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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기억과 증언, 다시 깨어나는 신앙의 길
노동운동 한국천주교 사회운동의 초석, 가톨릭노동청년회 1971년 JOC 서울 남부연합회 여성회장 박순희 어두운 시대의 심부름꾼이었던 ‘평신도 사도들’ 국제가톨릭형제회 윤순녀 교육으로 일깨운 여성노동자의 존엄 전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대표 이철순 농민운동 농촌을 넘어 세상을 바꾼 가톨릭 농민운동 한국가톨릭농민회 초대회장 이길재 대전환의 시기, 생명 평화의 공동체를 꿈꾸며 전 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 정성헌 도시빈민운동 자선이 아니라 사람을 평등하게 세우는 빈민운동 천주교도시빈민회 전 회장 김혜경 신협운동 생활 속의 그리스도를 찾아주는 협동조합 운동 신협중앙회 전 사무총장 이경국 여성운동 시대를 앞서갔으나 미완으로 끝난 가톨릭 여성농민운동 한국가톨릭농촌여성회 초대 총무 엄영애 ‘외롭고 높고 쓸쓸했던’ 오월 광주의 여성들 현 오월민주여성회 회장 윤청자 청년학생운동 가톨릭 지성인을 양성하는 가톨릭대학생운동 대한가톨릭학생전국협의회 남영진 회장·김영근 간사 민주화성지의 숨은 청년 일꾼들 전 명동성당 청년연합회 회장 김지현 출애굽 영성으로 살고자 했던 청년 학생들 전국가톨릭대학생협의회 2기 준비위원회 의장 안미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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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에는 JOC 회원이 계속해서 취직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JOC 전국본부가 주도해 노동자 블랙리스트 철폐 서명운동과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1984년 장충동 분도빌딩에 옆에 있던 인성회 소유의 집을 사용할 수 있게 지학순 주교의 허락을 받고 노동사목연구소를 열었다. 함세웅 신부가 초대 소장을 하고 윤순녀가 총무를 맡았는데, 나중에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로 바뀌었다.
--- 「어두운 시대의 심부름꾼이었던 ‘평신도 사도들’」 중에서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르치는 대로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안에 교회를 세우라고 하시잖아요. 예수님의 몸을 모신 신자들이 세상 속에서 누룩의 역할을 하도록 교회가 가르치고 그런 양식을 주어야 합니다. 예전에 전미카엘 신부님이 그린 그림 중 예수님이 성당에서 나오려고 애쓰는데 사람들이 문을 잠가 못 나오시는 모습이 있었어요. ‘예수님은 너의 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달려 있었는데, 그 손은 도움, 나눔, 연대 등이 될 수 있겠죠. 어려운 일이지만 그게 교회의 가르침이 되어야 합니다.” --- 「교육으로 일깨운 여성노동자의 존엄」 중에서 그는 20여 년의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마치고 농촌으로 돌아가 현장의 농민이 되고자 했으나, 1985년 재야운동의 중심이던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 총무를 맡으면서 민주화운동으로 불려 갔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2,000여 평의 땅에서 나무를 키우는 농부로 지낸다는 그는 농민운동에 오랫동안 투신한 원동력을 ‘사명감’이라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요구하는 사명이었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100% 복종은 아니더라도 40~50%라도 복종하자는 것이 우리 운동이었어요. 운동은 사명감 없이 못 하는 거잖아요.” --- 「농촌을 넘어 세상을 바꾼 가톨릭 농민운동」 중에서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되자 김혜경은 그가 활동하던 난곡동 주민의 지지로 제1대 관악구 의원에 당선되었다. 이후 김혜경은 진보정당운동에 동참해 민주노동당 대표까지 지냈다. 2002년 민주노동당 부대표 시절 김혜경은 가톨릭중앙의료원(CMC) 노동자들의 파업 때 노동자의 편에서 교회와 싸웠다. “지금도 선교본당을 통해 빈민사목을 하고 그 안에서 투신하는 이들은 정말로 훌륭한 분들입니다. 하지만 교회 울타리에 있으니 지역 주민들을 주체로 세우지 못하는 건 아닌지 아쉽습니다. 복음은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하는데, 우리가 정말 가난을 행복으로 받아들이나요?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현실에 분노하고, 누구와 함께 이 분노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하는 희망을 보여주신 것처럼, 나는 우리 교회가 그 희망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 만들기를 바랍니다.” --- 「자선이 아니라 사람을 평등하게 세우는 빈민운동」 중에서 윤청자는 오월 광주에서 해방 공동체를 맛보았다. 해방 공동체에서는 그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던 사람인지 중요하지 않았으며, 모두가 평등한 하느님의 정신으로 사는 공동체가 정답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 공동체에서 드러났던 여러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까지 그를 지탱해준 힘이었다고 한다. 윤청자는 광주가 질서 있고 체계적으로 유지되었던 것은 이 지역 노동자, 농민의 조직과 운동의 전통이 한몫했으리라고 믿는다. 협상하러 갔던 사제는 얼굴이 하얘져서 돌아왔는데, 속았다며 저들은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을 받아왔다. 마치 죽음을 받아놓고 온 모양새였다고 한다. 악몽 같은 몸서리치는 분노로 그 잔학성을 용서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하나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군인의 포위망은 좁혀오고 탱크 소리, 총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오고 새벽에 도청의 시민군은 진압당했다. 회사에서는 윤청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러 정황상 그가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으리라 믿었던 것이다. --- 「‘외롭고 높고 쓸쓸했던’ 오월 광주의 여성들」 중에서 1987~1988년 점차 청년운동으로서 가톨릭학생운동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것이 대중적으로 드러난 것이 1989년 애국크리스찬청년연합(이하 ‘애청’), 가톨릭민주청년회(이하 ‘가민청’) 같은 청년단체의 등장이었다. 이들 단체에서 가톨릭학생회 출신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또 상당수 선배가 가톨릭학생회 출신이었다. 사회 문제에 대한 지속 가능한 운동을 고민한 끝에 나타난 애청과 가민청의 등장은 청년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가톨릭 청년운동으로서 교회와 관계도 중요했는데, 일반 청년운동과 차이점이라면 ‘출애굽의 영성’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느냐 하는 고민 끝에 나왔다는 점이다. 본당을 중심으로 하는 청년운동에 대한 고민도 계속 있었는데, 1989년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그런 전망이 더욱더 촉발되었다. 세계성체대회를 준비하면서 교회에서는 서울대교구에 지구 단위의 청년연합회를 모두 조직하기 시작했다. 안미현은 서가대연 회장으로서 지구청년대표자협의회(이하 ‘지대협’)와 함께 세계성체대회 젊은이의 성찬제 준비모임을 조직했다. 교회 입장에서는 젊은이들을 교회로 모을 좋은 기회였고, 가톨릭학생회 출신이 본당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 「출애굽 영성으로 살고자 했던 청년 학생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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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천주교 평신도 사회 운동가
이 책은 1970~1980년대 한국 천주교회가 걸어온 사회운동의 발자취를 증언하는 이야기들로 엮었다. 민주주의가 억압받던 암울한 시절, “가난한 이들과 함께”라는 복음의 외침에 응답해 교회의 담장을 넘어 현장의 삶 속으로 뛰어들었던 신앙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노동자와 농민, 빈민과 청년, 여성과 이주민의 곁에서 살아가며, 정의와 평화, 생명과 인간 존엄을 향한 싸움을 기도처럼 이어갔다. 〈가톨릭평론〉에 연재되었던 “천주교 사회운동 이야기”는 그 시절 교회의 선교가 단순한 자선이나 복지에 머물지 않고, 하느님의 정의를 이 땅에 구현하고자 몸을 내어놓은 사람들의 고백으로 가득하다. 자칫 ‘운동’이라는 단어로 납작하게 요약될 수 있는 이 여정은, 사실은 고통당하는 이웃과 눈을 맞추며 삶의 전환을 선택했던 수많은 평신도와 사제, 수도자의 신앙 여정이다. 이 책에 담긴 증언자들은 이름보다 삶으로 말한다. 성당에서 시작해 사업장으로, 야학에서 노동 현장으로, 본당 공소에서 철거촌과 재개발 지역으로 나아간 발걸음은 당시 교회가 얼마나 시대의 짐을 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가톨릭노동청년회(JOC), 가톨릭농민회, 도시빈민운동, 여성노동자교육, 협동조합운동, 청년·대학생운동 등은 단지 조직의 이름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 속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이들이 ‘복음적 실천’으로 살아낸 방식이다. ‘세상 안의 교회’로 살아가기 위한 기억의 원천이자, 실천의 길을 여는 지혜의 샘 이 이야기를 통해 단순한 회고를 넘어서, 지금 여기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의 의미를 되묻는다. 당시에도 교회 안팎에서는 이런 활동을 불온시하거나, 조용한 신앙생활과 선을 긋고자 하는 시선이 존재했다. 그러나 증언자들은 말한다. “그건 운동이 아니라, 복음이었다”고. 이 책은 그런 신앙고백의 집합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다시금 복음의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 세계가 생태·기후위기와 불평등, 전쟁, 적대와 혐오로 흔들리는 오늘의 현실에서,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품은 신앙인들의 ‘현장’은 어디인가? 60년 전 폐막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으로 시작된 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다음 세대의 손에서 새로운 형태로 이어져야 한다. 이 책이 지난 세기의 교회사를 넘어, 오늘날의 신앙인들이 ‘세상 안의 교회’로 살아가기 위한 기억의 원천이자, 실천의 길을 여는 지혜의 샘이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이 기록이 다시 깨어나는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