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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 시대를 넘나들며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슬픔
1. 한바탕 울어봄직하지 아니한가 - 슬픔과 통곡에 대하여 2. 그대 상여소리 한 가락에 구곡간장 미어져 - 임을 여읜 슬픔 3. 강물 빛은 누님의 화장 거울 같고 -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4. 그대만이 나를 알아주더니 이제 어디로 갔는가 - 함게 어울렸던 벗들을 그리며 5. 하늘은 어찌 이리도 푸르고 푸른가 - 세상과 불화가 깊을 때면 참고문헌 찾아보기 |
辛正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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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답답한 일이겠는가. 집은 갈수조차 없는 먼 곳에 있는데다 들리는 소문은 흉흉하기 이를 데 없고 몸마저 병들어 의기소침하니, 대체 누구를 믿고 누구에게 하소연한단 말인가? 그쯤 되면 그 누구도 믿을 수가 없어 그저 침묵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언제쯤 유배에서 풀려 돌아간다는 기약은 없는데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 것이 이보다 더하랴.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을 지녔던 송시열이었으니 정적들 또한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때마다 그의 아내는 가슴 졸이며 좌불안석의 삶을 살았으리라. --- p.77~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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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에야 비로소 인생이란 본래 아무 데에도 기댈 곳 없이 다만 하늘을 이고 땅을 밟아 걸어다니기만 할 수 있는 것임을 알았다. 말을 멈추고 사방을 돌아보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이마에 얹고서 말했다.
"좋은 울음 터로다. 한바탕 울 만하구나." --- p.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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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에게 말하노니
말을 삼가게나 글은 본래 무심하여 물 흐르듯 하는 걸세 땅을 따라 흐르는데 평하고 기한 것이 어디 있겠나 새들이 우는 것은 소리 내려 함이 아니고 벌레들이 뛰는 것은 몸 단장 위함이 아니라네 슬픔이 지극하면 우는 것이지 어찌 미리 울려고 마음먹어서이랴 가려움이 심하면 긁는 것이지 어찌 망설이리오 우리나라의 사람들, 거칠고 어리석어 두 손 있어도 놀릴 줄 몰라 자기의 정신은 내다버리고 저 진흙 소상만 모방하누나. --- p.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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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노인 통해 저승에 하소연해
내세에는 우리 부부 바꾸어 태어나리 나는 죽고 그대만이 천리 밖에 살아남아 그대에게 이 슬픔을 알게 하리 머나먼 타향 유배지에 갇힌 몸인 김정희는 아내의 부음 소식을 듣고도 갈 수 없는 신세였다. 게다가 살면서 잘해주지 못한 일들이 떠오르자 위와 같은 시를 지은 것이다. 그 내용은 중매의 신인 월하노인에게 하소연해 다시금 죽은 아내와 부부의 연을 맺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어서 가슴에 사무치는 제문을 지었다. (중략) 옛말에 "고생이 다하면 즐거움이 되고,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온다"고 했다. 가버린 그대 다시 만날 수 없으니, 사무치는 한을 주체할 수 없으리라. 그래서 시인 윤동주는 <팔복>이라는 시에서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요"라고 썼는지도 모른다. --- p. 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