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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필드 파크
“여성의 자존감은 제인 오스틴의 발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가디언》 제인 오스틴의 작품 가운데 가장 ‘논쟁적’이며 ‘문제적’이고 ‘심오한’ 소설 섬세하고 탁월한 필체와 위트가 빛을 발하는, 풍자와 심리 묘사의 보고 제인 오스틴의 세 번째 작품인 『맨스필드 파크』는 그의 장편 소설 여섯 편 가운데 가장 문제적이고 논란이 많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작품들에서 보기 힘든 오스틴의 남다르고 단순치 않은 특징들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가볍고 밝고 반짝거려 그늘이 필요할 정도”인 『오만과 편견』에 비하면, 『맨스필드 파크』는 거의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작품처럼도 보인다. 오스틴은 1811년 10월 『이성과 감성』을, 그리고 1813년 2월 『오만과 편견』을 잇달아 내면서 여성 작가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작가가 무언가 새로운 작품을 써 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1811년 2월부터 집필에 들어가 1814년 발표한 작품이 바로 『맨스필드 파크』이다. 이 작품이 오스틴의 소설 가운데 가장 ‘논쟁적’이라거나 ‘문제적’인 소설이라는 평, 혹은 가장 ‘심오한’ 소설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 작품의 이야기 기본 틀 자체가 남다른 면이 있다. 주인공인 패니 프라이스는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천덕꾸러기로 핍박받는 어린 시절을 보내며 소극적이고 순종적인 여성으로 성장한다. 이것은 대개 유복한 집안의 딸이나 심지어 여주인(『에마』의 에마 우드하우스)이거나 다소 경제적으로 부족해도 밝고 독립적이고 당당한 여성(『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베넷)이 주인공인 작가의 다른 소설들과는 다른 설정이다. 주인공의 신중한 성격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그나마 이 작품과 유사한 면이 있는 『설득』의 경우에도 그 객관적 처지는 전혀 다르다. 여주인공 패니 프라이스는 가난한 집안의 맏딸로 열 살 때 집을 떠나 대갓집인 이모부 버트럼 경의 집에서 자란다. 성격 자체가 내성적인 데다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신세 탓으로 패니는 매사에 소극적이 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둘째 이모인 레이디 버트럼은 원체 무심한 인물로 패니에게도 무관심하고, 특히 이 마을 교구 목사의 아내이자 남편을 여읜 후에도 마을에 살면서 이 집안의 살림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큰이모로부터는 극심한 구박을 받는다. 아름다운 사촌언니들 마리아와 줄리아도 패니를 무시하고, 다만 이 집안의 둘째 아들인 에드먼드만이 패니를 딱하게 여기고 보살펴 줄 뿐이다. 그러나 이후 장성한 두 사촌언니들은 불륜을 저지르거나 사랑의 도피 행각으로 추락하고 마는 데 비해, 아름답고 진실한 인간으로 성장한 패니는 이모부 내외의 위안이자 자랑이 되며, 결국 남몰래 사랑해 온 에드먼드와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이야기 구조 때문에 이 작품은 19세기의 신데렐라 이야기로 치부되거나 여성의 도덕적 미덕이 결국 보상을 받게 되는 구태의연한 도덕 소설로 이해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주인공 패니가 당시 이상화되었던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여성상을 보여 주고 이것이 사회적 보상으로 이어진 것을 두고 이 작품이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반여성적인 면모가 엿보인다는 해석까지 있다. 사실 당돌하고도 지적인 주체적 여성의 전형을 보여 주는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베넷에 비하면 전통적 미덕을 대변한다고 여겨지는 패니 프라이스가 그리 매력적인 여주인공이랄 수는 없겠다. 제인 오스틴의 어머니조차 패니를 두고 ‘맥 빠진’ 인물이라며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그러나 면밀하게 읽어 보면 패니의 여주인공다운 점은 이러한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한 심지를 간직한 채 스스로를 연마해 나갔고, 늘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가운데 그 나름의 성장을 이루어 간 데 있다. 패니는 세속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늘 양심과 도덕의 목소리를 경청할뿐더러 자신의 감정에도 일편단심이라고 할 정도로 충실하다. 누구나 선망하는 훌륭한 신랑감이라고 할 수 있는 헨리 크로퍼드의 청혼을 받고도 꿋꿋하게 이를 거부하고, 심지어 두렵기만 한 이모부의 진노를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진실에 충실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작품이 한 소녀의 삶을 그 내면으로부터 그려 냈다는 점에서 어떤 다른 작품들보다 탁월하다는 점은 이처럼 난처한 처지에 놓인 주인공을 설정하고, 그가 처한 환경과 여러 가지 착잡하고 모순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맨스필드 파크』는 인물의 내면 심리를 묘사하는 작가의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_김영희, 「『맨스필드 파크』를 읽는 시각」에서 편집자 레터 ___편집자 박혜진 “우리 안의 패니.” 이 소설의 주인공인 패니 프라이스에게 유난히 마음이 가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인정하긴 싫지만, 저와 닮았기 때문일 거예요. 한마디로 ‘내향형 인간’ 패니. 오스틴 소설에 등장하는 반짝거리고 자신감 넘치는 다른 여성 주인공들과 달리, 패니는 친척집에서 더부살이하며 소심하고 진지하게 자랐고 ‘본데없이’ 큰 아이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예의범절을 엄격하게 내면화했어요. 그런 패니가 사촌오빠 에드먼드를 좋아하는 것은 자신을 돌봐 준 가족들을 배신하는 셈이지만, 그는 품는 것 만으로도 ‘배덕’인 이 사랑을 지켜내려 안간힘을 씁니다. 한편 패니 프라이스는 작가인 제인 오스틴을 가장 닮았다고도 전해집니다. 19세기에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이 아버지나 남자 형제에게 의탁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오스틴은 자산가인 연하남에게 뜻밖의 청혼을 받지만 거절하죠. 이유는, 패니 프라이스의 목소리를 빌리자면! “전…… 전 결혼할 만큼 그 사람한테 마음이 없어요.” 상황에 떠밀려 사랑 없는 결혼을 하느니, 오롯이 혼자이기를 선택했던 오스틴. 그가 가장 자신을 많이 담아낸 캐릭터, 패니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과연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죠? 당신은 어떤가요. [맨스필드파크] 패니 프라이스를 사랑할 준비가 되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