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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1 : Triologue (트리오로그) - Speak Low
Tri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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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이 펼치는 완벽한 인터플레이(Interplay)!
김광현 (월간 MM JAZZ 편집장)
세 명이 펼치는 완벽한 인터플레이(Interplay)! 트리오로그(Triologue)
재즈의 가장 대중적인 편성은 색소폰이나 트럼펫이 있는 퀼텟과 퀸텟일 것이다. 이 모습은 영화, TV, CF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보여 졌기 때문에 재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었으며 실제 재즈의 메인스트림이라 할 수 있는 비 밥과 하드 밥의 전통성 있는 편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쿨 재즈, 보사노바 등 대중적인 면이 강조된 재즈에서는 편성을 다양화 하면서 여러 조합들이 선을 보여 왔다. 짐 홀, 조 패스, 웨스 몽고메리 등 기타리스트들을 중심으로 듀오와 트리오 등이 각광을 받았으며 그 영향은 1970년대 중반부터 활동하기 시작하는 컨템포러리 기타리스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팻 메스니와 존 스코필드 등 컨템포러리 연주자들이 등장하였고, 이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 1990년대 등장한 한국 재즈 연주자들이다. 본 앨범의 주인공 세 명도 이런 재즈의 2, 3세대에게 영향을 받아 성장해왔으며 이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삼위일체(트리니티, Trinity) 본 앨범의 주인공은 트리오로그(Triologue)라는 기타 트리오이다. 국내외 막론하고 재즈 팀은 이합집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처음 들어보는 팀이라 해도 멤버들은 기라성 같은 1급 연주자들이 포진해 있는 경우가 많다. 트리오로그도 이번에 첫 앨범을 발표하는 신인 팀이지만 연주자들은 활동을 한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중, 고참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기타에 김민석, 베이스에 김창현, 드럼에 오종대가 트리오로그의 세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연주자들이다. 우선 팀명인 트리오로그를 보면 'Trio'와 'Dialogue'를 합성한 조합어로 세 연주자가 우리에게 음악이 단순히 재즈 음악이 아니라 이들이 그 동안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신들과의 대화이다. 필자가 트리오로그의 멤버들을 만나지는 꽤 오래 되었다. 기타리스트인 김민석은 월간 MMJAZZ의 두 번째 CDplus인 1998년 10월의 주인공인 퓨전 그룹 인터플레이(Interplay)에서였다. 당시 팻 메스니 그룹의 음악을 연주하는 흔치 않은 팀으로 적지않은 마니아를 거닐 정도로 독특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던 그룹이었다. 인터플레이에서 팻 메스니 풍의 기타를 완벽하게 구사한 기타리스트 김민석의 연주에 필자 뿐 아니라 관계자들 모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오랫동안 수요예술무대에서 김광민과 함께 연주했던 김민석은 섬세하고 예민한 작, 편곡 능력으로 소프라노 신영옥과 팝페라 임형주, 피아니스트 박종훈 등과의 크로스오버 작업에서도 넓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베이스 연주자인 김창현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한 후 도미, 버클리 음대와 웨스턴 미시간 대학교,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 재즈 석사 과정을 마친 후 귀국,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연주를 보이는 베이시스트이다. 한충완, 나윤선, 신영옥 등의 앨범, 공연 작업에 참가하는 한편, 백제예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창현은 비 밥을 중심으로 하는 정통 재즈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베이시스트이다. 드럼의 오종대는 재즈계 매너 맨이자 멋쟁이로 1990년대 초반부터 이정식, 이주한, 이영경 등과 음악적 교류를 나누다 네덜란드로 음악 유학을 떠났고, 2003년 귀국 후에는 KBS 관현악단, 동아방송대 겸임 교수, 경희대 출강과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파워풀한 연주로 멜로디 파트 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드러머로 정평 나 있다. 이들의 만남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터플레이에서 활동하던 김민석은 오종대, 임미정, 전성식과 함께 앨범 작업을 위해 녹음 중이었으나 오종대의 유학으로 녹음은 중간에 멈추게 된다. 그러나 오종대는 그때 받은 음악적 감흥으로 인해 유학 후 한국에 와서 김민석을 수소문하게 되고, 이심전심일까 베이시스트와 듀오 앨범을 계획 중이었던 김민석은 오종대의 귀국 소식을 듣고 그에게 바로 달려가 트리오로 연주를 해보자고 제안을 한다. 이때 베이시스트 김창현은 오종대와 세션을 함께 하던 사이로 자연스럽게 제안이 이루어져 트리오로그가 만들어 지게 된다. 트리오로그는 어쿠스틱 기타가 사운드의 중심인 서정적인 연주로 되어있기 때문에 팻 메스니와 찰리 헤이든이 1997년에 발표한 국내 재즈 팀의 데뷔 앨범 중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역작, 녹음실에서 연주보다 리허설과 레코딩 전후, 보다 많은 시간을 토론과 이야기에 할애할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에 비중을 많이 둔 이들의 데뷔 앨범을 들어보자. 프렐류드에 해당하는 '그리움'이 김민석의 기타 솔로로 시작한다. 그동안 앨범 작업에 대한 그리움과 멤버간의 그리움, 음악에 대한 그리움이 짧은 시간 안에 담백하게 연주되어있다. 김민석의 연주를 주의 깊게 들어보면 작곡에 대해 무척 신중하면서도 감성적으로 다가섰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섬세한 터치와 바로 노랫말을 붙여 노래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움 멜로디가 어쿠스틱 기타로 잘 표현되어 있다. 'It Rains'가 바로 그런 곡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빗방울을 표현하는 듯한 기타 아르페지오와 오종대의 심벌 위크가 곡을 심도 있게 이끌어간다. 특히 이곡은 김민석의 허밍이 있는 버전도 있지만 트리오만으로 연주하기로 한 처음의 의도를 해치지 않기 위해 제외했다고 한다. 라이브나 다음 앨범에서 들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어지는 'Home'은 김창현의 보우닝 주법이 클래식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곡으로 김민석의 작품이다. (김민석의 이번 앨범에서 총 여섯 곡을 작곡했다) 오종대가 자신의 두 아들을 위해 작곡한 '자장가'는 일렉트릭 기타로 연주되고, 인터플레이 시절 보컬을 담당했던 싱어 송 라이터 조성빈이 작곡한 '먼 곳에서'는 기타와 베이스 듀오 연주로 영화의 주인공이 긴 가로수 길을 홀로 걸어가는 모습이 연상되는 정적인 연주이다. 'Memories'에서는 김민석이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는데 기타 톤 때문인지 텔락 레이블에서 연주하는 짐 홀이 떠오른다. 이어지는 '강'은 코드와 멜로디를 적절히 조화시킨 김민석의 기타 테크닉이 빛을 발하는 곡으로 베이스와 드럼 없이 기타 솔로로 끝맺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김창현의 곡 '최면'은 오종대의 색다른 드럼으로 인해 김민석의 기타가 팻 메스니 보다는 빌 프리셀의 연주가 떠오를 정도로 수록곡 중 가장 실험적인 연주이다. 아마 이들이 다음 앨범을 준비 한다면 이와 같은 연주가 되지 않을까 한다. 어떤 사물이든지 때가 있다.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되어야 추수를 하듯이 의욕만 가지고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공부와 연주 활동이 있었기에 지금 트리오로그의 음악이 만들어지고 팬들에게 감동을 주리라 본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숨은 공신 두 명이 있다. 그 중 한 명은 연주자와 제작자의 관계를 뛰어 넘어 인간적으로 합일점을 찾아가는 사이인 재즈 칼럼니스트이자 프로듀서인 하종욱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국내 연주 앨범에서 접할 수 없었던 최상의 음질을 포착하고 있는 레코딩 엔지니어 이한철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리오로그는 '퀸테로그'가 될 수도 있다. 이 둘은 트리오로그에 끝없는 애정을 보이면서 1년여의 긴 제작 기간이지만 연주자와 함께 앨범을 만들어 나간다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음반 시장의 불황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트리오로그 같은 순수 국내 재즈 앨범이 제작될 수 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2004년에 오랜만에 피아노 트리오 앨범을 발표한 임인건의 앨범을 만나면서 필자는 힘들지만 한국 재즈의 희망을 보았고, 트리오로그의 앨범을 들으면서 한국 재즈가 세계로 나아갈 방향을 보았다. 트리오로그의 리더인 김민석은 멤버들의 역할, 비중에 있어 앨범을 삼등분 하면 정확히 세 개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충분히 짐작하지만, 필자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트리오로그는 나누어지면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연주이기 때문에 그들은 이미 인위적으로 떨어 뜨려 놓을 수 없는 조합이 되어 버렸다. 부디 오랜 기간 트리오로그의 연주를 만나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들 세 명은 어쩔 수 없이 좋은 연주를 들려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