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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텍스트로 우리의 삶을 살아간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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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다면』(2002)의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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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감사의 말
서론: 여성은 어떻게 쓰이는가

1. 결혼과 자살 외에 여성의 서사를 발굴하기
2. 모델도 모험도 없던 그녀는 오직 지성에 의지했다
3. 아버지를 죽이는 딸
4. 결혼을 다시 정의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럴 필요가 있을까?
5. 친밀함의 역사, 우정의 연대기
6. 여성의 공적 자아가 지닌 힘
7. 인기 없는 진취적인 늙은 여성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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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2

캐럴린 G. 하일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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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lyn G. Heilbrun

페미니스트로서 여성운동의 지도자였고, 컬럼비아 대학교 영문학과의 최초 여성 종신 교수로 1960년부터 30년 이상 재직하며 페미니스트 문학 비평을 개척하는 많은 연구서를 냈다. 『여성성의 재발명』(Reinventing Womanhood), 『여자들의 삶: 문지방에서 보는 풍경』(Women’s Lives: The View from the Threshold), 『양성성 인식을 향해』(Toward a Recognition of Androgyny), 『햄릿의 어머니와 다른 여성들』(Hamlet’s Mother and Other Women), 『한 여성의 교육: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생애』
페미니스트로서 여성운동의 지도자였고, 컬럼비아 대학교 영문학과의 최초 여성 종신 교수로 1960년부터 30년 이상 재직하며 페미니스트 문학 비평을 개척하는 많은 연구서를 냈다. 『여성성의 재발명』(Reinventing Womanhood), 『여자들의 삶: 문지방에서 보는 풍경』(Women’s Lives: The View from the Threshold), 『양성성 인식을 향해』(Toward a Recognition of Androgyny), 『햄릿의 어머니와 다른 여성들』(Hamlet’s Mother and Other Women), 『한 여성의 교육: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생애』(The Education of a Woman: The Life of Gloria Steinem) 등을 썼고, 통속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필명 ‘어맨다 크로스’(Amanda Cross)로 출간한 열두 권의 미스터리 탐정 시리즈는 전 세계에 번역되어 100만 부 이상 팔렸다. 그러나 베스트셀러로 명성을 떨친 직후 어맨다 크로스가 자신임을 밝히고, 이후로 여성의 글쓰기와 여성적 글쓰기, 여성의 삶을 쓰고 여성의 삶이 쓰이는 것에 대한 날카롭고 신랄한 연구에 더욱 매진한다. 이 책은 여성의 자서전과 회고록, 평전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여성의 서사’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음을 짚어내며, 그것을 어떻게 발견하고 만들어갈지 수많은 여성 문학가의 작품과 삶, 그들을 다룬 비평을 통해 강력한 비전을 제시한다.

1985년 문학가 낸시 K. 밀러(Nancy K. Miller)와 함께 컬럼비아 대학교 출판부에 ‘젠더와 문화 시리즈’를 공동 기획해 출범시키고 편집자로 활동했으며, 다양한 칼럼을 기고해 쉬지 않고 성별 고정관념과 차별에 항의했다. 1992년에 하일브런은 『뉴욕 타임스』를 통해 컬럼비아 대학교를 비롯한 대학들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고발했다. “내가 여성 문제에 대해 말할 때 우리 과에서 나는 환영받지 못했다.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고, 조롱당했고, 무시당했다”라는 그녀의 고발은 남성 학장과의 격전으로 이어졌고, “아이러니하게도, 교수진 목록에 들어가 있는 내 이름으로 컬럼비아 대학교는 페미니즘 연구를 장려한다는 명성을 얻었다. 사실과는 너무나 다르다”라고 비판하며 교수직을 내려놓았다.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길 원했던 그녀는 『생의 마지막 선물: 60 이후의 삶』(The Last Gift of Time: Life Beyond Sixty)을 저술하고, 2003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켄슈타인』을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정리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이 아닌 이름 없는 존재인 ‘괴물’의 관점에서 소설을 다시 보면서 인간의 많은 모순과 문제의 면면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현재 파주출판도시에서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공동체를 꾸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인문, 과학, 정치,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영미권 양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문장의 일』, 『조의 아이들』, 『데이비드 흄』,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현대 과학·종교 논쟁』, 『포스트 캐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켄슈타인』을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정리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이 아닌 이름 없는 존재인 ‘괴물’의 관점에서 소설을 다시 보면서 인간의 많은 모순과 문제의 면면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현재 파주출판도시에서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공동체를 꾸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인문, 과학, 정치,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영미권 양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문장의 일』, 『조의 아이들』, 『데이비드 흄』,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현대 과학·종교 논쟁』, 『포스트 캐피털리즘』,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실험 100』, 『쌍둥이 지구를 찾아서』, 『비』, 『잘 쉬는 기술』, 『뷰티풀 큐어』, 『우리는 이렇게 나이 들어간다』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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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06쪽 | 290g | 140*220*14mm
ISBN13
9791190853651

책 속으로

분노를 표출하거나 내면에서 인식하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다는 것은 조금만 더 확장하면 힘과 통제권까지 거부당한다는 뜻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3기니』Three Guineas는 분노, 다시 말해 그 끔찍한 “어조” 때문에 출간 당시 어디서나 비난받았던 페미니즘 에세이의 실례다.
--- p.20

“자신이 속한 문화를 향해 페미니즘 관점에서 불만을 제기하거나 비판하는 글을 쓰는 여성에게 ‘자연스럽거나’ ‘적절한’ 어조란 대체 무엇인가?”
--- p.20

여성들을 땍땍거리고 거슬린다고 폄하하는 것은 여성에게 가능한 어떠한 권리도 부정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불행히도 권력이란, 남성에게 허용된 삶과 여성에게 허용된 삶 간의 커다란 차이를 인식하는 순간, 그리고 남성의 권위와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폭력이 남성들에게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여성이 포기해버리는 무엇이다.
--- p.21

내가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논점들, 예컨대 “‘여자답지 않은’ 야망, 결혼, 여성들의 우정 및 여성들에 대한 사랑, 노화, 여성의 어린 시절” 같은 논점은 공적 권력과 주도권을 향한 운동의 관점을 통해서만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여성들은 공적 권력에 대한 권리를 공개적으로 공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p.23

“남성은 여성이 애매모호하지 않은 여성일 때만 남성일 수 있다.” 데버라 캐머런이 쓴 말이다. 여성이라는 것은 명확히 무슨 뜻일까?
--- p.27

여성의 전기나 자서전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립된 관점은 여전히 거의 없다. 그런 관점은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여성의 탄생과 남아로 태어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에서? 아니면 그래도 실망하지 말아야 할 이유로? 그런 다음 그 여성을 프로이트의 가족 로맨스, 다시 말해 오이디푸스 구도 속으로 슥 밀어 넣어야 할까?
--- p.35

수년 만에 처음으로, 나는 여성들의 삶과 텍스트를 탐구하는 내 여정이 이 경이로운 서사의 향연, 즉 가능한 탐색, 상상할 수 있고 구할 수 있는 온갖 이야기까지 그득 차려놓은 향연으로부터 아득히 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p.50

이제 중요해진 것은 여성들이 자신을 개인이 아니라 집단으로 인식하는 것, 개별 성애를 바탕으로 한 가족 서사에 갇혀 결국 모자란 존재로 재단당하지 않는 것이다. 전기와 자서전에 등장하는 개개인의 인생 서사는 언제나 예외 없이 개인 특유의 별난 삶으로 간주되어왔다. 나는 여성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야심과 가능성과 성취에 대해 집단적으로 읽고 이야기하는 곳, 바로 그곳에서 여성 서사가 발견될 거라 확신한다.
--- p.59

연애, 결혼, 어머니 노릇이라는 여성의 운명이 뭔가 부족하거나 아무 매력이 없다고까지 느끼는 젊은 여성에게 청년기는 희망의 시기가 아니라 불확실성의 시기, 최악의 경우 우울한 시기다.
--- p.67

에이드리언 리치의 말대로 “어머니를 보완하기보다는 대체하는 아버지의 양육은, 어머니의 부재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어머니를 희생시켜 아버지를 사랑해야 한다는 면에서 고통스럽다.”
--- p.88

이 책에서 보이는 리치의 솔직함, 즉 여성은 때로 자식을 미워하며 심지어 죽일 생각까지 한다는 것을 인정한 언명은 첫 리뷰를 했던 여성들에게 어마어마한 충격을 안겼고, 그 탓에 리뷰 전에 제안받았던 책의 홍보와 매체 노출을 대부분 거절당했다. 리치는 책의 도입부에 이렇게 쓴다. “내가 보기에 이런 종류의 책을 쓰는 일은 대개 자서전 형식을 띠지 않고는, 다시 말해 ‘나는’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 않고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나는 여러 달 동안 역사 자료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데 몰두하며 내 삶의 고통스럽고 복잡한 측면에 빠져드는 일을 지연시키거나 대비하려 애썼다.”
--- p.90

리치는 가족과 연을 끊기 위해 “진짜 유대인”과 결혼했다. 신교도인 어머니를 거부하는 동시에 아버지를 너그럽게 바꾸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덜 직접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의문이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남성의 세계에 들어가려고 아버지들이 애쓸수록 자신들의 딸들을 - 재능 많고 용감한 아이들이라도 - 여성성의 굴레에 가두게 된다는 것을 리치는 암시했다.
--- p.93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은 서로 생산적인 관계를 맺도록 양육되지 못한다. 남자아이는 스스로를 “여자가 아니”라고 정의하며, 여자아이는 충분히 독립된 자아를 발달시키지 못한다.
--- p.111

연인이 남편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세심하게 조장하는 것은 그 환상의 덕을 보는 가부장제다.
--- p.119

카벨이 일찍이 내린 최고의 지혜로운 결론은 “진정으로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결혼한 사람뿐”이라는 것이다. 최초의 천둥처럼 강렬한 끌림은 결혼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그런 감정으로는 재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127

아닌 게 아니라 여성들 간의 우정은 이야기된 적이 거의 없다. 여성들은 삶의 위기가 찾아올 때, 특히 결혼, 출산, 죽음, 질병, 고립과 같이 여성의 경험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가족의 위기 때 서로를 지원하고 지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성들이 함께 일하고 살아가며 나누는 애정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문명 기록자들에 의해 묵살당했다.
--- p.136

남성 친구들은 대개 서로 마주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란히 서서 세상을 마주한다. 반면 여성들 간의 애정에 관한 기록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찾아내든, 이들의 애정 관계는 위로의 공동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 p.138

그 교외의 집에는 조용하고 아늑한 서재, 갖출 건 다 갖춘 지하실, 세탁실, 그리고 식구들 각자의 방까지 있어도, 아내나 어머니를 위한 방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당연했다. 아내나 어머니는 집 전체의 소유자로 여겨졌으니까. 앤 섹스턴은 탁월한 시로 이 문제를 다루었다. 시는 당시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 p.156

여성들은 오랫동안 이름이 없었다. 이들은 인격을 갖춘 존재가 아니었다. 아버지라는 남성의 손으로 남편이라는 다른 남성에게 전달되는 여성들은 이름과 이름을 교환하는 유통 경로가 되어왔다.
--- p.166

“그가 나를 알아봐주기만 하면, 내가 그와 결혼만 하면, 대학만 들어가면, 이 작품이 받아들여지기만 하면, 그 직장을 얻기만 하면” 뭔가 마무리될 것 같다는 환상 말이다. 뭔가가 끝날 가능성, 해결될 가능성, 행복을 향해 난 길이 싹 놓일 가능성이 늘 어렴풋이 보이는 것만 같다. 그러나 이는 수동적 삶의 착각에 불과하다. 종결에 대한 희망을 포기할 때 환상이 끝나고 비로소 여성들을 위한 모험이 시작될 것이다.
--- p.181

현관에서 흔들의자에 앉아 있지 않거나, 요리사나 가정부, 아이 보는 사람의 역할을 자처하지 않거나, 이성애적 서사의 다음 장을 기다리지 않는 노년의 여성을 만나려면, 그녀가 쓴 가면들, 여성이라 불릴 권리를 방해하는 듯 보이는 온갖 가면들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이때 보이는 노년의 여성, 이 여성이야말로 생애 처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된 여성일 것이다.

--- p.183

출판사 리뷰

여성은 무엇으로 쓸까?

경험 또는 상상, 예측, 성찰과 교정은 우리가 무엇을 쓰든 본질적 도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재료들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컬럼비아 대학교 영문학과의 최초 여성 종신 교수로 1960년부터 30년 이상 재직한 캐럴린 G. 하일브런은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모두 언어, 담론, 서사라고 말한다. 즉, 누구나 이미 쓰여진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서사로, 회자되는 담론으로 자신을 형성해나간다는 뜻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시작해 1970-80년대 미국과 세계로 퍼져 지금까지도 우리 사고 체계의 거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후기 구조주의의 영향으로 보이는 이 사유를 통해 보면, 여성은 한번도 씌어진 적이 없다. 여성이 서사의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일브런이 ‘여성 쓰기’에 관한 역사를 분석하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자서전과 평전, 그리고 문학 가운데서 특히 ‘시’ 비평에 주목하는 이유다(16~17쪽).

여성의 삶은 어떻게 쓰여왔나?


여성의 탄생, 여성의 일상, 여성의 성장, 여성의 모험, 여성의 죽음… 이 모든 여성의 이야기는 세계에 어떻게 각인되어 있을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없다”고. 여성의 이상적인 운명이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예컨대, 남성의 경우 탄생의 우연 또는 필연과 좌절, 모험과 도전, 성취에 이르는 무수한 서사들이 존재한다. 신화와 건국, 전쟁까지, 고뇌와 사랑과 배신과 우정까지. 여성의 경우엔 무엇이 허용되었나? 여성에게는 안전과 종결만이 주어졌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욕망도, 분노도, 모험도, 모델도 여성에게는 주어진 적이 없었다. 작품을 비롯한 문헌들, 인터뷰, 대화록, 서간 등 온갖 자료들을 동원해 기록되는 평전, 아니 스스로 써내려가는 자서전까지도 ‘여성의 경우’ 실제 삶과는 달랐다.

메이 사튼처럼 위대한 여성 작가조차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분노를 정신적 포용으로 탈바꿈시키는 회고록을 썼다. 이런 식의 미려한 회고록을 1968년 출간하고 메이 사튼은 스스로에게 완전히 낙담한 채 5년 후인 1973년에 『혼자 산다는 것』을 발표한다. 『혼자 산다는 것』은 이전까지 숨겨 왔던 인생의 고통을 진솔하게 꺼내놓아 여성 자서전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후, 버지니아 울프 『3기니』가 “분노의 어조” 때문에 폄훼당했듯 수많은 여성 작가가 스스로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쓸 때마다 여성적이지 못한 태도, 땍땍거리거(shrillness)나 거슬리는(strident) 말투 등 여성답지 못하다고 비난받았다. 저자가 보기에 이 모든 비난은 “페미니즘 이데올로기”를 향한 금지이자 여성에게 가능한 어떠한 권리도 부정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었다.

어떻게 살고 글을 써야,
다른 여성들이 이 글을 통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


그럼에도 저자는 1970년대 중반 이후로 세상으로 자신을 드러낸 훌륭한 여성 작가들의 분투와 변화를 찾아내 분석하고, 그렇다면 여성의 이야기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런 관점은 어떻게 정립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여성의 텍스트가 어떻게 다음 세대의 여성에게 쓰일 수 있는지, 남성을 중심에 두지 않은 여성의 삶과 지위가 무엇으로 가능할지를 탐색해나간다. 일곱 개의 장은 여성 삶의 정체성과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 새롭게 정의 내려야 하거나 제거해야 하거나 확장해야 할 실제 삶의 주제들로 연결된다.

1장에서 저자는 오직 백인, 중산층, 남성의 어조만 있는 세계에서 여성의 서사를 어떻게 써 내려갈 수 있는지 질문하고 고민한다. 새로운 여성의 삶을 형성할 때 중요한 두 가지 문제는 서사의 부족과 언어의 부족이다. 이 둘은 결국 ‘권력의 문제’라는 점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권력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정하는 힘”(57쪽)이며, 권력의 반대편에 있는 여성의 말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전복적인 힘을 내포하는 것은 아니다. 서사를 찾는 여성이라면, 여성을 향해, 서로를 향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럴 때에야 남성의 언어를 재각인하는 것을 멈출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여성의 서사는 어디에 있는가? “여성들이 ... 야심과 가능성과 성취에 대해 집단적으로 읽고 이야기하는 곳”(59쪽)에 있다. “여성 생애 서사가 존재할 조건은 딱 한 가지다. 여성들이 집 안에서, 남성들의 이야기 속에서 더 이상 고립된 삶을 살지 않는 것, 그 조건이 충족될 때 비로소 여성 서사가 존재하게 된다.”(60쪽)

아버지를 죽이고 여성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여성 삶의 예시로 가장 통속적인 장르인 추리 소설을 꼽고, 유명세를 떨쳤던 도러시 L. 세이어즈의 전기를 분석하는 2장은 성장과 모험 서사의 예를 여성이 어떻게 제시했는지, 그리고 그 여성 작가가 남성 전기작가에 의해 어떻게 기록되었는지, 그 모순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68쪽)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없어, 돈과 옷과 휴일이 필요해”라며 고통스러워했던 세이어즈의 경력 초반기가, “결혼을 하지 못해 힘들었다”로 씌어진 전기의 대목이 한 예다.

70년대 후반에 이르러 저자는 탁월한 여성 작가들의 ‘과거 해체 작업’들을 발견한다. 데니스 레버토프, 제인 쿠퍼, 캐럴린 카이저, 맥신 쿠민, 앤 섹스턴, 에이드리언 리치, 그리고 실비아 플라스가 그들이다. 한국에서 최근 10여 년간 활기차게 번역, 소개되고 있는 이 작가들은 미국의 70년대 페미니즘 운동과 확산의 열매이자 여성 서사가 열리는 최초의 문이다. 특히, 관념화된 가부장제, 남성성이나 부성이 아니라 현실적이며 실제적인 ‘아버지와의 관계’에 이 작가들이 얼마나 막대한 어려움에 직면했는지를 분석한다. “어머니는 여성 작가가 각성한 이후 애정으로 수용하는 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어머니는 각성하지 못한 딸들을 그저 방치한다.”(87쪽) 이를 딛고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여성 간의 우정이다. 이로써 여성들은 에이드리언 리치가 말하는 “도약”, “짧고 놀라운 순간들의 연속”에 가 닿을 수 있다.

자꾸만 다른 색으로 덧입혀지는 결혼 이야기


이어, 결혼에 혁명이 가능하겠냐고 회의하는 저자는 여성 서사의 막다른 골목에 언제나 결혼이 놓이는 것과 정반대로 결혼 생활 자체를 중심에 놓는 소설은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버지니아 울프와 레너드 울프, 거트루드 스타인과 앨리스 토클라스 등의 텍스트를 살피면서 가부장제와 로맨스의 언어로 덧칠된 텍스트가 해방적인 관계를 상상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암시한다. 저자는 남편은 연인이 아니며, 연인과 남편을 동일한 사람에게서 찾으라는 사회적 강요가 많은 여성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고 진단한다. 결국 연인이 남편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세심하게 조장하며 덕을 보는 것은 가부장제일 뿐이다(119쪽).

인기 없는 진취적인 늙은 여성이 되기 위하여


우정 또한 역사 이래 남자의 전유물이었다. 세계의 위험에 맞서도록 서로를 지원하고 격려하며 공적 생활의 고통과 복잡성까지 포괄하는, 힘과 역량을 부여하는 유대를 의미하는 남성의 우정은, 베라 브리튼와 위니프리드 홀트비의 수십 년간의 우정과 같은 증거, 맥신 쿠민과 앤 섹스턴의 작업들이 있음에도 가시화된 적이 없다. 마지막 7장에 이르러 저자는 여성의 말년을 논한다. 하일브런은 모든 여성이 여성에게 부여된 제한된 서사를 강력히 거부하고 삶을 스스로 통제하며 신념에 따라 살아가기를 강력히 권한다.

추천평

“여성들에게 전통적 태도를 벗고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라 요구하는 명쾌한 메시지. 하일브런은, 남성을 자기 삶의 중심으로 두지 않는 여성들, 혼자 살아가거나 더 젊고 덜 성공한 짝과 사는 등 새로운 삶의 서사를 찾아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선구적 여성들, 공적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 남성들처럼 ‘탐험의 서사’를 살고 싶어 하는 여성들을 청송한다. 하일브런은 반문한다. 왜 남자들만 온갖 즐거움을 누려야 하나?” - [뉴우먼(New Woman)]
“잠재된 힘이 넘치는 책. 하일브런은 자신과 다른 이성들의 삶을 희망찬 서사로, 현재와 미래 세대가 의지할 수 있는 본보기로 탈바꿈시켰다.” - [보스턴 피닉스(The Boston Phoenix)]
“빼곡한 통찰과 지혜. 우리 모두가 삶에서 열망하는 것들에 대한 활력과 품격을 갖춘 신랄한 지침. 혼자 읽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모여 읽으면 금상첨화. 이 책을 읽으면 대화와 토론, 논쟁에서도 필승이다.” -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Philadelphia Inquirer)]
“작가라면 서재에 꼭 비치해야 할 도발적인 연구서.” -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이 예리하고 도발적인 책이 25년 전에만 나왔더라도 내 친구들과 내가 이토록이나 비통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잘 읽히고 흥미진진하며 강렬하다. 페미니즘 이론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독립적이고 야심만만한 여성들의 생생한 삶을 꼼꼼히 직조해낸 수작. 모든 여성이 21세가 되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되어 마땅하다.” - [뉴욕 타임스 북리뷰(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품격과 지성과 간결함을 갖추었다. 넓은 분야를 아우르면서 깊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인물 평전의 진정성을 읽어내는 법까지 가르쳐준다. 실화 서사의 중요성, 특히 실화 서사의 언어가 개인의 삶 전체와 잘 맞을 때 실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치는 동시에 확증한다.” - [블룸스버리 리뷰(The Bloomsbury Review)]
“이 간결한 에세이 모음집은 술술 읽히므로 그 심오함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중년이 되어가는 수백만 여성들이 더 긍정적 이미지를 탐색하도록 영감을 줄 훌륭한 선택.” - [북리스트(Booklist)]
“큰 기쁨을 주는 책. 하일브런은 금지된 주제를 거리낌 없이 직설적으로 펼쳐낸다. 명민하고 기억에 박히는 명저.” - [위민스 리뷰 오브 북스(The Women's Review of Books)]
“평전이나 비평의 페미니즘 방법을 공식화하려는 대부분의 시도를 뛰어넘는 명서. 강렬한 제안!” -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개인 서사와 페미니즘을 접목한 폭넓은 연구 에세이로, 가부장 문화가 여성 생애의 경계를 설정했을 뿐 아니라 여성 이야기의 한계까지 규정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영감을 받은 독자들이 여성 삶의 온전한 진실을 쓰게 되거나 (여성이건 남성이건) 타인들이 쓰지 않은 삶을 살게 된다면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 책의 역량이 논란의 여지없이 증명될 것이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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