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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시각은 알 수 없어도 그 날 오후가 되어서야 나는 얼굴을 쳐들고 사방을 살펴보았다. 기울어져 가는 석양빛이 벽에 비쳐든 것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하고 마음속으로 물어 보았다. 그러나 '곧 손필드를 떠나라.'는 대답은 너무나도 성급하고 두려운 것이었으므로 나는 귀를 막아 버렸다. 그런 말을 듣는 것은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견뎌 낼 수 없는 일이라고 나는 말했다.
'에드워드 로체스터의 신부가 되지 못한 것은 내 슬픔 가운데서도 가장 작은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꿈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공허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것은 견딜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는 공포다. 그러나 지금 당장에 완전히 그와 작별한다는 것은 견딜 수 없다. 나로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 때 내 마음의 소리는 내가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나는 그걸 견딜 수 있으리라고 예언했다. --- p.358 |