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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문
제1장 천제 제2장 싹트는 연정 제3장 음모 제4장 순풍과 역풍 제5장 동맹제 제6장 선점 외교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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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곤은 왕제 무야말로 제왕의 기질을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서 주군으로 모시기로 작정한 다음부터 그는 늘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무는 전쟁의 신이라고 할 만큼 뛰어난 무술과 기발한 전략을 구사하는 불세출의 명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고구려를 사랑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한 나라의 군주가 될 면모를 갖추었으나 시절을 잘못 타고난 것이 그에게 불운을 가져다주었다. 만약 연나라 모용황이 쳐들어왔을 때 무가 대왕의 자리에 있었다면 그처럼 굴욕적인 참패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연나라 대군이 고구려 군의 역습에 쫓겨 달아나기에 바빴을 것이라고 하대곤은 생각했다.
--- p.24 “시간이 말해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대의 흐름은 물과 같습니다.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것은 반드시 한 번은 높게 한 번은 낮게 물굽이를 이루는 연속 작용의 결과입니다. 아무리 강성한 국가도 흥망성쇠의 이치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 지금 연나라는 강합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국력이 약화될 때가 있습니다. 내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그 시기를 기다렸다가 나는 우리 고구려 유민들을 데리고 국경을 넘을 것입니다.”모용황은 똑바로 왕제 무를 직시한 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바로 목울대로 호통의 소리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인데, 억지로 입을 앙다물어 참고 있는 것 같았다. --- p.31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힘을 길러야 한다. 대왕 사유는 이미 늙었고, 사후에는 태자 구부가 왕위를 잇겠지. 구부에게는 아들이 없다. 현재로서는 태자비가 아닌 다른 여인을 취한다 해도 아들을 낳기 힘들어. 태 자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거든. 그렇다면 구부 다음에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인물은 왕자이련 밖에 없다. 내 생각에 이련은 왕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 대왕 사유처럼 유약한 성격을 꼭 빼닮았어. 지금 고구려는 서쪽으로는 연나라 다음으로 일어선 전진의 부견이 있고, 남쪽으로는 발해에서 황해에 이르는 해상권까지 장악한 백제가 버티고 있다.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진 자가 왕위에 오른다면 고구려의 미래는 장담할 수가 없어. 미천 대왕 때처럼 강력한 왕권이 들어서야만 우리 고구려에 희망이 보인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너는 알겠지?” --- p.97 내 몸을 방어하지 않고 내 군사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용맹스럽다 하더라도 훌륭한 장수라 할 수 없다. 칼을 피하는 법은 내 몸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힘을 빼게 하는 데 요지가 있다. 그런 연후에 상대가 지쳐 공격에 허를 보일 때 단칼에 제압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칼을 쓰는 비결이지. 또한 후퇴하는 법은 적을 교란시키려는 목적도 있지만, 우선 자기 부하들 목숨을 상하지 않게 하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이 강할 때는 후퇴하는 것이 당연하다. 설사 적이 약해 보이더라도 짐짓 후퇴를 가장하여 상대로 하여금 자만심을 키워 공격하도록 한 후, 적절한 기회에 기습적으로 쳐서 이기는 방법도 있다. 칼을 피하고 후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겠느냐? --- pp.172-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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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의 고구려를 만나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다!”
“광개토태왕과 같은, 이 시대의 영웅을 기다린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과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그리하여 책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심정 또한 남달랐습니다.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와 교역, 당대의 문화까지도 함축적으로 직조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고난에 찬 위기의 순간을 황홀한 기회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 고구려인들의 놀라운 지혜와 불굴의 투지를 통해,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앞길을 밝히는 빛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하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열 권을 덮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우리를 얼마나 과소평가했는지 새삼 깨달으며, 태왕 담덕과 같은 영웅이 이 시대에도 탄생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작가의 말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고,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당당하게 보여주는 나라” 내 몸속에는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찌 되었든 광개토태왕 담덕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가 한 덩어리로 집적된 암호 체계의 유전자로 전해져오고 있을 것이다. 역사의 바다에 상상력이란 낚싯줄을 드리워 펄떡펄떡 뛰는 싱싱한 물고기를 낚듯이, 몸속에 저장된 역사적인 암호를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 바로 소설 쓰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내가 DNA 유전자의 기억을 더듬어 16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담덕이 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역사소설은 단지 과거 역사를 이야기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다시 그 저력으로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희망을 심어주는 데 진정한 역사소설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장차 남북이 통일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면서 당당하게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