘옷 _ 143 절창 _ 145 개나리꽃 _ 147 동백꽃 활짝 _ 149 제3부 소나기 그치고 함박눈 _ 153 갈대 _ 155 고드름 _ 157 고등어 통조림 _ 159 드레스 _ 161 이쑤시개 _ 163 칼 _ 165 풍선 _ 167 군밤 _ 169 황태덕장 _ 171 낙엽 _ 173 계산한다 _ 175 뽕브라 했지 _ 177 위험한 식탐 _ 179 빨랫줄 _ 181 양파 _ 183 봄은 종교다 _ 185 까만 귀 _ 187 냉장고 _ 189 폭우 _ 191 수학으로의 입문 _ 193 뿔테안경 _ 195 멍 _ 197 유목민 _ 199 마스크 _ 201 짝사랑 _ 203 옥수수 _ 205 투명가죽핸드백 _ 207 소나기 그치고 _ 209 수세미美 _ 211 수평선 _ 213 까만 가방 _ 215 에어광고판 _ 217 입새 _ 219 만다라·2 _ 221 |
Deok-eu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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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지에 이른다는 건
한 송이 연꽃으로 기꺼이 피어나는 일 절망과 비애의 곡조로 미끌거리는 진흙 속에서 어둠에서 빛으로 나에게서 너에게로 질문에서 묵상으로 흔들리며 웅크리며 주저앉으며 건너가야 한다 눈먼 가시에 찔려 한 계절을 앓아누운 자리 뿌리에 깃들어 있어도 온몸으로 맑은 꽃빛 빚는다. --- 「만다라-1」 중에서 엄마는 밖에서 쌈 좀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요 생각이 다른 불판 위에서 속을 뒤집어놓으면 젓가락을 들어 쌈을 시작해요 마늘처럼 알싸한 말을 심장에 던지고 청량고추로 매운맛을 보여 줘요 육질이 부드러운 감정들이 참기름 바르고 앉아 피둥피둥 살찌는 안부 물어요 술이 몇 순배 돌고 잔이 흘러넘치면 밤은 달콤한 달즙과 반짝이는 별을 섞어 쌈장을 만들어요. --- 「쌈」 중에서 어둑어둑한 상태라는 뜻은 어스름녘에서 밤으로 가는 느린 보행 함부로 내달린 목소리 지우고 내 안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 나에게서 너에게로 가는 이 아프지 않는 침묵. --- 「어스름의 내용」 중에서 이부자리에는 고양이가 산다 네 발로 뛰어오르는 탄력이 스프링을 진화시킨다 날 세운 발톱이 졸음의 살점 할퀴면 정신은 혼미해진다 간혹 잠이 무료해지면 다리에 쥐가 난다 날카로운 이빨로 쥐를 무는 고양이 소리 지르며 깨어나는 밤이 경련을 일으킨다. --- 「침대」 중에서 유년의 방에서 함께 잠을 잔 저녁이 죽었다 죽은 고양이는 가르랑 가르랑 울음소리 내며 학교 갈 때도 친구들과 놀 때도 나를 따라다녔다 어스름이 지면 슬픔이라는 앞발을 내밀며 꼬리를 흔들었다 먼먼 어느 날 그 고양이가 저녁의 담장을 넘어 방으로 들어왔다 외로움이라는 새끼 고양이와 함께 나는 불을 켜지 않았다 밤새 고양이만 쓰다듬었다. --- 「애완동물」 중에서 과녁을 향해 날아간 문장이 부러진다 문인의 피 이어받아 글의 화살촉을 예리하게 다듬어 보지만 매번 화살만 만들 뿐 명중하지 못한다 전의를 불태우는 퇴고 거듭하며 활시위 잡아당긴다. --- 「화살나무」 중에서 한낮을 분갈이한다 아침을 내걸고 달려온 이름이 발아 되어 서쪽은 발을 뻗을 곳이 없다 발목 숨긴 뿌리를 어스름 쪽으로 조심조심 옮긴다. --- 「해 질 녘」 중에서 정오의 점괘 보다 말고 달콤한 잠에 빠져든다 바람은 복채값 하라고 깨우는데 점점이 새겨져 있는 검은 반점의 졸음이 덮쳐와 눈꺼풀 무거운 오후가 감긴다. --- 「무당벌레」 중에서 봄햇살이 많은 곳에서 작고 짧은 꼬리가 자라는데 청각이 예민한 꽃무늬가 어둠이 오는 소리에 닿는다 천적은 적막으로부터 먼 저 깊고 깊은 잠 두 귀 쫑긋 세울 때 피어나는 봄밤을 사랑한다. --- 「노루귀가 핀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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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삶을 증거하기 위해 그린 만다라는 법을 갖추어 결함이 없는 것을 뜻한다. 김지우 화백의 만다라는 부처의 상징인 연꽃을 다양하게 변용하여 철학적 사유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쉼자리를 내주고 있다. 또한 만다라는 무의식 속의 분노, 억압, 슬픔 등 여러 감정들을 치유하게 한다. 의식이라는 빛과 통합되면서 마음의 평온함을 되찾아 자신의 본성을 되찾게 할 것이다.
여기에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박덕은 교수의 시가 만나 우주의 본질과 인간존재에 대한 사색의 길로 이끌어 독자들에게 영혼의 정화를 체험하게 하고자 한다. -강경호(시인, 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